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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사상 초유 리그 중단, 두산·NC는 달랑 사과문 한 장?


입력 2021.07.13 09:30 수정 2021.07.13 09:30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기존 매뉴얼 깨고 리그 중단 결정, 코로나19 확진자 나온 두산·NC 최대 수혜

중단 결정 발표된 후에야 사과문 발표, 구단 징계 등 후속 조치에 쏠리는 관심

2021 KBO리그 30경기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순연됐다. ⓒ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사상 초유의 KBO리그 중단을 놓고 이런저런 말들이 많다. 특히 이번 결정으로 가장 이득을 보게 된 두산 베어스와 NC 다이노스를 향한 시선이 곱지 않다.


프로야구가 중단된 것은 두 팀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데 따른 결과다.


NC 선수단이 지난 8일 원정 숙소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해 전원 PCR 검사를 받았고, 이중 2명이 9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10일에는 1명의 추가 확진자가 나왔다. 두산에서는 10일 2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


KBO가 시즌 전 발표한 매뉴얼에 따르면 리그를 강행하는 데는 아무런 지장이 없다.


지난해 정규시즌에는 1군 선수단에서 확진자가 발생할 경우 역학조사 결과에 따라 리그 중단을 결정 할 수 있었지만 올 시즌에는 자가격리 대상자를 제외한 대체 선수로 중단 없이 운영되는 것이 기존에 세운 방침이었다.


만약 구단에 확진자가 나와도 리그 중단 없이 2군 선수들로 리그를 치르면 된다. 매뉴얼대로라면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NC와 두산은 당연히 2군 선수들로 부족한 1군 엔트리를 채워 경기에 나섰어야 했다.


하지만 긴급이사회는 최근 전 사회적으로 코로나19가 급속하게 확산되고 있어 방역 당국의 감염병 확산 방지 정책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기 위해 잔여 경기 순연을 결정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연일 1000명대를 기록하고 있는 상황에서 수도권은 지난 12일부터 사실상 셧다운에 준하는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시행됐다. 4단계는 무관중 경기가 가능하지만 추가 확진자 발생을 막고자 하는 명분론이 힘을 얻으면서 결국 출범 40년 만에 사상 초유의 리그 중단이 이뤄졌다.


이 과정에서 두산과 NC는 가장 이득을 보게 됐다. 리그가 계속 강행됐다면 완전한 전력을 구성할 수 없었기에 두 팀은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게 됐다.


ⓒ NC다이노스

다만 팀 내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고, 리그가 중단되는 과정에서 두 구단의 대응은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


긴급이사회가 7월 13일부터 18일까지 편성된 KBO리그 전 경기 순연을 결정하자 두 팀은 기다렸다는 듯이 “KBO리그 일정에 차질이 생기게 된 점에 대하여 사과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팀 내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을 때 아무런 입장도 내놓지 않았던 두 팀이 원하는 결과물을 얻자 나란히 사과문을 발표했다.


물론 코로나가 걸리고 싶어 걸리는 것은 아니다. 방역수칙 준수는 코로나에 걸릴 가능성을 낮춰줄 뿐이지 감염 자체를 차단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구단은 방역과 선수단 관리 실패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일각에서는 일부 확진 선수들이 호텔에서 방역 수칙을 위반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는데 이에 대한 구단의 적극적인 해명은 그 어디에도 없었다.


확진자·밀접접촉자 정보나 감염 경로 등은 공개할 수 없다는 방역 당국 지침에 침묵했다가 뒤늦은 사과에 나서는 모양새다.


하지만 이는 사과문 한 장으로 무마될 일은 아니다. 리그 중단은 출범 40년 만에 발생한 사상 초유의 일이다.


이에 따라 두산과 NC의 후속 대응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NC의 경우 방역당국 역학조사에서 방역수칙 위반이 확인될 경우 리그 코로나 대응 매뉴얼에 따라 구단 징계 등 후속 조치를 하겠다고 입장을 내놨다. 결코 솜방망이 처벌에 그쳐서는 안 된다.


프로야구는 도쿄올림픽 휴식기까지 약 한 달 간 일정을 멈춰 서지만 여론의 시선은 여전히 두 구단에 쏠려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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