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년 역사를 자랑하는 충북 청주의 한 유명 사찰이 정부 예산을 받아 건축한 템플스테이 공간에 스크린골프장을 설치했다가 논란이 되자 시설을 철거했다.
16일 JTBC에 따르면 120년 역사를 지닌 충북 청주 용화사는 3년 전 문화체육관광부 예산 등을 받아 템플스테이 수련관을 건축했다. 용화사는 이곳 지하에 스크린골프장을 설치했다.
용화사 한 스님은 "저녁이 되면 참석자들이 할 게 없다. 참석자들을 위한 플랜B 이런 게 필요하다"며 스크린골프장이 템플스테이 참가자를 위한 공간이라고 주장했다.
실상은 스님의 주장과 상반됐다. 실제 스님들도 골프채를 잡았으며, 템플스테이 참가자들도 이러한 광경을 목격했다. 한 템플스테이 참가자는 스님들이 스크린골프를 하는 모습이 적절하지 못하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용화사 템플스테이 담당 스님은 "작년, 재작년인가 한창 (골프에) 빠져서 제대로 한 번 해봐야겠다면서 연습도 좀 하고, 기도 스님들도 가끔 저녁에 식사하고 내려가서 심심풀이로..."라고 둘러댔다.
문체부는 지난달 템플스테이 목적에 맞지 않는다면서 스크린골프장 철거를 지시했다. 용화사 측은 언론 취재가 시작된 후에야 뒤늦게 철거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철거 작업을 목격한 한 템플스테이 참가자는 "(스님이)'용도에 맞지 않는 시설을 사용하고 있음에 내일 취재를 하러 올 것 같다'고 했다"며 "저녁 8시 넘도록 계속 철거 작업이 진행됐다"고 말했다.
문체부는 용화사를 포함해 전국 150개 사찰에 250억원의 지원금을 나눠주고 템플스테이 운영을 감독하는 권한을 갖고 있다. 문체부는 "다른 사찰에도 비슷한 사례가 없는지 확인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