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폴트(채무불이행) 선언으로 극심한 경제난을 겪고 있는 스리랑카 총선에서 지난 9월 선출된 아누라 디사나야케 대통령 소속 연합 정당인 국가인민동맹(NPP)이 압승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스리랑카 선거관리위원회는 전날 치러진 총선 개표 결과 여당인 국가인민동맹이 159석을 얻어 전체 의석(225석)의 3분의 2 이상을 차지했다고 15일(현지시간) 밝혔다. 국가인민동맹은 디사나야케 대통령이 속한 좌파 성향의 정당 인민해방전선(JVP)을 포함해 20여 개 군소정당의 정치연합 세력이다.
지난 대선에서 디사나야케 대통령과 경쟁했던 사지트 프레마다사가 이끄는 중도 성향의 국민의힘연합(SJB)은 40석을 얻는데 그쳤다. 스리랑카 의회는 모두 225석으로 이 중 196명은 22개 선거구에서 직접 선거를 통해 뽑고, 나머지 29석은 각 정당이 얻은 전국 단위 비례대표 득표율에 따라 배분된다.
디사나야케 대통령은 투표 직후 “우리는 이번 선거를 스리랑카의 중요한 전환점으로 보고 있다”며 “우리는 강력한 의회를 구성할 수 있는 권한을 기대하고 있으며, 국민이 우리에게 이 권한을 부여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인구 2300만명의 스리랑카는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과 각종 경제정책 실패로 2022년 디폴트를 선언했다. 이후 엄청난 물가상승과 생필품 부족사태에 시달리면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일어나자 고타바야 라자팍사 당시 대통령은 해외로 달아난 뒤 하야했다. 이번 압승으로 디사나야케 대통령이 다른 정당에 의존하지 않고도 공약으로 내세운 개혁을 시행할 수 있게 됐다고 AP는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