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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이 그 입으로 정치의 정도를 설파하다니!


입력 2024.11.27 07:07 수정 2024.11.27 10:41        데스크 (desk@dailian.co.kr)

부끄러움 모르는 12개 혐의 피고인

대통령병에 걸려도 단단히 걸렸다

판사의 양심 얼마나 믿을 만한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지방법원에서 열린 위증교사 혐의 사건에 대한 선고 공판에서 무죄를 선고 받은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5일 위증교사 1심에서 무죄선고를 받은 뒤 법원 앞에서 취재진을 만나 소회를 피력했다.


“창해일속(滄海一粟)이라고, 제가 겪는 어려움은 큰 바닷속에 좁쌀 한 개에 불과하지 않겠나. 우리 국민들이 겪는 어려움이나 고통에 비하면 제가 겪는 어려움은 미미하다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도 우리 국민들의 더 나은 삶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겠다.”

“기부유어천지(寄蜉蝣於天地) 묘창해지일속(渺滄海之一粟)”은 소동파(蘇東坡)의 적벽부(赤壁賦 前적벽부) 한 구절이다.


“천지에 기대어 사는 하루살이요, 망망한 푸른 바다의 좁쌀 한 톨이로다.”

부끄러움 모르는 12개 혐의 피고인

시인은 그렇게 자신과 자기 삶을 하루살이, 좁쌀 한 톨에 비유했다. 존재의 미미함을 가리킨 말이겠는데 이 대표는 고통의 하찮음으로 썼다. 어쩐지 부자연스러운 묘사로 느껴지지만 그건 이 대표의 박식과 내 과문(寡聞)이 부딪친 탓일 터이다. 그렇긴 하지만 인용이 좀 억지스럽다는 생각은 앙금처럼 남는다.


국민의 어려움과 고통을 그처럼 잘 알고 있다는 사람이 자신의 정치적 지위·위상·권력을 사법적 징벌 모면에 올인하고 있다는 것인가? 지난 19일 경기도지사 시절의 법인카드 유용 및 관용차 사용(私用) 혐의로 기소된 그것까지 합해 모두 8개 사건, 12개 혐의, 5개 재판받게 된 처지로도 부끄러움을 전혀 모르는 기색이다.


어떤 직업을 가진 사람이든 인격의 바탕에는 도덕성이 깔려 있어야 한다. 최소한으로라도 그것을 붙잡아 주는 것이 수오지심(羞惡之心)이다. 그러므로 부끄러움을 모르면 사람이 아니라고 했다. 2천 수백 년 전 사람 맹자(孟子)의 가르침은 너무 구닥다리라고 웃고 말 텐가? 그게 아니면 인간의 인간다움을 지켜주는 본성으로써 이보다 더 적절한 게 무엇일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이 대표가 친 형수에게 전화로 퍼부은 욕설은, 사람이라면 아무도 흉내 낼 수 없을 만큼 악랄한 것이었다. 선거운동 기간에 대중을 향해 ‘사과’의 뜻을 표한 것으로 무마될 일인가? 욕설을 들은 당사자에게 직접 사과했다는 말은 지금까지도 들리지 않는다.


여성 탤런트에게 저질렀다는 치사한 거짓과 가해 행위에 대해서도 부정만 했지 그걸 주장한 당사자에 대해서는 법적인 대응하지 않고 있다. 법적으로 반박할 수 없는 문제임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는 뜻이겠다. ‘고소왕’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던 사람이 법적 무대응이라니!


자신에게 석사학위를 수여했던 대학에 대해 ‘이름도 잘 모르는 대학’이라고 폄훼해놓고 페이스북에 올린 사과의 글에서는 누군가 ‘이름도 없는 대학’이라고 과장했다는 불만만 토로했다. 물론 석사논문의 표절에 대한 사과 같은 것도 없었다. 이게 그의 인격이다.


부부가 법인카드를 유용한 것으로 기소까지 됐으면서도 자신과 부인은 법인카드를 쓴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단지 아랫사람 관리를 잘못했다는 것이었다. 자기들 부부의 이익을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법인카드로 온갖 심부름을 다 했던 5급, 7급 공무원들에게 모든 책임을 떠넘기면서도 눈 하나 깜빡하지 않는 강심장을 그는 가졌다.

대통령병에 걸려도 단단히 걸렸다

자신과 부인, 그리고 ‘사모님 팀장’ 관련 사건들과 연루된 인사 4명(김만배 관련자까지 보태면 5명)이 수사를 받던 중 자살했지만 그 배경이 제대로 밝혀진 바 없다. 현대정치사적 혹은 사법사적 미스터리라 할 만도 한데 제대로 수사가 이뤄지고 있다는 소식은 여전히 들려오지 않는다.


물론 도덕률만으로 이 대표의 자격과 자질을 재단할 수는 없다. 그러나 기본을 갖추지 못한 사람이 너무 큰 모자를 쓰고, 너무 큰 권력을 행사하는 걸 당연한 일로 여길 수도 없다. 보통 사람들보다 훨씬 더 도덕관념이 부족해 보이는 이 대표는 그 많은 재판을 감당하면서도 자리를 양보하기는커녕 대통령 욕심을 더 키우고 있다. 대통령이 되면 사법적 족쇄들을 단번에 풀어버릴 수 있다는 계산 때문일 것이다. ‘그까짓 5년짜리 정권’ 운운했지만, 대통령 병에 걸려도 단단히 걸린 것 같기도 하다. 0.73%포인트 차로 윤석열 대통령을 압박했던 대선 결과가 그의 영혼을 흔들지 않았을까?


그가 무죄선고 법정을 나서며 역설했다,


“앞으로도 우리 국민들의 건강한 삶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이제 정치가 이렇게 서로 죽이고 밟는 것이 아니라 서로 공존하고 함께 가는 그런 정치면 좋겠다. 죽이는 정치보다 사람을 살리는 정치를 하자.”

국민과 정부·여당에 보내는 메시지였던 셈인데, 그간엔 장기 외유를 하다 온 사람 같은 말투다. 자신을 수사하는 검찰의 기를 꺾기 위해 온갖 위협 수단을 구사했던 사람이 누구더라? 민주당은 수사 검사들에 대해 줄줄이 탄핵소추를 하는가 하면 윤석열 대통령 부인에 대한 특검 압박을 거듭하고 국회 상임위 활동을 통해 정부 기능을 아예 박탈할 것 같이 윽박질러대고 있다. 이 당의 의원들을 지휘하는 사람이 달리 있다는 건가?


지난 25일 위증교사 1심 재판 무죄 선고를 받은 후 그가 취재진을 향해 내놓은 첫 일성이 “정의를 되찾아준 재판부에 감사드린다”라는 것이었다. 감개무량했으리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정의’ 운운한 것은 너무 나갔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다면 기소한 검찰은 ‘불의’를 획책한 무리였다는 뜻인가? 하긴 이 대표와 민주당은 입만 열면 검찰을 ‘불의의 집단’, ‘독재정권 하수인’, ‘개’로 매도해왔으니 새삼 놀랄 표현도 아니긴 하지만….

판사의 양심 얼마나 믿을 만한가?

이왕 이 대표에 대한 무죄 선고 이야기가 나왔으니 ‘재판에 대해 잘 모르는’ 일개 시민으로서 감상평 몇 줄 거들고자 한다.


“법관은 헌법과 법률에 의하여 그 양심에 따라 독립하여 심판한다.”


헌법 제103조의 규정이다. 형법은 금법(禁法)이다. 피고인이 그걸 어겼는지 아닌지는 헌법과 법률이 아니라 법관이 판단한다. 양심은 개인의 것이다. 규격화된 양심이나 강제된 양심은 이미 양심이 아니다. 보편적 양심이란 있을 수 없다. 법관마다 자신의 가치관과 신조를 지닌다. 그것이 양심을 구성하는 큰 요소가 된다. 법관은 그 바탕 위에서 피고인의 유무죄를 판단한다. 타인의 간섭은 배제된다. 헌법이 법관의 독립성을 보장하고 있다. 따라서 위 헌법 조문은 재판에 관한 한 법관이 절대권력을 가진다는 선언이다.


민주당 이 대표도 그 같은 법관의 절대권력 덕을 봤다고 여겨진다. 도대체 위증범은 있는데 교사범은 없다는 판결을 누가 납득할 수 있겠는가. ‘도움을 좀 받을 수 있을까 싶어서’ 전화했다거나 자기 변론서를 보면 부탁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 줄 알 것이라고 했다. “내가 주범인 걸로 해주면 고소를 취소해 주기로 합의했던 걸로 내가 그때 기억하거든요? 물론 증명은 안 됐지만”이라는 식으로 코치하는 말도 있었다.


증명이 안 된 말을 해달라는 게 위증교사 아니면 무엇일 수 있을까?


이 대표와 김진성 씨 사이의 통화내용을 들어보면 이처럼 위증을 교사하는 듯한 발언이 거듭 나온다. 그런데 그건 ‘방어권’의 정도를 벗어난 게 아니라는 게 재판부의 판단이었다. 어쨌든 김 씨는 위증죄로 벌금형을 선고받았고, 같은 재판에서 이 대표는 무죄가 됐다. 해당 재판부(김동현 부장판사)의 양심에 따라 독립해서 재판한 결과다. 가치관과 신조를 달리하는 법관이 재판을 담당했다면 판결이 달라졌을 개연성이 있다.


‘법관의 독립’은 보장되어야 하겠지만 ‘양심’의 ‘무오류 추정’에 대한 인식은 바뀌어야 한다. 헌법과 법률하에서 ‘재판 양심’의 보편성을 담보할 수 있는 수단이 강구될 필요가 있다. 말하자면 ‘판사 개인이 아니라 대한민국 사법부의 양심’이라고 할 수 있는 동질적 신념 체계가 확립돼야 하겠다는 뜻이다.


2심에 가면 1심처럼 난해한 판결이 나오지는 않으리라고 기대한다. 그래서 말인데 이 대표와 민주당은 너무 기세를 올리지 않는 게 좋을 것 같다.

글/ 이진곤 언론인·전 국민일보 주필

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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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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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르스 2024.11.27  11:27
    대한민국이 걱정된다    재명이 한마라 잡지못하여   입법부   행정부가  엉망이고
    사법부마져  좌파판사에   유린당하나    옆에있으면  퍽 퍽치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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