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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혁 ‘인생 피아노곡’ 음반 냈다...라흐마니노프 협주곡 2·3번 발매


입력 2021.06.17 16:32 수정 2021.06.17 16:32        민병무 기자 (min66@dailian.co.kr)

한스 그라프 지휘·마이클 파인 프로듀싱 등 ‘어벤저스급’ 스태프 참여

피아니스트 조재혁이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2번과 3번 음반을 6월 18일 에비당스 레이블에서 발매한다. ⓒ목프로덕션

피아니스트 조재혁에게 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콘체르토 5개는 ‘운명’과 동의어다. 다섯 살 때부터 피아노를 치기 시작했는데, 그 어린 시절에도 만약 오케스트라와 협연 음반을 녹음하게 된다면 라흐마니노프 협주곡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10대 중반에 라흐마니노프가 찾아왔다. 13세에 인생 첫 협연 무대에 섰는데, 그때 연주한 곡이 협주곡 2번이다. 3년 후 16세 때엔 처음 콩쿠르에 출전해 우승했다. 그에게 1위를 차지하게 해준 곡이 솔로 음표만 약 3만개에 달하는 협주곡 3번이었다.


이 두 곡은 지금까지도 피아노 협주곡 중 가장 어려운 곡으로 손꼽히지만 러시안 선생님에게 배우며 그의 음악적 정체성과 함께 성장한 곡이다.


“공연 하루 전에 연락을 받아도 연주할 수 있다”고 할 만큼 조재혁에게 라흐마니노프 협주곡은 완전한 체득과 장악에서 오는 여유가 느껴진다. 한마디로 ‘그의 영구적인 기억 속에 음들이 녹아있다’고 말할 수 있다.


조재혁의 꿈이 드디어 이루어졌다. 조재혁은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과 3번 음반을 18일(금) 에비당스 레이블에서 발매한다.


인터내셔널 발매보다 3개월 먼저 한국에서 선발매된다. 코로나19 시기에 국내에서 처음 선보이는 오케스트라 협연음반이다. 팬데믹 기간 동안 녹음작업이 소규모로 이뤄지다 보니 독주 혹은 실내악 음반 위주로 음반이 발매되고 있지만 이번 앨범은 코로나 사태 이전에 녹음했기에 가능했다.


조재혁은 이번 음반에서 지구상의 피아노 협주곡 가운데 가장 난해한 두 작품을 뛰어난 기교는 물론 섬세한 터치, 아름다운 선율, 역동적인 리듬으로 풀어내고 있다. 힘이나 과한 템포를 이용해 극도의 테크닉만을 뽐내려는 최근의 라흐마니노프 음반 녹음 경향에서 상당히 벗어나 있다. 작품에 포함돼 있는 다양한 결들, 이를테면 라흐마니노프의 진실한 휴먼 드라마와 숭고한 낭만주의를 표현하기 위해 품위를 더했고 그 두터운 음악적 층위를 모두 구현하고자하는 노력이 음반 곳곳에서 빛난다.


또한 ‘어벤저스급’ 아티스트와 스태프가 참여해 세계 최고 수준의 음반이 탄생했다. 작품에 담긴 러시아적 정서와 어법을 정확히 구현하기 위해 러시아 최정상급 오케스트라인 러시안 내셔널 오케스트라와 서울시향을 객원지휘하기도 한 한스 그라프의 지휘로 러시아에서 생생하게 녹음했다.


녹음 장소도 신경을 썼다. 모스크바에 새로 개관한 어쿠스틱 홀인 자라디예홀(Zaryadye Hall)에서 연주해 모던한 최첨단의 사운드 녹음이 가능했다. 공식적으로 자라디예홀 오픈 이래 첫번째 음반 녹음이기도 하다.


그래미 어워드에서 올해의 클래식 프로듀서상을 수상한 바 있으며 도이치 그라모폰(DG) 부사장을 역임한 유명 프로듀서 마이클 파인이 전체 프로듀싱을 맡았다. 파인은 “완벽한 아티스트”라며 조재혁을 극찬했다.


음반 발매에 앞서 조재혁은 지난 6월 8일과 9일 롯데콘서트홀에서 라흐마니노프 2번과 3번을 경기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협연했다. 이어 인터내셔널 발매에 맞춰 오는 11월 영국 로열필하모닉오케스트라와 안토넬로 마나코르다의 지휘로 런던 카도간홀에서 협연 무대가 예정돼 있다. 또한 2022년에는 역시 인터내셔널로 쇼팽 음반 발매를 예정하고 있어 지속적인 음반 작업에 기대를 모은다.

민병무 기자 (min6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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