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 비용 지출에 코로나19로 실적 악화...자금부담 증대
통합 이후 '독과점 노선' 운임인상, 원가상승률 이하로 제한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한 뒤 통합하는데 약 6000억원의 비용이 들어갈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기존 인수 자금 1조8000억원을 포함하면 국내 메가 캐리어(Mega Carrier·초대형 항공사)' 탄생에 총 2조4000억원이 드는 것이다.
11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인수 후 통합 전략(PMI)에서 통합 비용을 6000억원으로 추산했다. 기존 인수자금인 1조8000억원에 통합비용까지 더해지면 대한항공은 통합 항공사 출범에 총 2조4000억원을 투입하게 된다.
대한항공은 주요 국가 경쟁당국으로부터 기업결합 승인을 받고 이르면 내년경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할 예정이다.
이후 2년간 자회사로 운영하면서 통합 작업을 진행하겠다는것이 회사측의 계획이다. 대한항공은 2년간 항공권 예약·발권, 고객 데이터 등의 전산 시스템을 통합하고 승무원 통합 운영, 직원 재교육 등을 진행한다. 통합 비용 대부분은 전산 시스템 등 IT 통합에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또 마일리지 병합도 진행할 예정으로 대한항공의 마일리지 가치가 상대적으로 높아 통합 전까지 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를 최대한 소진하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이 과정을 마치고 이르면 2023년 말, 늦어도 2024년에는 단일 통합 항공사를 출범시킨다는 것이 회사측의 로드맵이다.
인수자금 외 통합 비용이 추가 발생할 것으로 보이면서 대한항공의 자금 부담도 증대될 전망이다. 대한항공은 이미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상당히 비용이 지출된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실적도 이전보다 상당히 악화된 상태다.
대한항공은 3000억원의 인수 계약금과 4000억원의 중도금을 포함해 1조원의 인수 자금을 이미 아시아나항공에 지급했고 아시아나항공 지분 매입을 위한 유상증자 잔금 8000억원을 지급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인수 이후 다시 회사채를 발행하거나 추가 유상증자를 통해 통합 비용 6000억원을 마련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통합 시너지가 3000억~4000억원으로 추산되는 만큼 통합 비용은 미래 투자로 봐야 하지 않겠냐는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통합 이후 점유율이 70% 이상인 13개 독과점 노선은 운임관리대상 노선으로 지정될 전망이다. 운임관리대상 노선으로 지정되면 국토교통부의 관리·감독 하에 운임 인상이 억제될 수 있다.
앞서 국토부는 지난해 11월 양사 인수합병(M&A)으로 인한 독과점과 항공요금 인상 등 우려에 대해 유가 등으로 인한 원가상승률 이하로 운임을 인상할 수 있도록 유도하면서 소비자 편익이 저해되지 않도록 적극 관리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아울러 산업은행도 '대한항공 경영평가위원회'를 통해 운임·노선 등 소비자 편익 관련 제반 사항 등을 점검하며 대한항공의 일방적 운임 인상을 견제한다.
한편 대한항공은 통합 이후 아시아나항공 직원 고용을 유지한다는 방침도 PMI를 통해 재확인했다. 승무원의 경우 운항 노선 변동이 없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고용이 유지되고 관리행정직 중복 인원 1260명에 대해서도 인위적 구조조정은 하지 않는다.
이와함께 통합 이후 신설되는 통합전담 관리조직에 중복 인원을 투입하거나 재교육 후 인력 재배치를 한다. 원칙적으로 아시아나항공 자회사뿐 아니라 협력사 직원 고용도 유지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