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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경’이란 버팀목 사라진 여자배구, 위기이자 기회


입력 2021.08.13 09:23 수정 2021.08.13 09:25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대표팀 에이스 김연경, 17년 동안 정들었던 태극마크 반납

당장 국제경쟁력 우려, 3년 밖에 남지 않은 파리올림픽 비상

대표팀서 은퇴하는 김연경. ⓒ 뉴시스

2020 도쿄올림픽 4강 신화의 감동도 잠시, 주장을 맡았던 김연경(중국 상하이)의 은퇴로 한국 여자배구는 격동의 시기를 보낼 것으로 보인다.


김연경은 12일 대한배구협회를 통해 대표팀 은퇴를 공식 발표했다.


지난 2004년도 아시아청소년여자선수권대회를 통해 태극마크를 처음 단 김연경은 2020 도쿄올림픽까지 세 번의 올림픽, 네 번의 아시안게임, 세 번의 세계선수권을 비롯한 수많은 국제대회에 참가하며 국위선양과 우리나라 여자배구의 중흥을 이끌었다.


특히 세 번의 올림픽에서는 팀을 두 차례나 4강으로 올려놓으며 한국여자배구 선전과 인기에 한몫했다.


유럽에서도 알아줬던 실력과 리더십을 겸비한 김연경은 대표팀에서는 없어서는 안 될 대체불가자원으로 자리 잡았다.


마지막 올림픽이라 공언했던 도쿄대회에서는 목표로 했던 메달을 목에 걸지 못했지만 객관적인 전력 열세에도 불구, 팀원들과 세계 최강 팀들을 잇따라 격파하며 또 한 번 감동을 주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여자배구는 김연경의 은퇴로 인해 당장 위기를 맞이하게 됐다. 김연경은 그간 공수서 대체불가 자원이었다. 타점 높은 공격은 물론 디그 등 수비에서도 그의 기량은 세계최고 수준이었다.


이제 대표팀은 김연경 없이 국제대회에 나서야 한다. 당장 내년에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열리고, 파리올림픽도 3년 밖에 남지 않았다. 김연경의 공백을 채우기 위해 철저한 준비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자칫 도쿄올림픽의 감동이 사라지는 것도 한순간이다.


도쿄올림픽서 김연경과 함께 팀 공격을 이끈 박정아. ⓒ 뉴시스

물론 위기는 곧 기회일 수 있다. 김연경의 은퇴로 후배들이 더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게 됐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여자배구는 도쿄대회를 통해 박정아(한국도로공사)라는 희망을 발견했다.


박정아는 도쿄서 김연경과 함께 대표팀 공격을 이끌었다. 5년 전 리우 대회 때 탈락의 빌미를 제공했던 그는 두 번의 올림픽을 거치며 더욱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변이 없다면 파리올림픽에서는 박정아가 에이스로 활약할 것이 유력하다. 187cm의 큰 신장을 지닌 박정아는 도쿄올림픽을 통해 국제무대 경쟁력을 보여줬다.


이 밖에 지난 시즌 트레블 주역 이소영(KGC인삼공사)과 부상으로 도쿄올림픽에 합류하지 못한 강소휘(GS칼텍스) 등 레프트에는 출중한 기량을 갖춘 선수들이 많이 있다.


반면 약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라이트 쪽에는 경쟁력을 갖춘 선수들이 나와야 한다. 소속팀에서 주로 센터로 나서고 있는 김희진(IBK기업은행)에게만 계속 의존하기에는 리스크가 상당하다.


무려 17년 동안이나 대표팀에서 버팀목 역할을 해준 김연경의 공백을 채워 나가는 것은 모든 배구인들의 몫이다.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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