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4연패 중인 대한항공 상대로 맞대결 3연승
4시즌 리그 맞대결서 4승 20패로 자존심 구겨
11년 만에 컵대회 정상 오른 데 이어 리그 우승 정조준
프로배구 V리그를 대표하는 명가지만 현대캐피탈은 2018-19시즌 챔피언 결정전 우승을 끝으로 왕좌에 오르지 못했다.
특히 2020-21시즌부터는 2023-24시즌까지 통합 4연패를 이룬 대한항공에 밀려 좀처럼 기를 펴지 못했다.
매번 우승 전력으로 평가받고도 대한항공과 맞대결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해 번번이 우승에 실패했다.
실제 현대캐피탈은 대한항공 통합 4연패의 시작인 2020-21시즌부터 지난 시즌까지 4시즌 연속 상대 전적에서 1승 5패로 밀렸다.
정규시즌 2위를 기록해 챔피언결정전에 올랐던 2022-23시즌에도 정규시즌에선 1승 5패로 밀린 뒤 챔피언결정전에서 내리 3연패로 체면을 구겼다.
하지만 올 시즌은 다르다. 천적관계를 청산할 조짐은 시즌 전부터 있었다.
세계적인 명장 필립 블랑 감독을 영입한 현대캐피탈은 리그 개막을 앞두고 경상남도 통영서 열린 컵대회 결승서 대한항공을 세트스코어 3-2로 꺾었다.
또 지난 10월 27일 천안서 열린 리그 첫 맞대결에서도 풀세트 접전 끝에 대한항공을 꺾었다. 이어 지난 3일 펼쳐진 원정 경기에서도 승리를 거두며 맞대결 3연승을 질주했다.
대한항공 상대로 악연을 끊어내자 우승도 보이기 시작했다. 이미 코보컵에서는 맞대결 승리로 11년 만에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리그에서는 2라운드 맞대결을 승리로 장식하면서 현대캐피탈은 승점 26(9승 2패)을 획득하며 승점 25(8승 4패)에 머문 대한항공을 따돌리고 선두로 올라섰다. 대한항공보다 1경기를 덜 치렀기 때문에 양 팀의 격차는 더 벌어질 수 있다.
물론 우승을 거론하기에 아직 이른감은 있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이제 현대캐피탈은 대한항공이 두렵지 않다는 사실이다.
특히 2라운드 맞대결 승리로 현대캐피탈은 큰 자신감을 얻을 수 있게 됐다. 앞선 두 차례 맞대결에서는 풀세트 접전 끝에 간신히 승리를 거뒀다.
다만 막심 지갈로프(등록명 막심)가 가세한 대한항공이 이번만큼은 다를 것이라는 예상도 있었지만 결과는 현대캐피탈의 완승이었다.
힘과 힘의 대결에서 1, 2세트를 여유 있게 따냈고, 3세트에서도 중반까지 앞서나가며 셧아웃 승리가 예상됐다. 대한항공이 뒷심을 발휘해 반격에 나섰지만 거기까지였다.
현대캐피탈은 4세트 한 때 17-21까지 밀리며 위기를 맞이했지만 베테랑 문성민을 투입해 경기 흐름을 바꿨고, 결국 승리를 거머쥐었다.
올 시즌 대한항공의 독주 체제가 막을 내린다면 그 길을 가로막을 팀은 현재까지 현대캐피탈이 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