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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향하는 수사망…대통령실, 난파선 분위기


입력 2024.12.09 05:50 수정 2024.12.09 10:55        송오미 기자 (sfironman1@dailian.co.kr)

尹, 탄핵안 투표불성립·내란 혐의 피의자 입건…침묵

일정 줄줄이 취소 등 대통령실 기능 사실상 마비

일부 참모진, 메신저 탈퇴·재가입 등 수사 대비 관측도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국회 본회의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을 앞두고 대국민담화를 발표하고 있다. ⓒ대통령실

'12·3 비상계엄' 사태를 일으킨 윤석열 대통령이 8일 내란 혐의 피의자로 입건된 가운데 대통령실은 침묵을 유지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전날(7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대국민담화를 통해 "이번 계엄 선포와 관련하여 법적·정치적 책임 문제를 회피하지 않고, 나의 임기 문제를 포함하여 앞으로의 정국 안정 방안은 우리 당에 일임하겠다"고 밝힌 이후 한남동 관저에 머물면서 여권의 논의 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오후 국회에서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의결 정족수 부족으로 '투표 불성립'이 되고 '김건희 여사 특검법'이 부결됐을 됐을 때도, 8일 한덕수 국무총리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윤 대통령 질서 있는 조기 퇴진'을 골자로 한 공동 대국민담화를 발표했을 때도 윤 대통령과 대통령실은 어떠한 입장도 표명하지 않았다.


윤 대통령이 탄핵 위기에 몰렸던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사의를 수용하고,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을 경질한 뒤 후임으로 오호룡 국정원장 특별보좌관을 임명한 사실도 8일 행안부와 국정원을 통해 알려졌다. 통상 장·차관급 인사 임면에 대한 공식 공지는 대통령실이 해왔다.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 주재로 매주 일요일 오후 열리던 수석비서관회의(실수비)도 이날 열리지 않았다. 매주 월요일 오전 열리던 대통령 주재 수석비서관 회의(대수비)도 열리지 않을 전망이다. 대수비와 같은 날 진행됐던 윤 대통령과 한 총리와의 주례회동도 취소됐다고 총리실이 이날 전했다.


정치권 안팎에선 비상계엄 사태 이후 대통령실 기능이 사실상 마비됐다는 해석이 나왔다.


일부 대통령실 참모진은 텔레그램·카카오톡 등 메신저 프로그램을 탈퇴하고 재가입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이 내란 혐의 피의자로 전환되고,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긴급체포되는 등 본격화되는 비상계엄 사태 수사에 대비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박세현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 본부장(서울고검장)은 이날 "윤 대통령을 직권남용죄와 내란죄 혐의 피의자로 입건해 수사 중"이라며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헌법상 대통령은 재직 중 형사상의 소추를 받지 않지만, 내란 또는 외환의 죄는 예외다. 윤 대통령이 내란죄 혐의를 받는 이상 탄핵 여부와 관계 없이 수사기관의 수사가 가능하다는 의미다. 법조계 일각에선 이른 시일 안에 윤 대통령의 소환 조사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특별수사본부는 이날 오전 1시 30분 자진 출석한 김 전 장관을 6시간여 조사한 뒤 곧바로 서울동부구치소로 이송했다. 직권남용죄와 내란죄 혐의를 받는 김 전 장관은 윤 대통령에게 계엄을 건의한 인물로, 비상계엄 사태 핵심 인물로 꼽힌다.


김 전 장관에 대한 수사를 시작으로 수사기관의 칼끝은 비상계엄을 직접 선포한 윤 대통령에게 조만간 겨눠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향후 윤 대통령에게 행해질 사법적 조치에 사전 대비하는 듯한 정황도 포착되고 있다.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를 해제한 지난 4일 밤 박성재 법무부 장관과 이상민 전 행안부 장관, 이완규 법제처장이 삼청동 대통령 안가(안전가옥)에서 긴급 회동한 사실이 알려졌는데, 정치권 안팎에선 비상계엄 사태 이후 발생할 윤 대통령 및 관계자들 사법적 책임과 탄핵 등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모인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이 전 장관과 이 처장은 윤 대통령 최측근으로 꼽힌다. 특히 이 처장은 윤 대통령과 서울대 법대와 사법연수원 동기로, 윤 대통령의 검찰총장 시절 직무배제 집행정지 사건의 법률대리인을 맡기도 했다. 박 장관도 윤 대통령의 초임 검사 시절부터 끈끈한 관계를 맺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송오미 기자 (sfironman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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