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D:방송 뷰] “넷플릭스만 답 아냐”…‘홍천기’, 해외 OTT에 쪼개 팔며 ‘새 활로 제시’


입력 2021.09.02 13:39 수정 2021.09.06 18:48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한류 콘텐츠 제값 받기' 실현 의의

짧은 기간, 한 번 더 판매해 수익 도모

국내 드라마가 전 세계 팬들에게 닿기까지 글로벌 OTT의 역할은 지대하다. 이에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OTT 넷플릭스는 글로벌 시청자를 확보하고 싶은 국내 드라마들이 가장 자주 찾는 선택지다.


넷플릭스에 판권이 판매되면 국내 방영과 동시에 중국과 북한을 제외한 200여 국에 콘텐츠가 동시에 공개된다. 넷플릭스는 판권을 사들일 때 제작비 보존과 수익을 상회하는 금액을 지불한다. 작품마다 편차가 있지만 계약 기간은 보통 10년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드라마 입장에서 넷플릭스에 판권을 판매하는 심경은 복합적이다. 넷플릭스만큼 전 세계에 콘텐츠를 공급할 수 있는 OTT가 없고 손해를 보지 않으니 효율적인 선택지인 동시에 한편으로는 10년 동안 콘텐츠 주인 자리를 내줘야 하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기도 한 셈이다.


이런 가운데 SBS '홍천기'가 새로운 글로벌 유통 활로를 제시해 눈길을 끈다. 동남아, 미주/유럽, 일본 OTT에 콘텐츠를 각자 판매하기로 한 것이다. 동남아 지역에서는 PCCW의 OTT플랫폼인 Viu를 통해 홍콩, 마카오, 대만,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태국 등 총 12개 국가에 배급할 계획이다.


미주/유럽지역에서는 OTT비키(VIKI)를 통해 소개된다. 일본은 츠타야(TSUTAYA)를 보유한 CCC 그룹과 SBS가 2017년에 설립한 합작법인 플랜 케이(PLAN K)가 '홍천기'를 유통한다. '홍천기'는 플랜케이를 통해 일본 TV 채널 및 다양한 OTT, DVD 등으로 일본 시청자와 만난다.


이번 3개 권역, 3개의 파트너와 동시 진행하는 파트너십은 글로벌 판권을 대형 OTT에 독점 제공하는 것이 아닌 지역별 OTT 사업자에게 쪼개어 판매하는 방식으로, 글로벌 판권 유통의 파이를 키우며 '한류 콘텐츠 제값 받기'를 실현하는 데 의의가 있다.


'한류 콘텐츠 제값 받기'를 내세운 만큼 대형 OTT에 독점 제공하는 것보다 쪼개어 판매하는 방식이 더 많은 수익을 내고 한류 콘텐츠 확산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란 의도와 계산이 완료됐다. 앞으로도 이 방법을 긍정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다.


SBS 관계자는 "대형 OTT에 편리하고 좋은 금액에 판매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지만 전략적으로 나눠서 더 큰 수익을 내고, 짧은 계약 기간으로 한 번 더 팔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자 했다. 손이 더 가지만 콘텐츠의 미래를 더 멀리 내다보고 거래를 한 것이다"라고 밝혔다.


한 드라마 제작사 관계자는 '홍천기'의 새 전략에 대해 "우리 입장에서는 선택지가 많을 수록 좋다. '홍천기'가 이제 막 시작해 반응을 봐야 알겠지만 넷플릭스에 의존도가 높은 지금의 상황에서는 이례적이고 반가운 일이다. 더 많은 수익을 낸다는 부분보다 계약기간이 짧아. 또다시 팔 수 있는 것이 의미 있다고 느껴진다. 계약 기간이 길면, 다시 OTT에 되팔기를 시도할 때 좋은 금액을 기대할 수 없지 않나"라고 전했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