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5~7% 금리 제공, 고객 확보 효과
예대율 100% 임박...예·적금 수신액 기대
최근 시중은행들이 고금리 상품을 앞다퉈 선보이고 있다. 초저금리 시대에 카드, 유통업체와의 협업은 물론 스포츠, 게임 등의 이색 상품도 출시하며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같은 은행권의 행보는 금융당국의 강도높은 가계대출 규제에 따른 예대율 관리 차원으로 읽혀진다. 앞서 은행들은 지난해 예대율을 맞추기 위해 이례적으로 연말 고금리 특판을 진행한 바 있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시중은행들은 5~7%대의 고금리 상품 마케팅을 활발히 전개중이다. 신한은행은 지난 21일 만기 6개월 자유적립식 상품인 '신한 더모아 적금'을 선보였다. 기본 이자 연 1.0%에 신한카드 실적에 따라 우대금리 연 6.0%, 최대 7.0%의 금리를 제공해 눈길을 끌었다. 월 1000원부터 30만원까지 입금이 가능하다. 오는 9월 말까지 10만좌 한도로 판매된다.
우리은행도 지난달 자사 및 우리페이 계좌결제서비스 이용실적에 따라 최대 연 6.0% 고금리를 제공하는 '우리페이 적금'을 출시했다. 적금 가입 기간은 1년, 납입 한도는 최대 20만원이다.
KB국민은행도 앞서 지난 4월 이마트와 최대 연 10% 금리를 제공하는 '이마트 국민적금'을 선보였다. 이마트 오프라인 매장 구매 누적 금액이 120만원 이상이면 특별 이율을 적용받을 수 있도록 선보였다. 해당 상품은 일주일간 10만명에게 판매가 완료됐다.
업계는 은행권이 특판 상품 출시를 통해 예대율을 조절 중인것으로 보고 있다. 예대율이란 예수금 대비 대출금의 비율이다. 쉽게 말해 은행이 100만원이 대출을 하려면 100만원의 수신액을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통상 100%를 기준으로 한다. 금융당국은 건전성을 이유로 예대율을 100% 이하로 맞추길 권장하고 있으나, 코로나19 대응 차원에서 예대율을 올 연말까지 105%로 완화해준 상태다.
그러나 대출은 급증하는데 초저금리로 예•적금이 크게 늘지 않는 상황이다. 여기에 암호화폐 및 주식투자 열풍으로 ‘머니무브(자금 대이동)’ 현상까지 가속화되고 있다. 1분기 말 기준 5대 은행의 예대율은 평균 97.2%로 전년 동기 대비 1.2%p 상승했다.
은행권은 이미 폭증하는 가계대출로 대출 총량 관리에 돌입했다. 농협은행은 지난 15일 서울보증보험과 주택금융공사가 보증하는 모기지신용보험(MCI)·모기지신용보증(MCG) 대출상품 판매를 일시 중단했다. 전세대출 우대금리와 우량 신용대출 우대금리도 축소했다. 우리은행과 신한은행도 신용대출, 주담대, 전세대출 등의 우대금리를 낮춘 바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고금리 특판 상품은 한정적이나 일시적으로 예•적금 잔액을 늘리는데 효과적”이라며 “은행들도 상반기가 끝나가면서 예대율 중간 점검을 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한편으로는 은행 이미지를 제고하고 고객 확보 차원으로도 풀이하고 있다. 기존 고금리 특판 상품은 카드사 등 계열사와의 협업을 통해 진행됐는데, 최근에는 이종 업계와의 제휴도 이뤄지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 9일 젊은층에서 압도적 인기를 끌고 있는 프로 e스포츠리그 LCK(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 콘텐츠를 연계한 상품을 출시하기도 했다. 최고 2.0% 금리를 제공하는 '우리 LCK 적금'이다. 신한은행도 프로야구와 손잡고 지난 3월 말 ‘2021 신한 프로야구 적금’을 내놓았다. 최고 연 2.4% 금리를 제공한다.
업계 관계자는 “일부 고금리 특판 상품은 진행할 수록 손해를 보는 구조이기도 하지만, 고객 혜택 제공이나 사회적 차원에서 선보이고 있다”며 “MZ세대들을 끌어당기는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