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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무효 카드까지? 공약 없고 선거전만 가열 [대한축구협회장 선거]


입력 2025.01.02 10:38 수정 2025.01.02 10:39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허정무 후보. ⓒ 뉴시스

‘제55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에 출마하는 허정무 후보가 축구협회장선거 금지 가처분 신청을 했다.


허 후보는 지난달 31일 “서울중앙지법에 축구협회장선거 금지 가처분 신청을 했다”고 알렸다.


이어 “대한축구협회 및 협회 선거운영위원회의 불투명하고 불공정한 선거 관리는 선거운영위원회 명단 공개를 거부하는 것에서부터 의혹을 사고 있다. 위원회는 선거인수의 결정 및 배정, 선거인명부작성 등 공정한 선거관리를 위한 중요한 기능을 수행하는 조직이다. 따라서 회장선거관리규정에서 위원회 위원은 협회와 관련이 없는 외부위원(학계, 언론계, 법조계 등)이 전체 위원의 3분의2 이상이 되도록 규정하고 있다”며 “하지만 위원장 포함 위원 명단의 공개를 거부하고 있어 제척사유 조차 확인할 수 없는 지경이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이름을 공개하지 못하는 위원들에게 공정한 선거 운영을 기대할 수는 없을 것이다. 명단이 공개되면 안 될 무언가 중요한 사유가 있는지 의심스럽다. 또한 축구협회는 선거를 한 달 정도 남겨 놓은 지난 12월 6일에서야 개정된 ‘회장선거관리규정’을 공개하고도 선거방식, 선거인단명부작성 일정 및 절차, 후보등록 방법 등 선거관련 공고를 제대로 하지 않거나 촉박하게 공지하여 출마자들이 제대로 선거 준비를 할 수 없도록 만들었다”고 현재 시스템을 비판했다.


지난달 “협회 고위 관계자가 선거인들이 알기 전에 이미 명부를 듣고 선거운동을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던 허 후보는 출마 후 줄곧 현재 축구협회장 선거 제도에 대한 비판적 메시지를 밝혀왔다.


최근에는 “선거 당일(1월8일)에는 프로 구단 대다수가 해외 전지훈련을 가기 때문에 투표에 참여하기가 어렵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온라인 투표-사전 투표 등을 거론했다. 그러면서 한국프로축구선수협회(회장 이근호)의 ‘전지훈련으로 투표에 참여하기 어려운 선수들이나 선거 당일 투표에 참여할 수 없는 선거인단을 위한 사전투표 도입을 촉구한다’는 주장도 덧붙였다.


가처분 공판은 선거 이틀 전인 6일이다. 가처분 신청이 인용된다면, 선거일이 연기될 수 있어 허 후보 입장에서는 전열을 정비할 수 있는 시간을 벌 수 있다. 허 후보 측은 이번 가처분 신청이 인용되지 않을 경우 선거 무효 등을 주장하는 본안 소송을 내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


4연임에 도전하는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을 추월할 지지세가 나타나지 않고 있는 가운데 허 후보 측이 던진 마지막 승부수로 보인다.


이에 대해 대한축구협회는 “비밀투표 보장이 어려워 온라인 투표는 진행하지 않는다. 국제축구연맹(FIFA), 아시아축구연맹(AFC) 규정에 따라서도 마찬가지다. 사전투표의 경우 시행하고 있는 단체가 없으며 선거일이 아닌 날에 실시하는 것은 정관 및 회장선거관리 규정에 근거가 없는 것으로 시행이 불가하다”는 답을 내놓았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현재 판세만 놓고 보면 3연임을 해온 정 회장이 유리하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그러나 승부조작 가담자 기습 사면 시도·대표팀 감독 선임 논란 등으로 인해 현 집행부에 대한 국민적 비판의 목소리가 크다. 선거에 직접적 영향을 미칠 수는 없지만 정 회장으로서는 분명 부담이다.


문제는 이른바 ‘야권 후보’인 허 후보나 신문선 교수가 내놓은 공약이 신선하거나 판도를 흔들 만한 파괴력이 없다는 점이다. 단일화에 대한 유의미한 논의도 들리지 않는다. 예정된 선거일까지 일주일도 남지 않은 가운데 3자 합의가 필요한 공개토론 일정도 잡히지 않았다.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을 적극 지원해야 하는 축구협회가 국민들의 신뢰를 잃은 가운데 선거를 앞두고 새로운 공약과 비전이 오가며 올바른 방향을 설정해야 하는데 '선거룰'을 놓고 다투다 끝나게 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와 실망 섞인 한숨은 새해에도 계속되고 있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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