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보궐선거 앞두고 명태균이 오세훈 선거캠프 방문, 강철원 전 정무부시장과 대화 후 다툼
"여론조사의 방법, 내용과 격식이 현실적이지 않다고 지적…다시 만날 일 없을 거라 생각해서 잊어"
"명태균이 실시했다는 여론조사 보고서 누구에게 건넸는지 확실히 밝혀야…추측성 보도 책임 물을 것"
오세훈 서울시장이 정치브로커 명태균씨가 지난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당시 오 후보 선거캠프에 개입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정면으로 부인했다. 오 시장은 "창원에서 활동하던 명씨가 중앙정치 진출을 노리고 있었는데 당시 선거캠프에서 거절당한 이후 나에게 앙심을 품었을 것으로 짐작된다"며 "이제 와서 폭로니 뭐니 하는 것은 자기 뜻대로 안됐기 때문에 악담하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오 시장은 26일 오전 서울시청에서 소상공인 지원 프로젝트 발표 기자설명회를 마친 직후 "많은 언론에서 저와 명태균씨에 대한 내용을 쏟아내고 있는데, 피하지 않고 이 자리에서 충분히 답변드리고자 한다"고 밝혔다.
'명씨 의혹 관련해서 두 가지가 가장 궁금하다. 일단 명씨 측에서 시행했다는 13번의 여론조사를 보고받은적이 있는지, 강혜경 측에 시장 지인이라는 김씨가 3300만원을 보냈다는데 그걸 인지했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오 시장은 "아마 그 두 가지가 이번 사태와 관련해 가장 핵심적인 내용일 것"이라고 답했다.
오 시장은 "명씨와 강씨가 나에 대해 적대적이라는 것은 여기 계신 기자분들도 느끼고 있었을 것이다. 명씨는 2021년 1월 중하순쯤 저를 찾아왔는데, 그때 두 번까지 만난 건 기억난다"며 "두 번째 만났을때 강철원(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에게 이 사람들 얘기를 듣고 판단해봐라 하면서 넘긴 게 전부"라고 설명했다.
이어 "강 전 정무부시장이 명씨와 처음 만났을 때도 의견이 맞지 않아서 헤어졌다고 하고, 두 번째 만남에서도 여론조사 방법에 대해서도 형식과 격식이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더니 욕설에 가까운 말까지 나오면서 갈등, 싸움이 일어났다"며 "그렇게 얼굴을 붉히고 헤어졌고 다시 만날 일이 없을 거라 생각해서 잊어버렸다. 그 이후로 명태균을 만난 적, 신경 쓴 적 없다"고 밝혔다.
오 시장의 후원자로 알려진 김모씨가 명씨에게 3300만원을 건넸다는 것을 인지했냐는 것과 관련해서는 "그 김 사장이 명씨에게 3300만원을 줬다거나 그 이상의 액수를 줬다는 것은 나로서는 관심도 없고, 알 수가 없는 것"이라며 "명씨와 인연이 끝났는데 관심을 가질 이유가 없다. 선거캠프에서 신경쓸 일이 얼마나 많은데 그런 걸 신경쓰겠는가"라고 일축했다.
이어 "명씨가 13번의 미공개 여론조사를 했다는 것을 보고 내가 가진 의문은 진짜로 이걸 했는가, 했다면 왜 했는가, 돈이 들었을텐데 왜 했나라는 의문을 가질 정도로 지금 상황이 이해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명씨가 실시했다는 여론조사의 실체에 대해서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과연 그 미공개 여론조사가 우리 선거캠프에 어떤 도움이 되겠는가라는 의문도 들었고. 나경원 의원과의 당내 경선, 안철수 의원과의 단일화 협상 및 경선은 이미 100% 일반 국민 대상 여론조사를 하기로 결론 난 것"이라며 "보궐선거 당시 그런 여론조사는 하루가 멀다하고 모든 매체와 여론조사기관에서 결과를 내보내고 있을 때다. 다 기억하지 않느냐. 근데 왜 명태균에게 돈을 줘가면서 부탁할 이유가 어디에 있나"라고 말했다.
오 시장은 명씨의 의도와 관련해 본인의 짐작을 전제로 "명씨는 아마 창원에서 활동하다가 서울에 진출하고 싶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 캠프에서 거절당했다. 강철원 정무부시장과 다투는 것을 캠프 모든 사람들이 목격했는데 이후에 어떻게 우리 캠프에 발을 들이겠냐"며 "그런 상황을 염두에 두고 판단해보면 명태균과 강혜경이 주장하는 건 정말 납득하기 어려운 논리적 전개다. 이제 와서 폭로니 뭐니 하는 것은 자기 뜻대로 안됐기 때문에 악담하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오 시장은 본인의 후원자로 알려진 김모씨와의 인연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김씨는 예전 무상급식 투표 이전부터 나를 후원했다고 하지만 그분 역시 여러 후원자들 중 하나일 뿐이었다. 그런데 무상급식 투표 전에 어떤 분이 사비를 들여서 무상급식을 반대한다는 현수막을 수백장을 붙인 것을 목격했다"며 "어떤 분인지 궁금하기도 해서 수소문 끝에 만난 것이 김씨"라고 밝혔다
이어 "수백에서 수천만원의 금액이 드는 현수막을 서울시내 전역에 붙이는 것이 깨어있는 사람이란 생각도 들고 감동스럽기도 해 김씨와 통화한 것으로 인연이 시작됐다"며 "김씨는 정치권을 기웃거리며 이득을 보려는 사람이 아니다. 명태균에게 돈을 지불한 것도 본인의 신념을 위해서 사재를 지출했을 뿐이다. 나의 의도와는 전혀 상관없다. 아마 김 사장 본인도 본인의 행동이 나를 곤란하게 했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 시장은 이번 사태에 대해 단호하게 대처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사태와 관련해 추측성보도, 과장, 음해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명씨의 변호인과 강혜경이 그 중심에 있다"며 "수사가 시작됐고 명씨도 구속됐으니 아마 한달 내에 모든 사실이 다 드러날 것이다. 다만 공개적으로 질문하고 싶은 것은 강혜경이 누구에게 자료를 넘겼는지 정확히 밝히라는 것"이라고 촉구했다.
이어 "명태균 역시도 변호인을 통해 의견을 밝힐 수 있을 것이다. 모든 걸 녹취하고 SNS자료 제출, 압수수색을 당했다고 말이 나오는데 13번 여론조사를 누구한테 줬는지 모르겠냐"며 "내가 오해받지 않기 위해 당당하게 요구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명씨의 말만을 그대로 전하는) 추측성 과장 음해성 보도는 검찰에서 사실관계가 확인된 뒤에 분명히 민형사상 책임을 묻도록 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여의도연구원에서 명씨에게 돈을 건넸다는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 오 시장은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디까지가 추정인지 난 아직 알지 못한다"며 "짐작을 전제로 답변드리자면 보궐선거를 치름에 있어서 당은 총력을 당해서 후보를 지원하는게 역할이다. 명태균의 비공개 여론조사가 비대위든 연구원이든 흘러들어가서 활용됐다면 이건 정말 통탄할 일"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당은 충분한 예산이 있고 조직이 있다. 그럼 공신력있는 여론조사기관에 의뢰해 조사하는 것이 비대위와 연구원이 할 일이지 명태균을 신뢰한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시민단체가 오 시장을 선거법 위반으로 고발한 것과 관련해 오 시장은 "시민단체가 나를 고발한 건에서는 수사로 밝히겠다는 말 외엔 달리 할 말이 있겠는가"라며 "그 시민단체에서는 내가 명씨와 관계가 있다고 믿고 싶겠지만 검찰 수사로 밝히면 될 일이다.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은 것에 대해 기사화하는 것은 자제해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