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 3분기 MLCC·카메라모듈·반도체 기판 모두 견조
애플 비중 높은 LG이노텍, 아이폰 신제품에 호조…1조 클럽 재입성은 어려울 듯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의 올해 3분기 가동률이 나란히 증가했다. AI(인공지능), 전장, 서버 시장의 가파른 성장으로 고부가·고성능 제품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다.
다만 막판 뒷심 부족으로 양사 모두 영업이익 '1조 클럽' 입성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두 번 접는 폴더블폰 등 다양한 폼팩터(형태)의 스마트폰이 내년 쏟아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양사 실적은 올해 보다는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5일 삼성전기 2024년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의 3분기 전 사업부 가동률은 전년 동기와 견줘 일제히 증가했다.
삼성전기 사업부는 MLCC(적층세라믹콘덴서) 등을 생산하는 컴포넌트 사업부를 비롯해 카메라 모듈을을 만드는 광학통신솔루션 사업부, 반도체 패키지 기판 등을 제조하는 패키지솔루션 사업부 등 크게 3곳으로 나뉜다.
컴포넌트 사업부 매출 비중이 올 3분기(1~9월) 기준 43.33%로 가장 많고, 뒤이어 광학통신솔루션(37.63%), 패키지솔루션(19.04%) 순이다.
3분기 컴포넌트 사업부 가동률은 13%p 증가한 83%를 나타냈다. 컴포넌트 사업부에서는 MLCC, 인덕터, 칩 레지스터 등을 만든다. MLCC는 전기를 보관했다가 일정량씩 내보내는 부품으로, 모든 전자제품에 적용되기 때문에 '전자산업의 쌀'이라고도 불린다.
회사측은 컴포넌트 부문에 대해 "산업용 MLCC는 IT 서버 시장 성장에 힘입어 지속성장했으며 전장용도 ADAS(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 인포테인먼트 확산 추세로 성장세가 지속됐다"고 말했다.
카메라모듈, 통신모듈 등을 담당하는 광학통신솔루션 사업부의 가동률도 이 기간 73%를 기록, 전년 동기와 견줘 5%p 늘었다. 갤럭시 폴더블 신제품 및 중국 스마트폰 소비가 예상 보다 부진했으나 완성차 판매 개선으로 전장용 관련 수요가 상대적으로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반도체 패키지판을 만드는 패키지솔루션 사업부의 경우, 전년 3분기(57%) 보다 11%p 늘어난 3분기 68%의 가동률을 기록했다. ARM CPU용 BGA 공급이 늘었고 AI/서버용 및 전장용 FCBGA 등 고부가 패키지기판 판매가 늘었다.
이 기간 MLCC 점유율은 1년 전 보다 1%p 개선된 23%를 나타냈다. BGA는 전년 동기와 동일한 17%였으며 카메라모듈은 2%p 적은 9%에 머물렀다.
LG이노텍 역시 광학솔루션사업부, 기판소재사업부, 전장부품사업부 등 전 사업부 평균가동률이 증가했다.
LG이노텍은 카메라모듈을 만드는 광학솔루션, 반도체 기판을 제조하는 기판소재, 모터/센서 등을 생산하는 전장부품 등 총 3개 사업부 체제를 갖추고 있다. 매출 비중은 3분기 기준 광학솔루션사업(82.6%)이 절대적이다.
먼저 3분기 광학솔루션사업부 가동률은 67.7%로 전년 동기(37.5%)와 견줘 24.2%p 급증했다. 애플의 아이폰 판매가 본격화된 영향이다.
회사측은 "고객사 신모델 출시에 따른 모바일용 고부가 카메라 모듈 양산이 본격화했고, 차량용 카메라 모듈 공급도 늘었다"고 설명했다.
전장부품 부문에서 모터/센서와 차량통신 가동률은 각각 62.4%, 79.8%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0.9%p, 2.7% 늘었다.
기판소재사업부 내 가동률은 반도체 기판 72.2%, 테이프 서브스트레이트(Tape Substrate) 69.5%로 전년 보다 각각 10.9%p, 4.8%p 증가했다.
반도체 기판은 모바일 수요에 힘입어 RF-SiP(Radio Frequency-System in Package) 등 스마트폰용 반도체 기판 공급이 늘었다. 이에 따라 3분기 점유율도 18.0%를 기록, 전년 평균 17.8%를 소폭 상회했다.
다만 포토마스크(Photomask)는 전년 동기와 견줘 7.3%p 줄어든 79.5%를 나타냈다. 디스플레이 패널 핵심 부품인 포토마스크는 미세회로가 새겨진 차단막으로 TV, 스마트폰 등 디스플레이 패널에 빛을 쪼여 회로를 새기는데 쓰인다. 점유율도 3분기 19.4%를 기록, 전년 20.5%와 견줘 1.1%p 축소됐다.
이에 대해 회사측은 디스플레이용 제품군은 TV 등 전방 산업의 수요 부진으로 약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실제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올해 글로벌 스마트폰 연간 출하량이 12억800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3.2%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당초 예상치 보다 낮은 수준으로, 교체 수요를 자극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갤럭시·아이폰 효과에도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의 연간 '1조 클럽' 달성은 어려울 전망이다. 삼성전기는 연말 계절성에 따른 부품 수요 저조로 뒷심을 발휘하기가 어렵고, LG이노텍도 두드러진 '상저하고'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삼성전기는 4분기 MLCC, 카메라모듈 등에 대해 미국 블랙프라이데이, 중국 광군절 등 계절적 특수요인에도 소비 심리 회복 지연과 연말 부품 재고 조정 등으로 3분기 보다는 수요가 떨어질 것으로 봤다. 이 회사에 대한 증권사의 올해 영업이익 평균 추정치는 전년 보다 21.9% 늘어난 7795억원이다. 2년 연속 1조원을 미달한다.
LG이노텍에 대해 신한금융투자는 "AI 기능 확대에 따른 수요 개선 구간으로 판단되나 환율 영향에 따른 실적 변동성과 4분기 수익성 개선으로 성장 증명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올해 연간 영업이익은 7830억원으로 전년 보다 5.8% 축소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