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플레이오프서 홀로 2승 쓸어 담으며 시리즈 승리 견인
LG 어린이 팬으로 2002년 한국시리즈 패배의 아픈 기억
LG 토종 선발 최후 보루, 22년 만에 설욕 다짐
프로야구 LG트윈스가 kt위즈의 가을야구 마법을 잠재우고 준플레이오프(준PO)를 통과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선수는 바로 선발 투수 임찬규다.
임찬규는 1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kt와 준플레이오프(준PO) 5차전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3피안타 2볼넷 4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를 펼치며 팀의 4-1 승리를 견인하고 승리투수가 됐다.
지난 5일에 열린 kt와 준PO 2차전에 선발 등판해 5.1이닝을 7피안타 무사사구 4탈삼진 2실점(1자책점)으로 틀어막으며 승리투수가 된 임찬규는 준PO에서만 홀로 2승을 쓸어 담으며 토종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준PO 1차전에서 패했던 LG는 데뷔 이래 처음으로 포스트시즌에서 5이닝 이상 투구한 임찬규의 역투에 힘입어 2차전을 승리로 장식하며 승부의 균형을 맞췄다. 또 패하면 탈락인 준PO 5차전서 다시 한 번 임찬규의 눈부신 호투로 큰 위기에서 벗어났다.
준PO 두 경기에서 2승, 평균자책점 1.59의 성적을 거둔 임찬규는 시리즈 최우수선수(MVP)로 뽑혀 기쁨을 두 배로 만끽했다.
LG의 플레이오프 진출을 견인한 임찬규는 이제 가을야구서 삼성 라이온즈를 상대한다.
LG와 삼성이 가을야구 무대서 격돌하는 것은 2002년 이후 무려 22년 만인데 임찬규에게는 반드시 이겨야 되는 이유가 있다.
그는 초등학생이었던 2002년 LG가 한국시리즈 우승에 실패하자 등교를 거부했던 어린이회원 출신 ‘엘린이(LG 팬 어린이)’다.
당시 LG는 삼성을 만나 시리즈 전적 2승 4패로 아쉽게 우승 문턱에서 좌절한 바 있다. 당시 LG의 준우승이 슬펐던 어린이 팬은 이제 당당한 팀의 토종에이스로 자리 잡으며 복수를 벼르고 있다.
준PO서 믿기 어려운 활약을 펼치며 자신감을 얻은 임찬규는 PO에서도 LG 선발진의 최후 보루가 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삼성 상대로는 올 시즌 2경기에 나와 승리 없이 1패, 평균자책점 4.22를 기록하며 다소 부진했다.
하지만 임찬규는 “2002년 LG 어린이 팬으로 LG와 삼성의 한국시리즈를 본 기억이 난다”며 “그때의 패배를 설욕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