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덕여대, 총학생회장 등 반대 시위 학생들 21명 형사 고소…학생회 측도 법률적 대응 예고
법조계 "공동재물손괴 혐의, 충분히 인정될 것…손괴 행위자 특정 제대로 돼 있는 지가 관건"
"불법행위 주도 및 계획한 주동자에 더 큰 배상 책임…단순가담자도 공동불법행위 성립"
"피해액 막대해 학생들의 전액 배상 어려울 것…최대한 배상 받고 학교 자체 보험으로 손해 메울 듯"
동덕여대 사태가 피해 책임을 놓고도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법조계에선 주도적으로 불법 행위를 지시하고 계획한 주동자가 더 큰 책임을 지면서 단순가담자들까지, 일단 폭력에 가담한 학생들이 손해를 모두 변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다만, 피해액이 워낙 커서 학교 측이 실제 손해배상을 청구한다고 해도 학생들에게서 전액 배상을 받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학교의 자체 파손 보험 등으로 보전해야 할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대학 측에선 손해배상 규모를 최대 54억으로 추산하고 있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동덕여대는 지난달 29일 오후 총학생회장을 비롯한 학생 21명을 공동재물손괴·공동건조물침입 등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고소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인적 사항이 특정된 인물은 19명, 성명불상자가 2명이다. 대학 관계자는 "학교에 훼손된 부분도 많은 상태이고 이번 사태에 외부인이 참여했다는 의혹도 있다보니 수사가 필요하다고 봤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경찰 수사를 통해서 책임자를 확인하고 처리 방향을 논의하고자 한다. 선량한 학생들의 피해를 막고 다시 이런 폭력적인 사태가 일어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동덕여대 총학생회 '나란'도 대응을 예고했다. 총학생회는 입장문을 통해 "지난 26일 대학본부의 가처분 신청 (예고) 보도 이후 꾸준히 변호사와 소통하고 있다"며 "가처분 신청을 비롯한 대학 본부의 조치에 대해 법률적 대응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총학생회는 또 지난 25일 대학 측과 면담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한 뒤 지속적으로 면담을 요청했으나 대학이 응하지 않고 있다"고 반발했다.
양측의 갈등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27일 광운대학교 총학생회 초청 특별강연에서 '동덕여대 시위 피해와 관련해 서울시에서 지원할 부분이 있느냐'라는 학생의 질문에 "공공이 부담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폭력적인 형태로 인해서 학교 기물 파손이 발생한 것"이라며 "한 마디로 법 위반으로, 원인제공을 한 분들이 책임지는 게 맞다"며 피해 회복을 지원할 여지에 선을 그었다.
김도윤 변호사(법무법인 율샘)는 "손해배상 소송이 제기될 경우 만약 총학생회 혹은 누군가 주도적으로 불법행위를 지휘하고 계획, 지시했다면 해당 주동자에게 더 큰 배상책임이 돌아갈 수 있고 특정된 단순 가담자 역시 공동불법행위가 인정되어 책임을 물게될 수 있다. 공동불법행위를 벌인 행위자들은 손해 전액을 함께 변제하는 '부진정연대책임'을 지게 된다"고 전했다.
이어 "다만 공동이 아닌 단순하게 개별적으로 참여한 학생들에게 손해를 묻기는 어려울 수 있고 추산되는 피해액이 워낙 커 민사상 손해배상을 청구한다고 하더라도 현실적으로 학생들로부터 전액 배상을 받기는 힘들 수 있다"며 "보통 대학교는 학생들의 사고, 실수 등으로 인한 파손 사고를 대비해 보험에 가입되어 있는 만큼, 우선적으로 행위자들에게서 최대한 배상을 받고 메우지 못한 손해는 보험을 통해 보전받아야 할 것이다"고 전했다.
검사 출신 안영림 변호사(법무법인 선승)는 "공동재물손괴 혐의는 충분히 인정될 것으로 보이지만 손괴 행위자 특정이 제대로 되어 있는지가 관건이다"며 "서울시 측은 불법행위자들이 책임져야 한다는 원칙을 확인한 것이므로 당연한 수순이다. 만약 서울시나 교육당국에서 피해를 보전해 줄 경우 향후에 누구든 아무 거리낌없이 불법을 자행하는 경우가 발생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공동불법행위자들이 스스로 책임지는 것이 마땅하며 이러한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채무는 회생파산 대상도 아닌 까닭에 계속 책임을 지고 배상해야 한다"며 "다만 손괴 행위자들이 수십억대 손해를 배상할 자력이 없을테니 민형사소송을 통하더라도 전액 손해를 배상받기는 어려울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