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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동화 선언 제네시스, 내연기관 풀체인지 이대로 끝?


입력 2021.09.06 13:27 수정 2021.09.06 13:27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G80‧GV80‧GV70, 풀체인지 타이밍과 전동화 전환 시기 겹쳐

E-GMP 전기차 및 수소차 대체 이전 마지막 내연기관 모델 될 수도

제네시스가 출시할 8개 전동화 라인업 실루엣. ⓒ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그룹의 럭셔리 브랜드 제네시스가 2025년부터 전동화 모델만 신차로 내놓고, 2030년부터는 가솔린‧디젤 등 내연기관 자동차를 전면 퇴출시킨다는 스케줄을 내놓으면서 기존 내연기관 기반 모델들의 모델체인지 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이 스케줄대로라면 최근 신차로 출시됐거나 풀체인지(완전변경)된 모델들은 사실상 지금 상태가 내연기관차로서의 마지막일 수도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제네시스는 지난 2일 제네시스 전동화 비전 ‘퓨처링 제네시스(Futuring Genesis)’를 통해 2025년부터 모든 신차는 수소전기차와 배터리전기차로만 출시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또, 2030년부터는 내연기관차를 퇴출시키고 8개의 수소‧배터리 전기차 라인업을 구축해 탄소 배출 없는 전면적인 전동화 라인업을 완성한다는 전략이다. 이때부터 글로벌 시장에서 수소전기차와 배터리전기차로만 연간 40만대까지 판매를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 제네시스는 G70, G80, G90 등 세단 라인업과 GV70, GV80 등 SUV 라인업까지 총 5종을 운영하고 있다. 여기에 제네시스 최초로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적용한 SUV 전기차 GV60이 오는 16일 6번째 라인업으로 합류한다.


제네시스의 첫 번째 전용 전기차 'GV60' ⓒ현대자동차

향후 콘셉트카 ‘제네시스 엑스(Genesis X)’의 양산형인 GT(Gran Turismo) 모델 등이 추가된다 해도 세단과 SUV별로 나뉘어 대‧중‧소 차급으로 구성되는 G시리즈와 GV 시리즈는 전동화 전환 이후에도 유지돼 8종의 라인업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기존 라인업 중 G80, GV80, GV70는 모두 지난해 출시된 모델들이다. 지난해 1월 제네시스 최초의 SUV 모델인 GV80가 완전 신차로 등장한 데 이어, 3월에는 G80 풀체인지 모델이 나왔고, 12월에는 GV70가 신차로 출시됐다. 이들은 모두 내연기관차가 주력이다. G80는 전동화 모델이 있긴 하지만 E-GMP 플랫폼 기반이 아닌 내연기관차의 개조차다.


현대차그룹의 모델변경 사이클상 이들의 풀체인지 예상 시점은 모두 2025년이다. 제네시스가 신차로는 전동화 모델로만 내놓겠다고 공언한 시점이다. 즉, 이들 3개 모델은 풀체인지 타이밍에 내연기관을 버리고 전기차나 수소차로 출시될 가능성이 높다.


물론, 2029년까지는 내연기관차 판매를 병행할 예정인 만큼 G80, GV80, GV70의 풀체인지 시기를 2024년으로 앞당겨 내연기관 버전을 한 번 더 내놓는다 해도 전동화 스케줄에서 벗어나진 않지만, 굳이 그런 무리수를 둘 이유는 없어 보인다.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환 계획이 E-GMP 플랫폼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상황에서, 2025년 이후에 이들 3개 모델의 내연기관 버전과 별도로 E-GMP 기반 전기차 버전을 개발해 내놓는 비용과 수고를 감수하는 것은 너무 비효율적이기 때문이다.


결국 지금의 G80, GV80, GV70은 한 번 정도의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를 통한 디자인 변화는 있을지언정 내연기관차로서의 마지막 모델인 셈이다.


제네시스 엑스 콘셉트카. ⓒ제네시스

제네시스의 플래그십(기함) 모델인 G90와 막내급인 G70는 상황이 조금 다르다. G90는 2018년 11월 출시돼 2023년 말이나 2024년 초쯤 풀체인지가 필요하다. G70는 지난해 10월 페이스리프트를 거쳤지만 세대 구분으로는 여전히 2017년 9월 출시된 1세대를 유지하고 있다. 내년 하반기가 풀체인지 타이밍이다.


이들의 운명은 럭셔리 전기차 시장의 확장과 충전 인프라 구축 속도에 따라 결정될 공산이 크다. 업계에서는 일단 G70의 경우 한 번 더 풀체인지를 거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G70는 벤츠 C클래스나 BMW 3시리즈, 아우디 A4 등 수입 럭셔리 브랜드들의 스포츠 세단들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모두 디젤이나 가솔린으로 판매되는 차들이다. 이들에 맞서 수요가 한정된 전기차만 운영했다가는 국내 시장을 모두 내줄 우려가 있다.


그렇다고 풀체인지 없이 기존 모델로 버틸 수도 없는 노릇이다. 국내 소비자들은 디자인 노후화와 첨단 기능 반영 여부에 민감하다. 풀체인지 이후 4~5년이 지나면 판매량이 급격히 떨어진다. 결국 내연기관을 유지한 상태에서의 풀체인지 모델이 나와 줘야 해당 차급에서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G90의 경우 법인 수요가 많아 상대적으로 유행에 덜 민감하지만 쇼퍼드리븐 차량(별도의 기사를 두고 차주가 뒷좌석에 앉는 차량)의 특성상 상대적으로 연료비 부담에서 자유로운 수요층이 존재한다는 점에서 내연기관을 좀 더 오래 유지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일각에서는 제네시스가 퇴출 시한이 예고된 상태에서 내연기관 기반의 풀체인지 비용을 무리하게 투자하기보다는 ‘풀체인지급 디자인 변경’을 가한 페이스리프트를 추가로 진행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차그룹 브랜드들은 최근 들어 페이스리프트 타이밍에도 풀체인지급 디자인 및 상품성 변경을 가해 왔다. 2019년 출시된 더 뉴 그랜저가 6세대 그랜저의 페이스리프트 모델임에도 불구하고 풀체인지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는 게 대표적”이라며 “제네시스도 전동화 전환을 앞두고 기존 내연기관차의 모델체인지 시기가 다가왔을 때 페이스리프트 등으로 대응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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