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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 리스트까지…탄핵정국 속 사상검증 시험대 오른 연예인들 [D:이슈]


입력 2024.12.10 12:39 수정 2024.12.10 12:39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12.3 내란 사태 이후 연예인들 직접 목소리 높여

평소 정치적, 사회적 이슈에 최대한 중립을 지키던 연예인들이 SNS에서 자신의 소신을 밝히고 시국 선언문을 발표하는 것은 물론, 직접 촛불을 들고 집회 참여를 독려하는 모습도 보인다. 12·3 내란 사태와 국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부결에 대한 시민의 분노를 대변하는 대목이다.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그런데 국민적 분노가 커지면서, 이 영향이 엉뚱한 방향으로까지 미치고 있다는 것은 우려되는 지점이다. 해당 사태와 관련해 목소리를 내지 않은 스타들이나, 연예인의 과거 발언을 끄집어내 일종의 위압적인 사상검증까지 나아가는 모양새다. 심지어 시국선언에 참여하지 않은 이들의 이름을 모아 놓은 ‘연예인 리스트’까지 온라인을 통해 공유되는 상황이다.


실제로 공유는 20여년 전 인터뷰가 끌어올려져 곤혹을 치렀다.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다음날인 4일 공유가 과거 인터뷰에서 ‘가장 멋지다고 생각하는 남자’로 박정희 전 대통령을 꼽았던 것이 네티즌 사이에서 재조명되면서 그의 역사 인식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마침 이날 넷플릭스 드라마 ‘트렁크’ 인터뷰가 예정되어 있던 터라 공유는 “20년 전 인터뷰인데 정치적 이슈나 상황이 있을 때마다 다시 언급되어서 오히려 정치적으로 이용당한다는 생각도 들었다”며 “유튜브 채널에선 내 의도와 의사를 전혀 말한 적 없는데 여러 해석들이 덧대어져서 나오기도 했다. 내 마음은 실제 그렇지 않다. 20년 넘게 이 연예계라는 곳에서 여러 상황을 접하고 겪고 있는데 그냥 솔직히 한 인간으로서 회의감이 든 적도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난 그렇게 살지 않았고, (정치적 성향이)그렇지도 않다. 정확한 건 20대 초중반인 20년 전엔 지금보다 생각이 짧고 신중하지 못했다. 어떤이의 마음을 불편하게 할 수 있는 오해의 소지가 있었다. 신중함을 기해야 할 워딩이어야 했다. 난 잘못된 윤리적·역사적 의식으로 살지 않았다”면서 이번 12·3 사건에 대해서 “나 역시 화나고 답답한 마음으로 지켜봤다”고 말했다.


유명 작사가 김이나와 유명 메이크업 아티스트 정샘물도 갑작스럽게 때아닌 ‘불매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김이나는 문재인 전 대통령을 비하하는 일베 용어를 사용했다는 용어를 사용했다는 의혹을 받았고, 이에 “일베에 들어가 본 적도 없고, 아직까지도 그 출처가 일베인지 알지도 못한다”며 “나도 계엄령이 내린 순간부터 지금까지 분노 속에 있는 시민 중 하나”라고 해명해야했다. 정샘물은 윤석열 대통령의 계정을 팔로우했다는 이유에서였다. 그 역시 “당연히 이번 계엄령 건에 대해서 잘못되었다고 생각하고 참담함을 느끼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다만 일부 연예인의 대처는 아쉬움을 남기기도 한다. 연예인들이 개인 SNS에 일상 사진을 올리거나, 광고성 사진을 게시하는 것을 제지할 권리는 누구에게도 없다. 가수 임영웅이 자신의 반려견의 생일을 축하하며 올린 사진이 대표적이다. 누군가는 ‘눈치가 없다’고 지적할 순 있어도, 이는 엄연히 개인의 자유를 침해하는 행위이며, 사회적 갈등을 심화시킬 수 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아쉬운 건 ‘대처’다. 임영웅은 ‘제가 정치인인가요? 목소리를 왜 내요’라고 답하면서 기본적인 시민의식이 결여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랐다. 자신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지만 현재까지도 임영웅은 ‘침묵’으로 일관 중이다.


어찌 되었든 모든 연예인에게 정치적 발언을 요구하는 건 옳지 않다.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정치적 발언을 할 수 있는 권리가 있듯, 하지 않을 자유도 있다. 연예인이 공인, 혹은 그에 준하는 위치에 있는 이들이라고 해서 그들에게 정치적 의사를 표현하라고 강요할 권리는 누구에게도 없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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