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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구속되면…'사고'인가 아닌가 [법조계에 물어보니 582]


입력 2024.12.11 05:06 수정 2024.12.11 09:42        김남하 기자 (skagk1234@dailian.co.kr)

尹대통령 구속될 경우 직무수행 불가능한 헌법상 '사고'에 구속이 포함되느냐가 쟁점

법조계 "구속돼도 옥중에서 직무 볼 수 있어…국가 원수로서의 권한 행사할 수 있다는 의견 타당"

"아직 관련 판례와 명확한 법 해석 없는 만큼 사고로 볼 수 있을 지 의문…사법부 정치적 부담도 팽배"

"옥중에서 무슨 논의? 무슨 보고?…구속 상태로는 정상적인 업무 불가능, 권한대행 체제 가는 게 마땅"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대국민 담화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검찰이 김용현 전 국방부장관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윤석열 대통령을 사실상 '내란 수괴'로 적시했다. 이에 따른 윤 대통령의 구속수사 논의도 급물살을 타고 있는데, 윤 대통령이 현직 대통령 신분으로서 체포·구속 등 구금되는 상황이 발생할 경우 이를 직무 수행이 불가능한 '사고' 상태로 봐야 할 지를 놓고 법조계의 의견도 엇갈리고 있다.


윤 대통령이 구속돼도 헌법상 옥중에서도 직무를 볼 수 있고 아직 관련된 판례와 명확한 법 해석도 없는 만큼 직무 수행이 불가능한 '사고'로 볼 수 없다는 의견과, 대통령의 '사고' 여부 판단은 대통령이 직무를 정상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지에 따라 결정해야 하는 만큼 대통령 구속은 '사고'로 보고 권한대행이 직무를 수행하는 게 옳다고 보는 견해가 팽팽히 맞서고 있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남천규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3시 내란중요임무종사 및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의 혐의를 받는 김 전 장관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검찰이 청구한 김 전 장관의 구속영장을 보면, 김 전 장관이 윤 대통령과 공모해 국헌 문란 목적의 내란을 저지른 혐의가 분명하게 적시돼 있다.


향후 검찰을 비롯한 수사기관들은 윤 대통령에게 출석 조사에 응할 것을 요청할 것으로 예상되며 윤 대통령이 이에 불응할 경우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신병 확보에 나설 것으로 보이는데, 윤 대통령이 만약 체포된 후 구속 상태가 될 경우 직무 수행이 불가능한 상태로 봐야 할 지를 두고 법조계의 의견이 분분하다. 헌법상 '대통령이 사고로 인하여 직무를 수행할 수 없을 때'로 규정되면 국무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을 하게 되는데, 직무 수행이 불가능한 헌법상 '사고'에 현직 대통령의 구속이 포함 되느냐가 논쟁의 핵심이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연합뉴스

김도윤 변호사(법무법인 율샘)는 "대통령의 구속을 직무 수행이 불가능한 '사고'로 볼 수 있느냐에 대해서는 아직 관련된 판례도 없고 명확한 법 해석도 없어서 구속 자체를 사고로 볼 수 있을지 의문이다"며 "대통령이 사고로 인하여 직무를 수행할 수 없을 때 국무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을 하게 되지만 윤 대통령이 구속된다 하더라도 헌법의 해석상 '옥중에서도 직무를 볼 수 있고 국가 원수로서의 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는 해석이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김소정 변호사(김소정 변호사 법률사무소)는 "대통령의 구속을 '사고'라고 해석하여 헌법 제 71조에 따라 '권한대행이 국정운영을 할 수도 있겠지만, 법원이 (탄핵 등의) 국회 의결을 건너뛰고 구속영장 발부를 통해 대통령의 사고를 결정하면 사법부가 지나치게 정치에 개입한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반면, 대통령이 가진 국군통수권 등 권한의 중대성·시급성을 고려할 때 구속 상태로는 정상적인 업무 수행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구속 시에는 권한대행 체제로 가는 것이 타당하다 견해도 만만치 않다.


최건 변호사(법무법인 건양)는 "사고란 대통령 신병에 이상이 있거나 수술 등의 이유로 직무수행이 불가한 경우를 뜻한다. 헌법에 따르면 대통령의 사고 혹은 궐위일 경우 권한대행을 하도록 돼 있는데 해당 조문의 취지를 면밀히 해석해 보면 사고는 곧 궐위에 준하는 사유라고 볼 수 있다. 구속으로 사실상 직무수행이 불가능한 상태도 사고로 볼 수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대통령 직무의 특성상 행정업무 못지 않게 중요한 권한이 외교, 안보, 인사 분야인데 구속 상태가 되면 사실상 이런 권한들을 행사할 수 없게 되는 만큼 직무 수행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며 "현실적으로 옥중에서 대통령이 국무회의 심의를 하거나 국정 현안에 대해 논의하고 보고를 받을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또 다른 전문가도 "사고의 경우 판례로 확립된 사례가 없어 논란이 있을 수 있지만 탄핵소추로 인한 직무정지나 구속 등의 상황은 사고로 보는 게 타당할 것"이라며 "헌법상 대통령의 권한대행 규정은 무죄추정의 원칙과는 차원이 다른 문제이고, 개인의 무죄추정이 문제가 아니라 국가적으로 직무수행이 타당한가의 문제"라고 말했다.

김남하 기자 (skagk123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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