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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인터뷰] 강민아를 채우는 긍정적 에너지


입력 2021.08.08 14:00 수정 2021.08.08 09:49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배우로서의 장점은 내 성격…낯 안 가리고 태평한 스타일”

“직업과 일상 분리하며 둘 다 잘하기 위해 노력 중”

ⓒ에이치앤드 엔터테인먼트

배우 강민아는 ‘멀리서 보면 푸른 봄’의 청춘 김소빈처럼, 치열하게 고민하며 성장하는 중이다.


강민아는 20대들의 고군분투기를 담은 KBS2 드라마 ‘멀리서 보면 푸른 봄’에서 소심하지만 인내심 강하고 성실한 청춘 소빈을 연기했다. 존재감도 부족하고 때로는 우유부단한 모습을 보이기도 하지만,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며 성장하는 과정이 공감을 자아냈다.


처음에는 소빈의 성장 전 모습에 고민을 하기도 했다. 소심한 면모가 반복되다 보면 자칫 시청자들이 지루함을 느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귀여운 매력은 살리면서 현실감을 놓치지 않도록 강민아는 대화와 고민을 거듭하며 소빈을 그려나갔다.


“처음 소빈을 봤을 때는 (내가) 연기할 부분이 크지 않다고 여겼다. 공감 가게 그려지지 않으면 캐릭터가 답답할 것 같더라. 소심하면서도 할 말은 하는. 그런 부분들을 어떤 식으로 그려가야 할지 고민을 많이 했다. 감독님과도 이 부분을 중점적으로 이야기했다. 초반 소빈이를 잡아갈 때가 어려웠다. 소빈의 그런 성격을 귀엽게 표현하려고 노력했다. 이후 친구들을 만나 달라지는 모습부터는 나 스스로도 좀 편안해졌다.”


영화 ‘박화영’에서는 비행 청소년을, 드라마 ‘괴물’에서는 연쇄 살인 사건의 피해자를 연기하며 강렬함을 남겼었다. 그동안 개성이 강한 캐릭터들을 주로 연기해 온 강민아는 ‘멀리서 보면 푸른 봄’의 평범한 대학생 소빈이 오히려 낯설었다.


“엄청 밝거나 그게 아니면 아예 못된 강렬한 캐릭터들이 많았었다. 소빈이는 조용하기도 하고 남의 눈치도 많이 보는 캐릭터였다. 소소하면서 귀여운 부분들을 연기해야 했다. 이런 자연스러운 캐릭터를 처음 연기해봤고, 그래서 기억에 오래 남을 작품이 될 것 같다.”


ⓒ에이치앤드 엔터테인먼트

‘멀리서 보면 푸른 봄’만의 매력은 있었다. 소빈은 물론, 드라마 속 모든 청춘들은 완벽을 위해 노력하는, 아직은 서툰 이들이다. 강민아는 부족한 인물들이 서로의 빈 곳을 채우며 성장하는 모습들이 뭉클하게 다가왔다.


“완벽한 캐릭터는 없다. 정말로 착해 보이는 소빈이도 결국에는 자신의 이익 때문에 알바 자리를 양보해달라고 부탁하지 않나. 정말로 완벽해 보이는 준이도 가정적으로 문제가 있다. 공부 잘하고 똑똑하지만, 가정을 책임져야 하는 수현이도 그렇다. 드라마를 보시는 분들이 ‘그래 나도 이런 고민들이 있는데’, ‘쟤네들도 저렇게 사는구나’라며 공감하실 수 있을 것 같았다. 나도 대본을 보면서 동화 속 이야기가 아닌 현실에서 있을 법한 문제들을 그려 매력을 느꼈다.”


이렇듯 소빈에게 공감을 하는 부분도 있었지만, 강민아는 소빈과 자신은 ‘정반대’라고 표현했다. 처음에는 싱크로율 0%인 소빈을 연기하는 것에 어려움을 느끼기도 했지만, 그래서 더 재밌는 경험이 됐다며 긍정적인 모습을 보여준 강민아다.


“나는 낯도 많이 안 가리고, 외향형 인간이다. 필터링 없이 떠오르는 생각을 말해야 하고, 솔직하다. 말 한 다음에 생각하는 부분들은 고쳐야겠지만, 기본적으론 그런 사람이다. 소빈이는 수 만 가지 생각 끝에 한마디를 하는 인물이다. 대본을 읽으면서 공통되는 부분을 찾으려고 해 봤지만 아무리 봐도 나랑 닮은 구석이 없더라. ‘연기하기 좀 어렵겠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완전히 다른 캐릭터를 연기하면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았다. 재미있는 부분이 많았다.”


ⓒ에이치앤드 엔터테인먼트

어렵고, 힘든 상황에서도 긍정적인 생각으로 위기를 넘기는 것은 강민아만의 장점이었다. ‘멀리서 보면 푸른 봄’을 통해 첫 주연을 맡은 강민아는 이 부담감 역시도 생각을 달리하며 어렵지 않게 이겨낼 수 있었다.


“첫 주연작이라는 생각 때문에 압박감이 있었다. 하지만 생각을 하다 보니까 그것 자체가 오히려 건방지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렇게 따지면 ‘이 드라마가 잘 되면 내가 잘해서야?’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건 아니더라. 드라마는 다 같이 만드는 것이지 않나. 나는 드라마의 일부분 중 하나라고 생각했다. 그러니 압박감이 없어지더라. 마음이 편해졌다. 촬영에 들어갈 때쯤에는 편하게 임했다.”


강민아는 이러한 태도를 자신의 강점으로 꼽기도 했다. 문제를 깊이 파고들며 고민하기보다는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훌훌 털어내는 자신의 성격이 연기를 할 때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배우로서의 장점은 내 성격인 것 같다. 새로운 사람들을 계속 만나는 직업인데 내가 낯을 안 가린다. 또 누군가와 토론을 하고 논쟁을 벌이는 걸 좋아한다. ‘그럴 수도 있고, 저럴 수도 있지’라고 생각하는 태평한 스타일이다. 엄마가 ‘넌 그래도 외부의 댓글이나 평가들로 스트레스 많이 안 받는 편이라 잘 어울리는 직업을 고른 것 같다’고 말해주시더라. 오래 건강한 정신을 유지하며 연기하기에 좋은 성격인 것 같다.”


지금의 고민도 슬기롭게 헤쳐나가고 있는 강민아였다. 연기자 강민아와 인간 강민아의 분리가 쉽지 않아 걱정이 될 때도 있지만, 더 건강하고 즐겁게 연기하기 위해 노력을 거듭하고 있다.


“너무 어렸을 때부터 연기를 했다. 연기자라는 직업을 너무 좋아하고, 즐기지만 평소에 연기자 강민아에만 너무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내가 일이 있어서 연기자를 하지 못하게 되면, 나는 삶의 이유가 없는 건가’라는 생각도 들더라. 강민아는 강민아인건데 모든 생각의 초점이 다 연기에만 맞춰져 있다는 생각이다. 요즘에는 직업과 일상을 분리하며 둘 다 잘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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