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상’시 KB 제치고 금융대장주로
“밸류 상당 반영...추가 상승도 글쎄”
카카오뱅크가 6일 코스피 시장에 입성하는 가운데 상장 첫날 주가 움직임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앞서 카카오뱅크는 공모가가 고평가됐다는 논란에도 불구하고 청약 흥행에 성공했다. 다만 추세적인 상승이 어려울 것이란 비관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의 상장 당일 유통 가능한 카카오뱅크 주식은 전체 주식의 22.5%인 1억712만2710주다. SK바이오사이언스(11.63%), SK아이이테크놀로지(15.03%)보다는 높지만 하이브(19.79%), 카카오게임즈(20.51%)와 비슷한 규모다.
업계에서는 유통 물량이 더욱 낮아질 수 있다고 전망한다. 의무보유 확약을 걸지 않은 서울보증기금·우정사업본부·이베이코리아·예스24 등 기존 주주들의 장기 보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다. 대량 매도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선 ‘따상’(공모가의 두 배로 시초가 형성 뒤 상한가) 기대감이 형성됐다.
지난달 26~27일 진행된 카카오뱅크 일반 투자자 대상 청약에는 총 58조3020억원의 증거금이 모였다. 청약 증거금 규모는 역대 5위로 182.7대 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중복 청약이 적용되지 않은 IPO라는 점을 감안하면 흥행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앞선 기관 수요예측에서도 카카오뱅크는 역대 최고 수준인 2585조원의 주문이 몰리며 흥행을 예고했다. 경쟁률은 1733대 1이었다.
공모가는 3만9000원으로 상장 후 따상에 성공하면 주가는 10만1400원까지 뛴다. 일반 청약자는 하루에 주당 약 6만2400원의 차익을 얻을 수 있다. 시가총액도 48조원대로 올라서 KB금융을 제치고 금융대장주 자리에 올라서게 된다.
그러나 몸값 고평가 논란이 이어지며 따상에 대한 기대감을 낮춰야 한다는 지적도 끊임없이 제기된다. 기존 은행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4배 수준이지만 카카오뱅크의 PBR은 3.4배 수준이다. 또 카카오뱅크는 비교 기업으로 미국의 로켓 컴퍼니스, 브라질의 파그세구로 디지털, 러시아의 TCS그룹 홀딩스, 스웨덴의 노르드넷 등 4곳을 제시했다. 국내외 유명 인터넷은행과 국내 금융지주사들은 제외했다.
현재 카카오뱅크는 은행주가 아닌 플랫폼 기업으로서의 성장성을 내세우고 있다. 업계에선 구체적인 사업 방향성을 확인해야 한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플랫폼 사업은 성장성이 높지만 이익 비중의 큰 변화는 미지수란 분석이다. 플랫폼 기업의 밸류에이션이 이미 충분히 반영돼 향후 추가적인 반등이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또 이미 1600만 이상의 고객(계좌 없이 이용약관 동의 고객 포함)을 확보한 만큼 고객 수 측면의 성장성은 점차 둔화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특정 대출 영역의 수익성 유지도 주요 과제다.
김은갑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상장 직후 주가는 긍정적 흐름을 보일 수도 있지만 은행으로서의 성장성, 플랫폼 비즈니스에 대한 기대감 등을 이미 상당부분 반영한 밸류에이션”이라며 “상장 이후 주가가 추세적으로 의미있게 상승하는 모습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판단”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향후 금융플랫폼의 성과가 관건이 될 것으로 평가했다. NH투자증권은 카카오뱅크의 기업가치를 은행업과 플랫폼 관점에서 각각 9조9000억원, 23조2000억원으로 추산했다. 두 가지 관점에서 산출한 평균 기업가치는 16조6000억원으로 적정 주가는 3만4694원이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카카오뱅크가 금융 플랫폼 관점에서 어떤 모습을 보이는가에 따라 플랫폼 가중치는 달라질 수 있다”면서 “기존 시중 은행들도 금융 플랫폼 측면에서의 성과에 따라 플랫폼 관점에서 밸류에이션을 받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