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도세 이후 매물 줄곧 감소세…4만건 이하로 떨어져
올 초 5만건이었던 전세매물 역시 2만건으로 뚝
“시장에 조세전가 매물만…실수요자 피해만 늘어나”
여름 휴가철과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등으로 부동산 거래는 활발하지 않지만,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는 꺾이지 않고 있다. 전세시장의 불안도 아파트값 상승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양도세 중과로 다주택자의 매물이 잠긴 데다 계약갱신 요구로 실 입주 가능한 매물도 많지 않은 상황이라 단기간 내로 집값과 전셋값이 하락할 가능성은 적다고 봤다. 결국 규제로 묶인 시장에서 수요 초과 상황을 해소할 요인이 없어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란 지적이다.
10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파트 실거래가(아실)에 따르면 전날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은 3만8304건으로 4만건 이하로 떨어졌다. 지난 2일 처음 4만건 이하로 떨어진 매물건수는 4만건을 여전히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양도세 중과가 시행된 첫날인 6월1일만 해도 4만5223건의 매물이 나왔으나 이후 줄곧 감소세를 보였다.
특히 전세 매물은 아예 자취를 감췄다. 올 초 5만건을 넘어섰던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전날 기준 1만9792건으로 급격히 줄어들었다. 지난 8일 2만146건으로 겨우 2만건을 유지해오던 매물건수는 2만건 이하로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가 본격 시행된 것이 서울 등 주요 지역의 아파트 매물 감소를 더욱 부추겼다고 지적했다. 또 임대차법으로 전세 매물이 급감하고 전세의 월세 전환이 가속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계속됐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여름 휴가철과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가격 상승 피로감 등의 영향으로 거래가 활발하지는 않지만,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는 분위기”라며 “확산되는 전세시장의 불안도 아파트값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가점 등 청약경쟁에 불리한 수요자들은 서울 외곽과 수도권의 중저가 아파트로 꾸준히 유입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며 “매물도 많지 않아 거래가 간간이 이어지는 가운데 호가 위주의 상승세가 이어질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더욱이 부동산 정책이 실수요자 보호를 내세우는 듯하나, 오히려 실수요자의 피해만 가중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시장에서는 양도세 과세 기준일인 6월1일 이후 매물 잠김이 심화하고 있는 데다 계속되는 집값 상승에 따른 기대감에 매물을 거둬들이는 집주인들로 매물이 지속적으로 줄고 있다”며 “문제는 매물 부족에 대한 희소성과 함께 시장에 나와 있는 매물들이 정부의 규제에 따라 조세가 전가된 매물이라 볼 수 있다. 실수요자로 개편된 지금의 시장에서는 사실상 실수요자 피해만 늘어난 셈”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정부는 물량이 충분하고 더 이상 집값이 상승하지 않을 것이란 입장이지만, 수요자가 바라는 형태의 공급은 부족하고 그로 인해 집값 상승은 계속될 것”이라며 “서울은 물론 수도권 등에서도 개발호재 및 저평가 지역 중심으로 수요가 꾸준히 유입되면서 오름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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