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이라고 기본적 방어권 박탈돼선 안 돼"
'권성동 "이재명은 질서와 법치 준수의 반대말"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서울서부지방법원이 지난 주말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을 증거인멸 우려를 이유로 발부한 것에 대해 "현직 대통령 구속이라는 헌정사상 유례없는 결정을 할 때는 국민 모두가 납득할 수 있도록 구속 사유를 충분히 설명했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권영세 위원장은 20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법은 만인 앞에 평등해야 하며 이는 대통령이라고 해서 다르지 않다"면서도 "대통령이라고 해서 특혜를 누려서도 안 되지만 가장 기본적인 방어권조차 부당하게 박탈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피의자가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음' 이 단 15자가 서울서부지법이 내놓은 윤 대통령 구속영장 발부 사유"라며 "공수처 수사권 문제, 체포영장의 적법성 문제, 체포 과정의 위법 문제 등 변호인단이 주장한 수많은 구속영장 기각 사유에 대해서는 일언반구 언급조차 없었다"고 했다.
이어 "단 하나의 사유로 내놓은 증거 인멸 염려조차 말이 되지 않는다"며 "탄핵으로 직무가 정지돼 사실상 관저에 유폐 상태였던 대통령이 도대체 무슨 수로 증거를 인멸한다는 말이냐"라고 되물었다.
또 "조기 대선에만 눈이 멀어 있는 거대 야당과 벌써부터 다음 정권에 줄을 서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수사기관들 그리고 권력 눈치만 보는 비겁한 사법부, 이들이야말로 대한민국 헌정 질서를 유린하는 장본인들"이라며 "탄핵·특검 말고는 할 줄 아는 게 없는 불안 조장 세력에게 국가의 미래를 맡기고 국민의 통합을 기대할 수는 없다. 민주당이야말로 국정 불안 조장 세력"이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권 위원장은 윤 대통령 구속영장 발부 과정에서 발생한 일부 지지자들의 서울서부지법 폭력 난동 사태를 언급하며 "자신들의 주장을 관철하기 위해 폭력을 동원한다면 어떤 명분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고 경계했다.
권 위원장은 "사법절차 진행 과정의 문제점들, 국민들이 분노하는 이유를 너무나 잘 안다"면서도 "폭력적 방식을 쓴다면 스스로의 정당성을 약화하고 사회 혼란을 가중시킨다"고 꾸짖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이 법치의 깃발을 높이 들고 앞장서서 싸우겠다. 논란이 되는 모든 쟁점을 엄중히 따져묻고 잘못된 부분은 끝까지 바로잡겠다"며 "국민 여러분도 우리 당을 믿고 힘을 보태달라"고 호소했다.
경찰에 대해 권 위원장은 "민노총 앞에서는 한없이 순한 양이었던 경찰이 시민들에게는 강약약강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법원에 진입도 하지 않고 밖에 있다 잡혀간 시민들도 절대 풀어주지 말라는 명령을 내렸다고 한다. 민노총 시위대였다면 진작 훈방으로 풀어줬을 것 아니냐"라고 꼬집었다.
끝으로 "지금 필요한 것은 광기 어린 마녀사냥이 아니라 사태의 선후를 정확히 파악하고 진상을 규명하고 차분하고 성숙한 자세로 국가적 혼란을 극복하는 것"이라며 "우리 당에서는 폭력을 선동하거나 비호한다는 소리를 듣지 않도록 각별히 말과 행동을 주의해달라"고 당부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같은 회의에서 구속영장까지 발부된 윤 대통령과 달리 재판이 지속 지연되고 있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향해 "전과 4범, 12개 혐의, 5건 재판을 받을 만큼 일생을 무질서로 살아 온 이 대표가 질서를 운운하는 것은 기만을 넘어 법치주의에 대한 조롱"이라며 "이재명은 대한민국에서 질서와 법치 준수의 반대말"이라고 날을 세웠다.
권 원내대표는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에 대한 검찰 압수수색 영장 집행을 8시간 대치 끝에 좌초시켰다"며 "김민석 최고위원은 2008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이 발부되자 민주당 당사에서 1달 농성하며 영장집행을 막았던 당사자"라는 점을 상기시켰다.
그는 "민주당은 그동안 연쇄 탄핵으로 무정부·무질서 상태를 공공연히 부추겨 왔다. 이 대표가 말하는 질서와 사법은 나를 위한 질서, 나를 위한 사법"이라며 "나치가 꿈꾼 전체주의 국가를 대한민국에서 허용할 수 없다. 국민의힘이 위대한 대한민국 국민과 함께 반드시 이재명 세력의 폭주를 막아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