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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방송 뷰]19금도 안 통한다…죽 쑤는 청춘물 문제점


입력 2021.06.30 14:28 수정 2021.06.30 14:28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알고있지만'·'월간 집'·'멀리서 보면 푸른 봄'

2%의 벽을 넘기 힘든 청춘물들

ⓒJTBC

'알고있지만'과 '월간 집', '멀리서 보면 푸른 봄'까지. 청춘물들이 '현실 반영'을 카드로 내세웠으나 지지부진한 반응을 얻고 있다.


지난 26일 방송된 JTBC 토요드라마 '알고있지만'이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 전국 유료방송가구 기준 1.253%를 기록했다. 1회 시청률이 기록한 2.207%에 비해 절반가량 하락한 수치다.


이날 '알고있지만'은 19금으로 편성됐다. 끝이 빤히 보이지만, 그럼에도 끌리는 마음을 어쩌지 못하는 유나비(한소희 분)와 박재언(송강 분)의 아슬아슬함을 제대로 보여주기 위한 편성이었다. 실제로 이날 유나비는 다른 동기와 키스를 하는 박재언을 목격하고도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그를 거부하지 못하고 키스를 하는 파격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키스신은 물론, "연애를 꼭 해야 하는 건가?", "넌 안 아쉬웠어? 난 너랑 하고 싶었어" 등 박재언의 연애관을 드러내는 대사들도 적나라했다.


제작발표회 당시 마냥 달달하고, 즐겁지만은 않은 청춘들의 연애를 현실적으로 보여주겠다고 언급한 만큼, 포장하지 않은 날 것 그대로의 연애를 보여주려는 모습들이 이어졌다.


청춘물들이 현실을 담기 시작한 것은 비단 최근의 일만은 아니다. 앞서 '쌈, 마이웨이'가 청년들 사이에서 팽배했던 수저 계급론을 스토리 안에 잘 녹여냈다는 평가를 받았으며, 지난해 방송된 '청춘기록'과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역시 불안한 청춘들의 내면을 섬세하게 담아내면서도 각자의 방식으로 이를 극복하는 과정을 흥미 있게 그려내 호평을 받았었다.


그러나 19금 편성까지 감수하며 시도한 '알고있지만'의 파격은 시청률 반토막이라는 결과물을 받아야 했다. 현실 반영의 디테일함을 거듭 강조하던 '알고있지만'이지만, 첫 회에서 보여준 유나비와 전 남친의 에피소드를 제외하고는 청춘들의 공감을 끌어낼만한 특별한 것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집에서 한잔할 건데, 갈래?"라고 돌직구로 묻는 장면이나, 갑자기 터진 생리에 전전긍긍하는 유나비를 도와주던 박재언이 소문을 낼까 걱정하는 그에게 "너는 그럼 남자들 갑자기 텐트 치는 거, 만약 수업 중 나 그렇게 된 거 보면 애들한테 말할 거냐"고 묻는 모습 등 포장하지 않은 현실들을 가감 없이 보여주는 시도들은 이어졌으나, 이것이 현실 청춘들의 공감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어디가 하이퍼리얼리즘이라는 것이냐"는 반응이 나오는 것도 그 이유다.


ⓒJTBC, KBS2

최근 현실성을 강조한 청춘물들이 대부분 비슷한 흐름이다. KBS2 '멀리서 보면 푸른 봄'(이하 '멀푸봄')은 금수저 여준(박지훈 분)과 흙수저 남수현(배인혁 분)을 통해 저마다의 사정과 불안을 지닌 청춘들의 현실을 보여주려고 했으나, 이는 이미 '청춘기록'에서 한 차례 보여준 것과 다르지 않았다. 금수저, 흙수저의 이분법적인 구분보다는 개인의 내면에 집중해 현실성을 높이려 했으나, 오히려 후발주자인 '멀푸봄'의 고민이 '청춘기록'보다도 얕다는 평가다. 어딜 가나 중심이 되는 여준과 여유가 없어 자발적 아싸를 자청하는 수현의 대비는 금수저와 흙수저의 클리셰 그 이상을 보여주지 못했고, 이마저도 최근 청춘들 사이 연애담에 몰두하며 이도 저도 아닌 전개를 보여주고 있다.


JTBC '월간 집'은 요즘 청년들의 관심사인 부동산이라는 새로운 현실을 끌고 들어왔다. 집에서 사는(live) 여자와 집을 사는(buy) 남자의 내 집 마련 로맨스를 그린 드라마로, 내 집 마련에 전전긍긍하는 나영원(정소민 분) 캐릭터에 청춘들의 현실을 반영했다. 아직까지는 시청자들에게 크게 유효하게 다가가지는 못하고 있다. 2% 이하의 낮은 시청률은 물론, 나영원의 '짠내'를 강조하기 위한 에피소드들이 작위적으로 활용된 탓에 오히려 비현실적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팍팍한 현실을 드라마에 제대로 반영하겠다는 포부들을 내세웠으나 쉽지 않은 모양새다. 겉핥기 식 고민 반영과 깊이 없는 에피소드의 나열로는 청춘들의 진짜 현실을 담을 수 없을뿐더러 드라마의 재미까지도 놓칠 수 있다. 현실반영이라는 늪에 빠진 청춘물들이 공감 획득에도 실패하며 재미까지 놓치고 있어 아쉬움을 남긴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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