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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오른 윤한면담…기대 크면서도 다들 걱정 한가득, 왜?


입력 2024.10.21 16:04 수정 2024.10.21 17:45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21일 오후 4시 54분부터 면담 시작

여권 인사들, '잘됐으면 좋겠다'는

주관적 기대와 객관적 예측 엇갈려

'절충적 결론이라도 났으면…' 전망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11일 한·아세안 정상회의 일정을 마치고 귀국하는 윤석열 대통령을 환영하려 성남 서울공항에 나아가 윤 대통령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간의 '윤한면담'이 21일 오후 4시 54분부터 용산 대통령실에서 시작됐다. 여권의 모든 눈과 귀가 '윤한면담'에 쏠려 있는 가운데, 다들 '잘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면서도 실제로 잘될지에 대해서는 흐린 눈빛을 보이는 모습이다.


이번 면담을 바라보는 여권 내부의 관심과 기대는 매우 크다. 짧게는 최근 김대남 전 대통령실 선임행정관의 녹취록에서 폭로됐듯이 지난 7·23 전당대회에서 한동훈 대표가 선출되는 과정을 전후한 때로부터 3개월, 길게는 윤석열 대통령이 한 대표에게 지난 총선 지휘봉을 맡겼다가 돌연 비상대책위원장을 사퇴하라는 요구를 전달했을 때부터 보면 올 한 해 내내 '윤한 갈등'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는 '건전한 긴장 관계'라고 수식하기에도 지겹고 계면쩍어진 '윤한갈등'의 장기화에, 이번 면담을 계기로 이같은 갈등에 종지부가 찍어졌으면 하는 바람이 여권 전반에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


조배숙 "이전엔 언론을 통해 윤한이 소통
면담 계기 각종 현안 건설적 논의 했으면"
박용찬 "결속으로 쇄신하란 요구 따라야
윤한이 겸허하게 경청하고 다짐해야"


조배숙 국민의힘 의원 ⓒ뉴시스

5선 중진 조배숙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YTN라디오 '뉴스파이팅'에 출연해 "한동훈 대표가 '3대 요구 사안(김건희 여사 대외활동 중단, 여사 라인 인적 쇄신, 의혹 관련 대국민 설명)'을 먼저 대외적으로 건의하지 않았느냐"며 "이것은 한 대표가 전반적으로 중지를 모아서 건의한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면담 이전에는 자꾸 소통이 안돼서 언론을 통해서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대표가) 대외적으로 (소통을) 했다고 본다"며 "이번 (면담)을 계기로 해서 앞으로는 그러지 말고 계속 이렇게 면담이 됐든 독대가 됐든 김건희 여사 관련 이슈 말고도 각종 현안에 대해서 건설적인 논의가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박용찬 서울 영등포을 당협위원장은 같은날 페이스북에서 "지금은 결속과 쇄신이라는 두 길목에서 고심을 거듭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도 "그러나 결속과 쇄신이 결코 대립하는 명제는 아니다. 결속 없는 쇄신은 실현불가능한 일이며, 쇄신 없는 결속은 명분 없는 무의미한 일"이라고 규정했다.


아울러 "결속의 힘으로 쇄신하라는 국민적 요구에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대표가 겸허히 따라야 한다"며 "오늘 회동에서 윤 대통령은 한 대표의 쇄신 의지를 열린 마음으로 진지하게 경청해야 하며, 한 대표 역시 윤석열정부와 함께 가겠다는 결속의 의지를 다짐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김근식 "식사 안한다는 것은 불편하단 것
극적인 수용은 없겠지만 결렬도 아닐 것"
김용태 "제2부속실 설치 정도의 의견만
내놓는다? 당연히 국민들은 실망할 것"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 ⓒ데일리안

여권에 넘실대는 기대와 절박함에도 불구하고 '화끈한 통큰 봉합'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는 시선은 드물다. 그렇게 쉽게 될 것이었으면 이 지경까지 올 것까지도 없이 진작 봉합하고 화합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나마 낙관적으로 보는 인사들 중에서도 '절충적인 결론'이 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대부분이다. 김건희 여사 관련 요구에 이미 결론난 '제2부속실' 등으로 퉁친다든지 하는 식이다.


김근식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은 CBS라디오 '뉴스쇼'에서 이날 윤 대통령이 한 대표와의 오후 4시 30분 면담에 앞서 '저녁 약속은 따로 있다'고 미리 밝힌 데 대해 "오찬을 겸하든지 만찬을 겸하든지 하는 게 자연스러운 것인데, 일단 불편하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보여준 것 아니겠느냐"라며 "검찰 선후배로 20년 이상 가까이 지냈던 관계인데, 식사하면서 편한 분위기에서 하는 게 좋았을 것"이라고 일단 '노란불'을 켰다.


이어 "한동훈 대표가 바라는 수준의 대통령의 극적인 수용은 없을 것이고, 다만 그렇다고 완전히 깨지면서 결렬의 모양새로 가는 것도 아닐 것"이라며 "적절한 타협과 절충을 해서 제2부속실 설치와 특별감찰관을 수용한다는 이야기 정도는 할 수 있겠다"고 내다봤다.


다만 이러한 절충적인 결론으로는 불가피하게 국민의 실망을 불러올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제2부속실 설치는 이미 하기로 돼있던 것이고 언론 보도도 수 차례에 걸쳐 이뤄진 바 있어 이날 윤한면담의 결론으로는 전혀 새롭지 않다. 국민이 쇄신이라 느낄 정도의 깜짝 놀랄만한 내용이 나와야 하는데, '3대 요구 전면 수용' 정도가 아니고서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 '정치쇼'에 출연해 "여기서 용산 대통령실이 어떤 결정을 하느냐에 따라서 하반기에 추진하려고 하는 개혁과제들이 동력을 받느냐 안 받느냐의 연장선상에 있다"며 "대통령실에서 오늘 면담에서 가령 제2부속실 설치 정도의 의견만 내놓는다면 당연히 국민들께서 실망하실 것"이라고 바라봤다.


아울러 "대통령께서도 (한 대표의 3대 요구 조건을) 못 받으실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대부분의 국민들께서는 최소한의 요구라고 공통적으로 생각하실 것"이라며 "대통령과 우리 정권이 정말 국민들께 다시 지지를 받았으면 하는 마음에서의 최소한의 것들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재원 "솔직히 전망 그다지 밝지 못하다
'내가 잘되기 위해 죽어달라'는 어렵다"
김영우 "대통령실 소극 반응시 위험한 길
특검법 동요하는 여당 의원 늘어날 수도"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절충적인 결론' 정도도 기대하기 어렵고, 좀 더 직접적으로 '윤한면담'의 전망이 밝지 않다고 회의론을 제기하는 견해도 적지 않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 간의 갈등이 장기화되면서, 서로 간의 신뢰가 상실됐다는 게 그 이유다. 말그대로 무신불립(無信不立)인 것이다.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이날 KBS라디오 '전격시사'에서 "이번 면담이 제대로 결말을 맺지 못하면 국민들에게 더 큰 실망을 안겨줄 것"이라면서도 "중차대한 이 상황에서 대통령과 당대표의 면담이 성과를 잘냈으면 하는 바람인데, 전망은 그다지 밝지 못하다고 솔직하게 말씀드려야겠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양쪽 다 조금씩 자기 주장을 접고 보수 진영 전체의 공멸을 막아낼 결과를 만들어야 하는데, 그러려면 서로 '상대방이 나를 정말 걱정해서 이런 말을 한다' '저 이야기는 결국 우리가 다 잘되자는 의미다'라는 전제가 있어야 한다"면서도 "거꾸로 '내가 잘되기 위해서 당신은 좀 죽어달라' 이런 류의 요구라면, 그것은 성사가 잘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서로 간의 불신과 신경전, 기싸움만 넘실거리는 가운데에서 실제로 쌍방 요구와 발언의 의도를 의심하는 가운데 '빈손'으로 '윤한면담'이 끝난다면 어떻게 될까. 대통령과 집권여당 대표 사이의 면담이 '빈손'으로 끝나는 것은 가지 않았던 '위험한 길'이라는 관측이다.


당장 원내에 충격파가 미치게 된다. 지난 본회의 표결에서 이탈표가 4표였던 '김건희 여사 특검법'이 윤 대통령의 재의요구권 행사에도 불구하고 늘어난 이탈표에 의해 가결되는 사태도 배제할 수 없다. 이 경우 당정 관계는 파국을 맞이하게 되고, 정국은 격랑 속으로 휩쓸리게 될 우려가 크다.


김영우 국민의힘 전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 '전격시사'에서 "3가지 요구사항을 한동훈 대표가 미리 얘기했는데, 이 사안에 대해서 '진지하게 검토해보겠다'는 정도로는 굉장히 약하다"며 "3가지 요구 사항에 대해 별로 적극적인 반응이 없게 되면, 이게 이제는 위험한 길로 가지 않겠나 싶다"고 염려했다.


나아가 "변화를 요구하는 한동훈 대표에 대해서 대통령실이 완강하게 거부 의사를 밝힌다든지, 너무나 소극적으로 반응을 하면 굉장한 후폭풍이 있지 않겠느냐"라며 "민주당이 객관적으로 볼 때 말도 안되는 특검법을 세 번째 발의했다고 하지만, 이것에 대해서 동요하는 국민의힘 의원들의 숫자가 늘어날 수도 있다"고 우려 섞인 전망을 했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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