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지난 3일 밤 국회 본청 건물에 투입된 무장 계엄군 청년이 시민에게 고개 숙인 뒤 철수하는 모습을 두고 엇갈린 의견이 나오고 있다.
허재현 리포액트 기자는 지난 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허리를 굽히고 고개를 숙인 한 계엄군의 사진을 올렸다.
그는 "오늘 항의하러 국회 앞으로 몰려온 시민들에게 허리 숙여 '죄송합니다' 말해주고 간 이름 없는 한 계엄군인이 있었다"며 "쫓아오는 저에게 한 번, 두 번, 세 번 거듭 절을 하며 '죄송합니다' 말하던 그 짧은 순간 당신의 진심을 느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는 민주주의의 같은 편'이라고 말하는 듯한 그 진심을"이라며 "민주공화국의 새벽을 지켜준 당신의 한마디를 평생 기억하겠다"고 했다.
이에 많은 누리꾼들은 "아들 둘 가진 엄마로서 마음이 아프다" "저 청년이 무슨 죄인가" "정말 슬프다" "전역도 연기되고 날벼락이다" "어려보이는데 안쓰럽다" 등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허 기자의 글을 반박하는 주장이 나왔다.
엑스(X·옛 트위터) 이용자 A씨는 "허재현 리포액트 기자가 저널리즘에 벗어난 작위적인 해석을 했다"며 "저 장면만 잘라내 계엄군이지만 국민으로서 국회에 진입한 것에 대해 사과하는 장면으로 비치게 글을 썼다"고 지적했다.
이어 "영상의 맥락은 퇴각하는 군인을 뒤따르며 계속 촬영하고 떠드니 '죄송하지만 이제 촬영을 멈춰달라'고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3일 오후 10시 23분께 용산 대통령실에서 긴급 담화를 통해 야당의 잇따른 국무위원·검사 탄핵과 내년도 예산안 강행 처리 등을 지적하며 "파렴치한 종북 반국가 세력들을 일거에 척결하고 자유 헌정질서를 지키기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한다"고 밝혔다.
이에 4일 0시 27분 헬기에서 하강한 계엄군은 국회 본관 정문 진입을 시도하며 야당 의원들과 몸싸움을 벌였다. 무장 계엄군 일부가 본관 진입을 시도하면서 국회 보좌진들과 대치했다.
우리나라에서 비상계엄이 선포된 것은 1979년 박정희 당시 대통령이 서거한 10·26 사건 이후 45년 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