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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규놀이했다고?’ 데스파이네는 왜 소리 질렀나


입력 2021.07.04 21:07 수정 2021.07.05 18:14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3회 데스파이네 상대로 투구수 10개 기록

KBO 통산 최다 투구수는 이용규의 20개

이용규와 데스파이네. ⓒ 연합뉴스

KT 선발 데스파이네가 키움 이용규에게 불필요한 어필을 하면서 야구팬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4일 KT와 키움의 경기가 열린 수원 구장.


5회 타석에 들어선 이용규는 데스파이네와 10구째까지 가는 접전을 벌였다. 초구 스트라이크, 2구 파울을 이끌어낸 데스파이네는 이후 직구 2개가 볼로 빠지며 2볼-2스트라이크 상황으로 이어졌다.


이후 이용규는 공 4개를 파울로 커트해내는 끈질김을 선보였다. 이용규의 트레이드마크와도 같은 ‘용규 놀이’였다.


데스파이네는 자신이 갖고 있는 직구와 커브, 체인지업을 모두 던지고도 이용규를 제압하지 못하자 결국 제구가 불안한 커터를 9구째 던졌고 볼이 되면서 풀 카운트가 됐다. 마침내 10구째 체인지업으로 이용규는 1루수 앞 땅볼로 물러났다.


예기치 못한 상황은 다음에 이어졌다. 데스파이네는 1루로 달려가던 이용규에게 소리를 질렀다. ‘용규 놀이’로 인해 자신의 투구수가 크게 늘어난 것에 대한 불만 표출이었다.


이에 이용규가 물러서지 않고 데스파이네와 맞섰고 일촉즉발의 상황은 양 팀 선수들이 말리면서 불미스러운 일로 번지지 않았다.


이용규의 콘택트 능력은 리그 최고 수준이다. ⓒ 뉴시스

‘용규 놀이’란 투 스트라이크 상황에서 타자가 계속해서 투수 공을 커트해내는 것을 말한다. 투수 입장에서는 승부구로 던진 공이 계속해서 커트되면서 투구수가 늘어날 경우 심리적으로 동요가 생길 수밖에 없다.


그렇다 하더라도 타자에게 직접적으로 불만을 나타내는 것은 스포츠맨십 부족이라는 말 외에 표현할 길이 없다. 타자는 규정 안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쏟아내는 것이기 때문이다.


메이저리그에서도 타석당 투구수가 10개 이상 넘어가는 ‘용규 놀이’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하지만 타자가 많은 투구수를 유도했다고 투수가 직접적으로 불만을 나타낸 사례는 없다. 오히려 관중들은 끈질기게 물고 늘어진 타자에게 박수를 보낸다.


한편, KBO리그에서 한 타석 최다 투구수 기록은 이용규가 지니고 있다. 이용규는 KIA 시절이던 지난 2010년 넥센 박준수를 상대로 무려 20개의 공을 이끌어낸 바 있다. 최다 투구수 2위 역시 이용규가 갖고 있으며 한화 유니폼을 입었던 2015년, 친정팀 KIA를 상대로 17개의 공을 던지게 했고 당시 선발이던 양현종이 조기 교체되는 직접적 원인이 되기도 했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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