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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금요일, 이번에는 월·화요일까지…극장가, 연휴 특수 노린 개봉일 전략 [D:영화 뷰]


입력 2025.01.18 10:51 수정 2025.01.18 12:41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한국 영화계가 수요일 개봉 관행을 중심으로 안정적인 관객 동원을 이어왔지만, 최근 들어 이를 깨는 유연한 개봉일 전략이 주목받고 있다.


2000년데까 영화의 주 개봉일은 토요일이 관행이었다. 이후 주5일제 근무가 순차적으로 도입하면서 개봉일이 금요일에서 목요일로 당겨졌다.


이후 블록버스터가 개봉하면서 한국영화 내 경쟁이 심화되자 하루라도 조금 더 많은 스크린을 확보하고자수요일 개봉이 시작됐다. 여기에 2014년 영화, 공연 관람 등의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문화가 있는 날' 제도가 도입하면서 수요일 개봉이 10년 넘게 굳어져 왔다.


그러나 펜데믹 이후 관객 수가 줄어들고 성수기와 비성수기의 경계가 흐려지면서 관객과 더 많이 만날 수 있는 전략들 중 하나로 개봉 요일의 변경이 등장했다.


지난해 '파묘', '하이재킹',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 '베테랑2'는 수요일이 아닌 금요일에 개봉했다. 금요일 개봉 전략의 핵심은 평일 소수 관객의 후기에 영화 평판이 좌우되는 리스크를 줄이고, 첫 주말까지의 흥행을 안정적으로 끌고 가는 데 있다. 평일에 부정적인 관객 반응이 나오면 가장 강력한 흥행이 필요한 주말이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또한 금요일 관객층은 평일보다 더욱 다양하다. 학생, 직장인, 가족 단위 관객들이 모두 극장을 찾는 금요일은 다양한 연령층을 포괄할 수 있는 흥행 기회로 작용한다. 이는 특정 장르나 타깃층에 국한되지 않고 보다 폭넓은 관객층을 노릴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여기에 화요일 개봉 작품도 보이기 시작했다. '하얼빈'과 '보고타: 마지막 기회는 각각 지난해 크리스마스 이브와 새해 연휴를 겨냥해 화요일 개봉을 선택했다. '하얼빈'은 작품성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개봉일을 크리스마스에서 하루 앞당겨, 크리스마스 이브 특수를 선점했다. '보고타: 마지막 기회'는 새해 휴일 관객을 겨냥해 31일 화요일 개봉을 결정, 평소보다 이른 타이밍으로 관객과 만났다.


설 연휴를 겨냥한 작품들도 '히트맨2'만 수요일 개봉을 이어가고 '검은 수녀들'은 24일 금요일, '말할 수 없는 비밀'은 27일 월요일 개봉한다.


'말할 수 없는 비밀'은 당초 28일 화요일 개봉이었으나 27일이 임시공휴일이 되면서 하루 앞당긴 월요일로 개봉일을 변경했다.


이는 27일이 임시공휴일로 확정되면서 무려 6일간의 황금연휴를 맞게 돼 연휴 특수를 최대로 활용하기 위한 전략적 판단이다.


다만 수요일 개봉 관행에서 벗어난 이러한 변화는 연휴, 관객 동원 전략, 영화의 성격 등에 따라 탄력적인 배급 전략일 뿐, 고정된 패러다임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 영화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예컨대 '파묘'와 '베테랑2'는 금요일 개봉으로 흥행 성공을 거두었으나, 같은 금요일 개봉작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는 흥행에 실패했다.


또한, 기대작들이 개봉일을 앞당기면서 더 많은 스크린을 선점하면 상대적으로 작은 영화들이 불리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기대작 중심의 스크린 독과점이 강화될 경우, 독립영화나 중소규모 작품들이 설 자리를 잃고 다양성 영화의 생태계가 위축될 가능성도 있다.


금요일이나 화요일 개봉의 유연성은 대규모 제작비가 투입된 상업영화에게는 기회로 작용할 수 있지만, 독립영화나 예술영화에게는 불리한 신호일 수 있다.


한 영화 관계자는 "개봉일 전략의 성공 여부는 작품성, 배급사의 마케팅 전략, 관객의 소비 트렌드가 맞물려 결정된다. 영화계는 변화하는 관객 소비 패턴과 시즌 특수에 발맞춰 유연성을 유지하되, 시장의 다양성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개봉일 전략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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