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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정의 이스타 인수 속전속결, 자금력 우려 불식시키나


입력 2021.06.23 12:00 수정 2021.06.23 12:21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법원, 22일 계약 체결 허가...실사 생략하고 24일 정식 투자 계약

인수 강한 의지·자금 마련 자신감...내달 회생계획안 쏠리는 눈

지난해 3월 23일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국내선 청사에서 이스타항공 여객기가 대기하고 있다.ⓒ뉴시스

이스타항공 인수전이 속전속결로 진행되는 양상이다. 중견건설기업 성정이 인수후보자로 확정된 가운데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이후 통상적으로 거치는 정밀실사를 생략하고 바로 본 계약을 체결하기로 했다.


인수 비용과 추가 운영 자금 동원에 대한 세간의 우려를 불식시키기는 자신감의 표출로 이제 내달 제출될 성정의 회생계획안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2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22일 서울회생법원은 이스타항공 최종 인수예정자로 성정을 선정하고 투자계약 체결을 허가했다. 앞서 이스타항공은 "성정을 이스타항공 우선협상대상자로, 광림을 차순위 인수예정자로 확정해 달라"는 내용 신청서를 담당 재판부에 제출했다.


이스타항공과 성정간 정식 투자계약은 24일 체결될 예정이다. 보통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되면 본 계약 체결 전에 정밀실사 과정을 거치게 되는데 성정측이 이러한 과정을 생략하기로 하면서 당초 내달 중으로 예상됐던 본 계약이 다소 앞당겨졌다.


이스타항공이 신종 코로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불거진 경영난으로 기업회생(법정관리) 절차를 밟고 있어 채무 등 관련 정보들이 이미 다 공개가 돼 있는 점을 감안해도 다소 파격적인 행보로 성정의 인수에 대한 강한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이미 이전부터 성정은 인수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쳐왔다. 성정은 스토킹 호스(Stalking Horse·회생기업이 공개입찰을 전제로 인수의향자와 사전에 조건부 인수계약을 체결) 방식으로 진행된 이번 인수전에서 본 입찰 전 조건부 투자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지난 14일 진행된 본입찰에서 쌍방울그룹 광림 컨소시엄이 단독입찰하자 곧바로 이들의 인수 조건을 수용, 우선매수권을 행사하기로 했다.


우선매수권 행사 여부 결정 시한이었던 18일에 하루 앞서 17일 매각주관사인 딜로이트안진에 우선매수권을 행사하겠다는 공문을 보냈고 결국 이러한 노력 끝에 결국 최종 인수 후보자로 확정됐다.


업계 우려 속 성정의 신속 행보..."문제없어"
형남순 성정 회장(백제컨트리클럽 회장·가운데)이 지난 2016년 3월 충남대학교병원에 발전기금 5000만원을 기부한 뒤 관계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자료사진)ⓒ충남대학교병원

하지만 성정의 이러한 자신감에도 업계의 우려는 가시지 않고 있다. 성정의 기업 규모가 이스타항공의 대규모 부채를 해소하고 정상화까지의 운영 자금을 마련할 수 있겠느냐는 의문이 자리하고 있다.


충청남도 부여에 본사를 둔 성정은 골프장 관리업, 부동산임대업, 부동산개발업 등의 사업을 하는 건설업체로 관계사로 27홀 골프장인 백제컨트리클럽, 토목공사업체인 대국건설산업 등을 두고 있다.


성정의 지난해 연간 매출액은 59억원, 관계사 백제컨트리클럽과 대국건설산업은 각각 178억원, 146억원으로 총 매출이 약 400억원 정도다. 하지만 이스타항공은 1100억원 안팎으로 알려진 인수금액 외에도 회생채권과 공익채권 등 회생 채권 등 변제해야할 채무만 2500억원이 넘는다.


또 셧다운(운항중단) 중인 회사를 정상화하기 위해서는 운항증명서(AOC) 재취득과 신규 항공기 리스(대여), 임직원 인건비 등 추가적인 운영 비용도 필요하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확대되면서 항공 수요가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보이기는 하지만 그 시기가 언제쯤 될지는 불확실성이 크다”며 “인수와 부채해소를 위한 자금은 차치하고라도 장기간 운영자금을 투입할 수 있는 체력이 뒷받침될런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성정은 오너의 보유 부동산 등 개인 자산 매각을 통해 충분히 대규모 자금을 마련할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오너 개인 자산만 1000억원이 넘어 회사 자산 매각이나 외부 투자 유치 없이 인수와 채무 해소 비용 조달뿐만 아니라 지속적인 운영 자금 확보에도 무리가 없다는 것이다.


성정의 오너인 형남순 회장은 일각에서 제기된 백제컨트리클럽 매각설에 대해서도 선을 긋고 있다. 형 회장은 “백제컨트리클럽을 매각하지 않아도 자금 조달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부동산 매각을 통해 3000억원은 충분히 조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스타항공 "성정 자금조달 능력 의심치 않아...기대감 커"
이스타항공 본사가 있었던 서울 강서구 사무실이 텅 비어있다.ⓒ연합뉴스

이스타항공측도 성정의 인수에 대한 강한 의지와 함께 자금조달 능력에 대한 확신하는 모습이다. 조건부 투자계약을 체결하기 전 회사 현황 설명 과정에서 인수에 대한 의지와 함께 자금 동원력이 충분하다는 확신을 가지게 됐다는 설명이다.


정재섭 이스타항공 공동관리인은 "형 회장이 조건부 투자계약 체결 전 인수 비용, 부채 규모, 운영 자금 등 향후 필요한 부분들에 대한 내용을 잘 숙지하고 있었다“며 ”공개되지 않은 오너 개인 자산이 상당해 이번 인수가 순조롭게 마무리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제 시선은 이스타항공의 회생계획안에 쏠리게 됐다.


성정은 24일 본계약 체결 후 내달 20일까지 법원에 부채 상환과 유상증자 등의 계획을 담은 회생계획안을 제출해야 한다. 이를 위해 성정은 법률자문사를 선정하고 자금마련 계획을 보다 구체적으로 수립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법원은 제출받은 회생계획안을 살펴본 후 채권자 등 관계인 집회를 거쳐 7월 말경 회생계획안 인가 결정을 내릴 전망이다. 이후 실질적인 자금이 투입되고 AOC 재취득과 운항 재개가 이뤄지는 정상화 과정에서 성정의 자신감과 업계의 의문이 입증될 전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이어져 온 항공업황 악화로 항공사들의 경영난 회복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특히 1년 넘게 운항이 중단돼 온 이스타항공은 정상화까지는 더 긴 시간이 필요한 만큼 성정의 자신감은 장기간에 걸쳐 입증이 이뤄져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스타항공 항공기.ⓒ이스타항공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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