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웅 배출한 '미스터트롯' 시청률, 5년 사이 반토막
"트로트 오디션 출신 가수 수요 예전만 못해"
TV만 틀면 연일 새로운 트로트 스타의 탄생을 목적으로 하는 오디션 프로그램들이 요란하게 안방극장을 달군다. 송가인과 임영웅 등 걸출한 실력과 스타성을 겸비한 젊은 트로트 가수들을 배출하면서 생겨난 현상이다. 그런데 현재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들의 열기는 예전만 못하다. 오죽하면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 중 가장 인지도가 높은 ‘미스트롯’ 시리즈의 최종 우승자인 ‘진’조차 주목받지 못하는 실정이다.
시청률은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의 침체를 보여주는 대표적 수치다. 2020년 방영해 임영웅을 배출한 ‘미스터트롯’의 최종화는 무려 34%의 경이로운 시청률을 보였다. 이는 당시 방송계에서도 이례적인 수치였다.
프로그램 화제성 또한 높아 우승자인 두 사람뿐만 아니라 참가자들의 이름과 노래가 연일 이슈였고, 송가인과 임영웅 등 ‘미스트롯’ 시리즈 출신 가수들은 전국적인 팬덤을 기반으로 음반 판매, 콘서트 티켓 판매 등에서 압도적인 성과를 거두며 명실상부한 ‘스타’로 자리매김했다.
반면, 올해 방영된 ‘미스터트롯’ 시즌3는 평균 시청률 11%로 출발했고, 통상적으로 가장 높은 시청률을 보이는 최종화에서도 평균 시청률 16%에 그쳤다. 약 5년 사이 프로그램의 시청률이 반토막 난 셈이다. ‘미스터트롯’만의 일은 아니다. 마지막회 평균 시청률 기준, 지난해 방영된 ‘현역가왕2’는 11%에 그쳤다. 온라인에서 화제성 또한 미미한 수준이다.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 침체의 가장 큰 이유로 꼽히는 것은 피로감 누적이다. 유사한 포맷의 프로그램들이 과도하게 쏟아지면서 시청자들은 식상함을 느끼기 시작했고, 과거의 성공 공식을 답습하는 듯한 연출과 뻔한 스토리 전개도 전혀 흥미롭지 못하다.
새로운 스타 탄생의 부재도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다. 한 예로 ‘미스터트롯3’만 보더라도 새 얼굴 대신 기성 가수나, 이전 시즌 출연자의 재도전이 늘어나면서 신선도가 다소 부족하다는 평이 압도적이었다.
2위에 오른 손빈아, 7위 추혁진 등은 이미 시즌 1,2에 연달아 출연한 경력자였고, 3위 천록담도 알앤비(R&B) 가수 이정으로 이미 친숙한 인물이다. 4위 춘길도 발라드 가수로 오랜 기간 활약했고, 6위 남승민도 시즌1과 MBN ‘불타는 트롯맨’ 참가자로 이미 인지도를 쌓은 인물이다. 사실상 1위 김용빈과 5위 최재명을 제외하면 톱7에 오른 이들 중 ‘새 얼굴’은 딱히 찾아보기 힘들다.
화제성이 떨어지다 보니,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 가수들에 대한 수요도 예전과 같지 않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한 지역 행사 관계자는 “송가인, 임영웅 등 최정상급의 가수인 경우 섭외 경쟁이 매우 치열하고 몸값 또한 상당하다. 이들 외에도 과거의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 가수들에 대한 행사 섭외 문의는 꾸준한 편”이라면서 “여전히 방송을 통해 기본적 인지도를 얻은 가수들이 그렇지 못한 이들보다 유리한 것은 사실이지만, 방송 자체가 과거만큼의 폭발적인 이슈가 없어서 수요도 예전만 못하다”고 말했다.
방송가 역시 비슷한 분위기다. 한 예능 프로그램 작가는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얼굴을 알린 가수들은 아무래도 대중적 인지도가 있어서 방송 출연 기회가 상대적으로 많은 편”이라면서도 “과거에는 오디션 출신이라는 타이틀만으로도 1순위 섭외 대상이 되고, 높은 출연료를 받을 수 있었지만, 최근에는 해당 방송사가 아니면 그 영향을 크게 받지는 못하는 처지”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