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괴 참사 나흘 만에 미국으로 출국 도피행각
참사 현장 철거업체 선정 과정서 금품수수 의혹
광주 철거건물 붕괴 참사와 관련된 문흥식(61) 전 5·18 구속부상자회장이 해외 도피 석 달 만인 11일 공항에서 체포됐다.
광주경찰청 수사본부(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미국으로 도피한 문 전 회장이 이날 자진 귀국하자 인천국제공항에서 체포영장을 집행했다. 경찰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을 우려해 문씨에게 방호복을 입히고 수갑을 채워 광주로 압송했다. 출국장을 나온 문씨를 상대로 취재진들이 혐의 인정 여부 등을 질문했지만 문씨는 답변하지 않았다.
문씨는 철거건물 붕괴 참사에 직접적인 책임이 있는 업체들로부터 공범과 함께 수억원의 금품을 받고 업체선정을 알선해 변호사법 위반 혐의 등으로 입건됐다.
하지만 문씨는 붕괴 참사 발생 나흘 후 미국으로 도피한 후 석 달째 귀국하지 않았다. 경찰은 그동안 문씨 변호인을 상대로 귀국을 설득해왔다. 문씨는 지난 8월 중순께 자진 귀국 의사를 밝혔다가 돌연 취소하기도 했다.
경찰은 우선 문씨를 광주로 압송한 후 붕괴 참사와 관련해 철거 업체 선정 등에 개입한 혐의를 집중적으로 조사할 계획이다. 문씨가 도주 경력이 있는 만큼 경찰은 체포 이후 48시간 이내에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등 신병 처리를 해야 한다.
경찰은 현재까지 철거건물 붕괴 참사의 업체 선정·재개발 비위 분야에서 18명을 입건했다. 문씨와 함께 업체선정을 알선하는 대가로 수억원의 금품을 받은 공범 브로커 이모(74)씨는 구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