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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연준의 통화정책과 국내 카드사의 조달전략


입력 2024.12.02 06:06 수정 2024.12.02 06:06        데스크 (desk@dailian.co.kr)

美 올해까지 긴축완화 기조 유지 시사

내년 초 인플레이션 압력 증가 가능성

카드사 조달 수단 전략 다시 수립 필요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는달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를 거쳐 연방기금금리를 0.25%포인트 내렸다. 이로써 연준의 기준금리 수준은 4.50~4.75%로 낮아졌다.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조치는 트럼프 대통령 집권을 계기로 연준의 통화정책에 변화가 있을 것이란 기대감과 다른 결과이다.


최소한 트럼프 행정부 임기 시작 전까지는 연준의 긴축완화 기조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란 확신을 심어줬다. 긴축완화의 명분도 분명했다. 연준이 참고하는 근원 개인소비지출 지수 변화율은 2.7%를 기록하며 최근 3년여만에 가장 낮은 물가수준을 기록했다. 또한 비농업 분야 일자리 증가세가 둔화되는 등 고용시장 악화도 기준금리 인하에 힘을 실었다.


연준의 통화정책 방향을 엿볼 수 있는 점도표도 올해 기준금리 수준이 4.4%까지 낮아진 점으로 비춰볼 때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는 사실상 예견된 일이었다.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조치로 인해 국내 국고채 금리도 하락했다. 사실상 미 연준의 연방기금금리가 한국은행 기준금리를 대신해서 준거 금리로서 국내 시장금리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해부터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는 국내 금융시장 금리 수준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사실상 한은 통화정책이 먹통이 됐기 때문이다.


여하튼 이제 국내 시장금리 수준을 결정할 연준의 기준금리는 올해 안에 추가 인하될 수 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는 내년 초부터 연준의 통화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은 커질 전망이다.


비록 연준이 통화정책의 독립성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새로운 행정부의 보호무역 기조에 따른 고율 관세 조치는 수입 물가 인상으로 이어져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로써 연준의 금리 인하 횟수가 줄어드는 등 긴축완화 기조가 후퇴할 개연성이 있다.


이로써 내년 초에는 국내 시장금리의 인하를 기대하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로써 그동안 높은 채권발행금리로 인한 조달 비용 증가로 고전했었던 국내 카드사의 조달 여건이 다시금 나빠질 수 있다.


수신 기능이 없는 카드사의 경우 조달금리 변화는 자산운용 행태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만큼 핵심적인 경영 현안이다. 고금리 상황에서 조달 비용 증가는 위험이 큰 자산운용 전략을 펼치게 된다.


조달 비용 증가는 카드사의 카드론 공급을 늘리도록 해 대손비용, 대손충당금과 같은 위험관리비용 증가를 가져온다.


여전사는 향후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최근 단기채권 발행을 늘리는 조달계획을 구상했던 것으로 판단된다. 현재까지 금리 인하를 염두에 둔 카드사들의 채권 발행이 늘고 있다.


전업계 카드사의 10월 중 채권 발행액은 약 4조원으로 올해 8월에 비해 66.4%나 증가했다. 그런데 일부 카드사는 단기채권 위주의 채권 발행 전략을 취하고 있다. 장기채권 대비 단기채권 발행금리가 낮기에 향후 금리 인하를 염두에 두고, 금리 인하에 따른 차환 발행시 더욱더 낮은 조달 비용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 카드사의 현재 조달전략이다.


일부 카드사는 채권 현금흐름의 가중평균만기인 듀레이션을 1년 내외로 가져가는 채권 발행 전략을 견지하고 있다.


한편 자산유동화증권(ABS)도 내년 이후로 미루는 전략을 계획한 일부 카드사도 있다. ABS는 매출채권 등 보유자산을 담보로 발행하는 증권으로 신용보강의 효과로 인해 낮은 금리로 발행할 수 있다.


하지만 자산평가 및 신용보강을 위한 소요 비용이 큰 편이다. ABS 발행 규모가 작을수록 발행 대비 소요 비용 비중이 과도하게 높아져 발행에 따른 비용 효율성이 저하된다. 이로써 카드사는 잦은 증권발행보다는 특정 시점을 정해 대규모로 ABS 발행을 계획한다.


따라서 내년 금리가 낮아지지 않을 경우 ABS 발행을 계획했던 카드사의 조달계획에도 상당한 차질이 예상된다.


다시 말해 ABS 발행시 기대했던 금리 인하 효과가 뚜렷하지 않다면 카드사의 기대했던 조달 비용 절감 효과를 얻을 수 없다. 결론적으로 시장금리 변동에 따라 조달 비용이 결정되는 카드사의 자금조달 전략에도 상당한 수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미 연준의 향후 통화정책 기조는 국내 카드사의 조달 비용 수준과 전략을 결정할 주요 변수로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내년 트럼프 행정부 집권 이후 변화 가능성이 높은 미 통화정책의 향배에 대비한 조달전략 수립이 필요한 시점이다. 트럼프 대통령 집권 이전에 장기채권을 발행하는 조달계획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


글/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jyseo@smu.ac.kr / rmjiseo@hanmail.net)

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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