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폐 기능 제한적…CBDC 도입 시 전망 ‘암울’
BTC 대폭락 이후 제자리걸음…ETH도 동병상련
엘살바도르에 이어 우크라이나까지 비트코인 합법화에 나섰지만 시세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모양새다. 미국과 중국 등 주요 국가들이 중앙은행 발행 디지털화폐(CBDC)를 준비하고 있다는 점에서 비트코인의 화폐로서의 가치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주장에 힘이 실릴 전망이다.
9일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기준 1비트코인은 5523만5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24시간 전보다 0.6% 하락한 수준이다. 같은 시각 빗썸에서도 5521만원에 거래 중이다.
암호화폐는 주식과 달리 거래소 단위로 거래 가격이 매겨지기 때문에 같은 종류의 암호화폐라도 거래소에 따라 가격에 다소 차이가 있다.
전날 기록적인 하락폭을 보인 비트코인은 우크라이나의 법정화폐 도입 소식에도 전혀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법정화폐로 지정되면 사용처가 많아지기 때문에 암호화폐의 약점인 변동성을 상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는 곧 가치 상승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통상적으로는 호재로 본다.
앞서 8일(현지시간) 경제전문방송 CNBC는 우크라이나 의회가 비트코인의 합법화 법안을 거의 만장일치로 통과시켰으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의 서명만 남겨놓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로서 우크라이나에서는 비트코인을 통한 거래가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 동안 우크라이나 당국은 돈세탁과 비실명 거래를 조장한다며 가상자산 거래를 제한해 왔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비트코인의 화폐로서의 전망은 더욱 어두워질 전망이다. 엘살바도르에서도 안착을 장담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향후 글로벌 법정통화로서 지위를 갖기에는 다소 무리가 많다는 지적이다.
실제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제롬 파월도 CBDC 도입 이후 암호화폐의 전망을 비관적으로 봤다. 그는 지난 7월 하원 금융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미국의 디지털화폐가 있다면 스테이블코인(가격 변동성을 최소화하도록 설계된 암호화폐)도 필요 없고 암호화폐도 필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 달러가 기존 암호화폐 대비 현실적 대안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도 “그것이 (디지털 달러에) 찬성하는 강한 주장 중 하나”라고 답했다.
한편 알트코인 대장주 이더리움도 소폭의 등락만 반복한 채 횡보 중이다. 이더리움은 같은 시각 업비트에서 419만2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같은 시각 빗썸에서도 419만원에 거래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