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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에 ‘선빵’ 날린 韓 국회…“빅테크 규제에 전 세계 주목”


입력 2021.08.03 17:46 수정 2021.08.03 17:56        김은경 기자 (ek@dailian.co.kr)

美 앱공정성연대, 국회 찾아 법안 당위성 힘 실어

과방위, 공정위-방통위 ‘중복규제’ 문제없다 ‘쐐기’

마크 뷰제 미국 앱공정성연대(CAF) 창립임원이 3일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회의실에서 열린 ‘구글 갑질 방지법’ 관련 정책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데일리안 김은경 기자

미국 등 여러 국가에서 빅테크 기업 규제 논의가 본격화하는 가운데, 국회 통과가 임박한 ‘구글 갑질 방지법’에 세계적인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해당 법안이 한국에서 세계 최초로 통과되면 다른 국가들의 입법기관도 이를 참고해 후속 대응에 나설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미국 앱공정성연대(CAF)의 마크 뷰제 창립임원(매치그룹 수석부사장)이 3일 한국 국회를 찾아 법안 통과 당위성에 힘을 실으며 국제 공조를 강화한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다.


CAF는 에픽게임즈·스포티파이·매치그룹 등 미국 기업들이 결성한 단체다. 이들 기업은 애플과 구글을 상대로 관련 소송을 진행 중이다. 한국에서 법안이 통과되면 이들의 소송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법안이 9부 능선을 넘긴 했지만, 아직 최종적으로 통과된 것이 아닌 만큼 국내 인터넷업계는 물론 CAF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일각에서는 미국 기업인 구글과 애플을 규제하는 법안이 통과되면 미국과의 통상마찰이 발생할 수 있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부처 간 중복규제 문제도 제기됐다.


그러자 CAF가 직접 한국 국회를 찾았다. 미국은 이미 빅테크 기업의 반독점 규제에 착수했고 유사한 법안을 추진 중이기 때문에 통상마찰 우려가 없다며 설득에 나선 것이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3일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회의실에서 ‘구글 갑질 방지법’ 관련 정책간담회를 개최했다. 사진 왼쪽부터 박성호 한국인터넷기업협회 회장, 이용빈 의원, 윤영찬 의원, 조승래 의원, 마크 뷰제 미국 앱공정성연대(CAF) 창립임원, 김상희 의원, 정필모 의원, 안정상 수석전문위원이 간담회 시작 전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데일리안 김은경 기자
 CAF “바이든 행정부, 이미 규제 착수…통상 우려 없어”

마크 뷰제 부사장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회의실에서 열린 ‘구글 갑질 방지법’ 관련 정책간담회에 참석해 “일각에서는 이 법이 국가 간의 무역분쟁을 촉발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지만, 최근 미국과 유럽 등 여러 국가의 정책 방향성을 보면 전혀 근거 없는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실제 최근 바이든 행정부는 디지털 반독점 전문가인 리나 칸을 연방거래위원회(FTC) 위원장으로 앉혔다. 지난달 7일에는 미국 37개주 법무장관들이 플레이스토어 상에서 인앱결제 강제하려는 구글을 미국 독점방지법 위반 혐의로 제소했다.


미국 연방 하원에도 한국 법과 유사한 법안이 계류돼 있다. 유럽에서도 ‘반독점 저승사자’로 불리는 유럽연합(EU)과 영국 기관들도 인앱결제 강제에 대해 반독점 행위로 조사에 착수했다.


그는 “이런 국제적인 정책 흐름은 한국 국회의 개정안 통과가 주요 국가들과의 통상마찰을 절대 야기하지 않을 것임을 보여준다”며 “CAF에 많은 기업이 속해 있다는 점을 미뤄봤을 때 이는 일부 거대 플랫폼 기업의 이익이 미국의 국익과 동일하지 않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가운데)이 3일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회의실에서 마크 뷰제 미국 앱공정성연대(CAF) 창립임원과 ‘구글 갑질 방지법’ 관련 정책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데일리안 김은경 기자
“다음달 17일 결산국회 논의 후 법사위 통과 예상”

‘구글 갑질 방지법’(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은 지난달 20일 국회 상임위원회를 통과한 뒤 법제사법위원회와 본회의 통과 절차만을 남겨두고 있다.


올해 들어 여러 차례 논의가 지연되면서 속도를 내지 못하다가 같은 날 안건조정위원회와 전체회의를 차례로 통과하면서 험난했던 상임위 문턱을 비로소 넘었다.


여당이 법안 통과에 강력한 의지를 보이고 있어 본회의 통과도 유력한 상태다.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8월 법사위에 상정돼 처리될 것으로 예상하지만 아직 여야 원내대표 간 의사일정 진행 협의가 안 되고 있다”며 “17일 결산국회에서 논의된 후 처리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남은 쟁점은 공정거래위원회와 방송통신위원회 간 ‘중복규제’ 논란이다. 과방위는 방통위의 손을 들어줬지만, 법사위 통과 과정에서 또 다시 부처 간 이견이 제기돼 발목이 잡힐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공정위는 앱마켓 사업자에 대한 금지 규정은 공정거래법상 불공정거래행위나 시장지배적 지위남용행위와 중복된다는 점에서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방통위는 플랫폼 사업자로부터 발생하는 전문적이고 기술적인 문제들을 공정거래법으로만 따로 떼어서 보기 어렵다고 주장한다.


조 의원은 이날 “중복 규제 문제는 없다”고 못을 박았다. 그는 “중복 규제가 아닌 ‘단일 규제’를 어떤 기관이 할 것인가의 문제이고, 구체적 위반 행위에 대해 법안에 명시했기 때문에 충돌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마크 뷰제 부사장도 “미국에서도 한국과 동일하게 비슷한 사안에 대해 한 기관에서 규제하고 있으며 중복 이슈는 없다”고 말했다.

김은경 기자 (e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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