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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수기 맞은 주류업계, 거리두기 개편안 연기에 ‘허탈’


입력 2021.07.01 14:03 수정 2021.07.01 14:05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새 거리두기 시행 하루 앞두고 연기 발표

주류업계부터 연관 업계 잇따라 ‘피해’ 호소

서울과 수도권이 현재 거리두기 체계를 일주일 연장하기로 한 30일 오후 서울 마포구 한 식당을 찾은 시민들이 시간을 보내고 있다.ⓒ뉴시스

사회적거리두기 새 개편안 시행을 앞두고 예기치 못하게 제동이 걸리면서 주류업계를 비롯한 연관 업계가 허탈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서울시와 25개 자치구는 7월1일 시행 예정이던 새로운 사회적 거리두기 적용 시점을 일주일 연기하기로 지난달 30일 합의했다. 예정대로라면 정부의 새로운 거리두기 개편에 따라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은 2주간 6인까지 모임이 허용되고, 이후엔 8인까지 가능했다.


하지만 최근 서울에 확진자가 연이어 쏟아져 나오면서 비상이 걸렸다. 지난 1주일간 하루 평균 465명의 확진자가 수도권에서 발생하면서다. 이는 새로운 거리두기 3단계에 해당하는 하루 평균 500명선에 근접한 수치다. 변이 바이러스 확산에 따른 우려 역시 영향을 미쳤다.


주류업계는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또 한번 성수기 대목을 놓칠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주류 시장은 통상적으로 더위가 찾아오는 여름철 성장세를 보인다. 호프집에 삼삼오오 모여 시원하게 술을 마시는 문화가 정착돼 있어서다.


일각에서는 ‘홈술’ 문화가 주류 시장의 공백을 대체했다는 목소리도 있지만 전체 주류 시장을 채우기엔 역부족이라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지난해부터 이어져 온 영업시간과 인원 제한 등으로 인해 상당수의 기업들이 회식을 지양하는 분위기로 돌아서면서 주류 업계는 막대한 손해를 보고 있다.


주류업계는 앞으로가 더욱 문제라고 입을 모은다. 특히 변이 바이러스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7~8월 예고돼 있는 지역 축제를 마케팅 포인트로 활용할 수 없다는 점에서 고민이 깊다. 주류업계는 매년 열리는 지역축제를 통해 판촉 활동을 전개해 왔다.


업계 관계자는 “사회적 거리두기 개편과 함께 인원과 시간제한이 풀리면 마케팅에도 변화가 있을 예정이었다”며 “지역축제 등 시음행사와 판촉행사 준비도 마친 상황이지만, 위급한 상황에 자칫 술을 권하는 것처럼 비춰질수 있어, 좀 더 신중하게 움직일듯 하다”고 설명했다.


서울과 수도권이 현재 거리두기 체계를 일주일 연장하기로 한 30일 오후 서울 마포구 홍대거리에서 시민들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뉴시스

주류를 취급 판매하는 외식업장도 한숨을 내쉬긴 마찬가지다. 거리두기 개편안에 맞춰 테이블 재정비 등 영업 준비에 나섰지만 갑작스레 연기 되면서 인원과 시간 제한이 그대로 유지돼 매출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자영업자의 어려움은 더욱 깊어졌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격상 조치가 반복되면서 사람들의 발길이 뚝 끊겼고, 마진이 큰 저녁 주류 판매를 하지 못하게 되면서 매출은 물론 수익성마저 포기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이들은 일 년 이상 ‘연장의 연장’만 거듭되고 있는 상황이 가장 지옥같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종료 여부 역시 명확하게 예측할 수 없다는 점이 관계자들의 숨통을 조이는 대목이다. 상황이 나아질만 하면 확진자 수가 급증해 희망이 없다는 반응이 나오는 것이다.


서울시 은평구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이모(40대)씨는 “며칠 전 6명 단체 손님 예약을 받고 식재료까지 장만했는데, 갑자기 하루 전 연장소식을 들었다”며 “그냥 끝나지 않는 이 상황이 너무 힘들다. 나라의 명령을 잘 따랐으니 나라에서 댓가를 잘 치러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히 노래방·유흥주점 등을 중심으로 비판도 거세다. 이들은 고위험 시설로 분류돼 지난 4월 부터 사실상 개점 휴업상태다. 정부는 해당 업소들의 손실에 대해 ‘특별휴업지원금’ 지급 여부를 결정한다고 밝혔지만, 지난해 손실에 대한 소급적용이 사실상 어려워 지면서 반발이 더욱 거센 상황이다.


경기도 평택에서 유흥주점을 운영하는 노모(50)씨는 “집합금지명령으로 13주째 쉬고 있다. 국민의 의사를 무시하는 것 같다”며 “오픈 준비에 청소부터 한 두푼이 들어가는 것도 아닌데 하루 전 발표를 하는 게 말이나 되냐”고 기자를 향해 되물었다.


이어 “물가도 비싼데 과일부터 다 들여놨다. 고스란히 썪혀 버리게 생겼다”며 “정부에서는 지원금 준다고 하지만 임대업자만 좋은 일 시키는 거다. 이렇게 힘들다고 10원 한 푼 안 깎아 준다. 건물주야 우리가 나가도 다른 사람이 다시 들어가면 그만이지만, 우리는 망하면 다시 일어설 수가 없다”고 하소연했다.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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