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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영화 뷰] '방법:재차의'로 벽에 부딪친 연상호표 '트랜스 미디어'


입력 2021.08.06 08:41 수정 2021.08.06 08:45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웹툰 '지옥'→넷플릭스

'방법2' 스핀오프 '괴이'→티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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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방법'이 영화 '방법:재차의'로 영역을 넓히는 호기로운 시도를 했으나 처참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지난달 28일 개봉한 이 작품은 6일 기준 15만 명의 관객 밖에 모으지 못했고, 현재는 신작 공세에 밀려 박스오피스 상위권에서도 멀어졌다.


'방법:재차의'는 2019년 방영한 tvN 드라마 '방법'에 이어 각본을 쓴 연상호 감독과 김용완 감독이 드라마의 주요한 세계관과 캐릭터를 그대로 이어가되 전통 설화에 등장하는 되살아난 시체, '재차의'란 소재를 접목시킨 영화다. '방법:재차의'는 기존 드라마의 팬과 보지 않은 일반 관객을 모두 유입시키기 위해 이해가 쉬울 수 있도록 극 중 설정에 대한 설명과 이외의 볼거리들의 첨가했지만 결과적으로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지 못했다.


하나의 스토리가 영화, 드라마, 웹툰 등 다양한 미디어를 넘나들며 확장되고 서로 융합하는 트랜스 미디어 작품인 '귀멸의 칼날:무한열차편', '블랙 위도우' 등의 작품이 성공하고 앞서 '나쁜 녀석들:더 무비', '설국열차'가 국내의 투 트랙 콘텐츠 가능성을 보여줬지만 '드라마:재차의'는 성공 대열에 진입하지 못하며 트랜스 미디어 실패 사례로 남게 됐다.


주로 즐겨보며 소비하는 미디어에 머물며 다른 미디어로 넘어가지 않는 소비자들의 성향은, 트렌드에 섣불리 편승할 것이 아닌 하나의 이야기가 미디어를 통해 교차될 시의 진입장벽을 낮춰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한 제작사 관계자는 "드라마 팬은 보고 싶을 수 있지만, (드라마를) 보지 않은 관객들 입장에서는 소외 당한 채 시작한다는 심리가 있다. 오컬트 같은 장르 색이 진해 장르 호불호가 강한 작품은 더욱 그렇다"라며 "세계관이 연결됐다고 알려지면 드라마를 주로 보지 않는 관객 같은 경우 '영화를 보기 위해 굳이 드라마를 봐야 할' 이유를 찾지 못한다. 예로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가 드라마로 대성공을 했지만, 웹툰을 주로 소비하지 않는 사람들은 아무리 재미있게 봤어도 찾아보지 않는다. 그저 드라마로 남을 뿐이다. 더군다나 영화는 시간을 내고 티켓값을 지불해야 하는 수고로움이 있어 다른 미디어보다 관객을 유입시키기 더 여럽다"라고 바라봤다.


영화와 웹툰, TV와 OTT를 오가며 꼼꼼하고 흥미로운 세계관을 구축해 '연니버스'란 수식어를 가지고 있을 만큼 그의 트랜스 미디어 시도는 처음이 아니다. 영화 '부산행'을 시작으로 애니메이션 '서울역'과 영화 '반도'를 만들었고, '반도'는 지난해 여름부터 카카오 페이지에서 프리퀄 웹툰이 연재 중이다. 그는 이 과정을 통해 미디어 별로 세계관은 공유하되 각자의 서사로 독립성을 가지며 특징을 달리 했지만 미디어 단절의 한계점에 부딪치곤 했다.


연상호 작가는 인터뷰를 통해 "트랜스미디어라는 말이 유행처럼 퍼지고 있다. (예를 들어) 영화를 좋아해 '재차의'를 보지만 드라마는 좋아하지 않아 '방법'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사람도 있다. 웹툰에서는 유명한 작가이지만 잘 모르는 경우도 있다. '반도'는 프리퀄 만화가 카카오 페이지에서 연재를 하고 있다. 재미있다고 생각한 것은 만화를 안 보시는 분들은 '반도'의 프리퀄이 연재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만큼 매체의 결합이 잘되지 않고 각자의 영역이 견고하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은 함께 시너지를 내는 것보다 진입 장벽이 더 높은 것 같다"라고 앞선 시도를 통해 피부로 느낀 걱정을 털어놓은 바 있다.


하지만 그는 장르의 벽을 부셔나가는 작업을 계속 이어나간다.하나의 세계관을 가지고 여러 미디어로, 어디서든 연결이 돼 즐기는 관람 방식이 곧 자리잡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었다.연 작가는 웹툰 '지옥'은 넷플릭스로, 드라마 '방법' 시즌2의 스핀오프 작품 '괴이'는 티빙을 통해 공개할 예정이다. '방법:재차의'로 완벽한 세계관 뿐 아니라 미디어 진입장벽을 깨는 일이 중요한 과제로 남은 지금, 어떤 방식으로 보완해 작품을 내놓을지 이목이 쏠린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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