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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헬로스테이지] ‘마리 앙투아네트’, 화려한 무대에 올린 비극


입력 2021.08.06 14:43 수정 2021.08.06 14:43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10월 3일까지 서울 샤롯데씨어터

ⓒEMK뮤지컬컴퍼니

프랑스의 왕비였지만, 이방인을 벗어나지 못하고 결국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진 마리 앙투아네트. 그의 삶을 조명한 뮤지컬 ‘마리 앙투아네트’는 역사적으로 유명한 인물을 다루고 있는 만큼 대중에게 익숙한 소재로 관객들을 찾았다.


지난달 13일부터 샤롯데씨어터에서 개막한 ‘마리 앙투아네트’는 2014년 초연에 이어 2019년 재연을 올린 이후 2년 만에 다시 무대에 올려졌다. 초연 당시 무대, 의상, 대본, 음악을 한국 관객의 정서에 맞게 대폭 수정했다. 오리지널 버전은 허구의 인물인 빈민 출신 여성 혁명가 마그리드 아르노를 중심으로 서사를 풀어나갔다면, 한국 버전은 단두대에서 생을 마감한 프랑스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의 삶과 사랑을 함께 보여준다.


작품은 실존 인물 마리 앙투아네트의 아름답지만 비극적인 인생과 ‘목걸이 사건’ ‘바렌 도주 사건’ ‘단두대 처형’ 등 대중에게도 친숙한 역사적 사건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이어간다. 특히 극은 마리 앙투아네트의 화려함 삶을 그려내는 동시에, 그 안의 인간적인 면을 동시에 담아낸다.


ⓒEMK뮤지컬컴퍼니

마리 앙투아네트의 화려한 삶은 풍성한 주름 장식과 화려한 보석, 그리고 높게 치솟은 가발로 표현된다. 이런 장치들은 관객들의 눈을 매혹시키기에 충분하다. 특히 어둡고 가난한 빈민촌의 여인 마그리드 아르노를 내세워 마리 앙트와네트와 대조적인 삶을 더 강조한다.


외적으로 마리 앙투아네트의 화려한 삶은 효과적으로 부각됐지만, 그 이면을 조명하는 과정은 다소 촘촘하지 못한 서사로 설득력이 떨어진다. 작품은 단순히 여성 서사를 넘어 인간의 존엄을 다룬다. ‘우리가 꿈꾸는 정의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다각도로 정의를 담아내려던 시도도 엿보이지만 이 역시도 아쉬움이 남는다. 18세기 프랑스 혁명을 단순하게 음모와 물질로 치부하는 듯한 느낌이 진하게 남는다.


다행스럽게도 이런 아쉬움은 배우들의 연기와 웅장한 무대 연출, 그리고 넘버(음악)들이 어느 정도 상쇄시킨다. 마리 앙투아네트 역에 김소현·김소향은 물론 마그리드 아르노 역의 김연지·정유지, 악셀 폰 페르젠 백작 역에 민우혁·이석훈·이창섭·도영 등을 비롯한 출연진의 수려한 가창력과 연기력이 시종일관 눈과 귀를 사로잡는다. 10월 3일까지 서울 샤롯데씨어터.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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