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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노벨상] 외신들, 한강 수상은 “놀라운 일”…"K컬처 국제적 위상 반영"


입력 2024.10.11 06:18 수정 2024.10.11 06:40        김상도 기자 (sara0873@dailian.co.kr)

작가 한강이 지난해 11월 14일 서울 양천구 목동 한국방송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스웨덴 한림원이 10일(현지시간)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우리나라 소설가 한강(53)을 선정하자 세계 주요 외신들은 관련 소식을 비중있게 다루며 속보로 긴급히 타전했다. ‘중국의 카프카’로 불리는 소설가 찬쉐(71)가 유력한 수상자로 거론된 터라 “놀랍다”는 반응이 터져 나왔다.


AP통신은 이날 한강이 한국 작가로는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며 한국 사람이 노벨상을 받은 것은 2000년 김대중 전 대통령이 평화상을 받은 이후로 두 번째라고 소개했다.


특히 한강의 노벨 문학상 수상은 "점점 커지고 있는 한국 문화의 세계적 영향력을 반영해준다"며 앞서 봉준호 감독이 영화 '기생충'으로 오스카상을 받았고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도 성공을 거뒀으며 그룹 방탄소년단(BTS)과 블랙핑크 등 K팝 그룹도 세계적 명성을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한강의 이력을 자세히 소개하며 “노벨문학상은 중국의 작가인 찬쉐가 유력한 후보였는데 한강이 수상한 것은 놀라운 일”이라고 했다. 거론되던 후보군에 한 작가의 이름이 거의 언급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일본 아사히신문 역시 한강의 이력을 자세히 소개하며 “한국인이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건 처음”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아사히는 “스웨덴 한림원은 ‘그녀의 강하고도 시적인 산문은 과거의 트라우마를 마주하며 인간의 생명의 연약함을 부각시켰다’는 점을 선정 이유로 들었다”고 전하며 “깊은 의미가 있는 수상”이라고 전했다.


특히 영국 인디펜던트는 수상 소식에 더해 한 작가와 지난해 5월 진행했던 인터뷰 기사를 링크했다. 그러면서 당시 한 작가가 “언어는 내가 정말로 익히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던 양날의 검과 같았다”고 말했던 대목을 인용했다. 당시 기사에서 인디펜던트는 한 작가를 두고 “그에게 글쓰기는 일종의 순수한 충동이다” “그에게 ‘폭력의 편재성(omnipresence)’이란 어린 시절부터의 고민거리였다”고 평가했다.


비서구·여성 수상자인 점 등에 주목했다. 미국 공영 라디오 방송 NPR은 “한강이 어니스트 헤밍웨이, 윌리엄 포크너, 토니 모리슨,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반열에 합류했다”고 평했다. NPR은 2000년에서 2023년 사이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비백인 작가는 7명뿐이었다고 전했다.


역대 수상자 중 여성은 17명에 불과하다. 미 CNN방송은 한강이 2019년 소설 ‘에우로파(Europe)’에서 “당신이 원하는 대로 살 수 있다면, 인생에서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졌다며 “한강 소설은 주인공은 여성이 많은데, 작품은 종종 남성의 관점에서 서술된다”고 언급했다.


한강의 나이도 주목받았다. 영국 가디언은 “수상자 발표를 앞두고 한강 작가는 상을 받기에는 너무 어리다는 의견이 일반적이었다”며 “하지만 러디어드 키플링(정글북 작가·최연소 수상자)은 1907년 41세 나이로 수상했다”며 세간의 평가가 근거 없음을 지적했다.


노벨문학상 121번째 수상자가 된 한강보다 젊은 나이에 상을 수상한 작가는 영국 시인이자 소설가인 키플링 외에 아일랜드 소설가 할도르 락스네스(1955년 수상), 스페인 시인 비센테 알레이산드레(1977년 수상) 정도다.

김상도 기자 (sara0873@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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