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 에이스 제임스 네일(31)의 ‘아트 피칭’은 내년에도 한국 무대서 감상할 수 있다.
KIA는 27일 “네일과 총액 180만 달러(계약금 40만 달러·연봉 120만 달러·옵션 20만 달러)에 재계약을 완료했다”고 알렸다.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를 앞두고 계약할 당시에는 계약금 20만 달러, 연봉 35만 달러, 옵션 15만 달러 포함 총액 70만 달러를 받았는데 보장 금액이 1년 사이 3배 가까이 뛰었다.
메이저리그(MLB) 복귀 가능성이 있는 네일을 반드시 잡겠다는 KIA 구단의 의지가 얼마나 강했는지 보장 금액에서도 묻어난다. KIA 심재학 단장은 한국시리즈 우승 후에도 “네일은 꼭 잡겠다. 최선을 다해 연내 계약을 해보겠다”고 말했는데 목표를 달성하며 약속도 지켰다.
빅리그 팀들과의 '머니 게임'에서는 이길 수 없는 구조상 KIA는 네일의 보장 금액 상향 등으로 자존심을 최대한 높여주고, 동료들과 팬들의 깊은 애정을 어필해 계약을 이끌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KIA 구단의 진심이 통한 모양새다.
네일은 지난 8월 24일 NC 다이노스전에서 타구에 얼굴을 맞아 턱관절이 골절되는 큰 부상을 당했지만, KIA 타이거즈 구단의 신속한 대응 아래 순조롭게 수술을 받았다. 네일은 입원 기간 TV 중계방송을 통해 지켜보며 응원했고, 팬들과도 경기결과를 놓고 공감했다.
불과 2주 뒤에는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시구자로 나서는 등 빠른 회복세를 보였다. 당시 KIA 동료들과 팬들이 보낸 응원의 강도와 깊이는 최근 보기 드물 정도였다. KIA 타이거즈의 빠른 대처로 수술을 잘 받고 퇴원한 네일은 성실하게 재활 프로그램을 소화했고, 연습경기에 등판해 동료들과 ‘한국시리즈 우승’을 향해 결의를 다졌다.
KIA 구단은 물론이고 KBO리그 관계자들도 “저렇게 던지는 투수를 잡기도 어렵지만, 저렇게 팀에 녹아들고 책임감을 가진 외국인선수는 정말 찾기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올해 KBO리그에 데뷔한 네일은 26경기 선발 등판(149.1이닝) 12승 5패 138탈삼진 평균자책점 2.53(1위)를 기록했다. 네일의 묵직한 직구와 절묘한 스위퍼 앞에서 타자들은 힘을 쓰지 못했다.
동료들의 뜨거운 응원 속에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포함됐고, 약속대로 한국시리즈에 등판했다. 1차전부터 등판한 네일은 2경기 10.2이닝 1승 13탈삼진 평균자책점 2.53의 성적으로 KIA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비단 성적뿐만 아니라 네일은 팀에 대한 남다른 충성심도 보여줬다. 그러나 프로 선수에게 야구는 비즈니스다. 네일은 MLB에서 중간 계투로만 등판했을 뿐, 선발 이력이 없다. 빅리그를 향한 꿈이 아직도 뜨거울 때다. 그런 상황에서도 KIA는 네일의 심금을 울리며 붙잡았다.
타이거즈 왕조 재건이라는 분명한 목표가 설정된 상황에서 네일의 잔류는 천군만마와도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