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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미사일, 2시간 날아다녔는데…국민은 아무것도 몰랐다


입력 2021.09.13 13:56 수정 2021.09.13 13:56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軍 "韓美 공조하에 분석 중"

지난 3월 순항미사일 도발 당시

강조했던 '실시간 파악' 언급 없어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13일 "국방과학원이 지난 11일과 12일 새로 개발한 신형장거리순항미사일 시험발사를 성공적으로 진행했다"고 밝혔다. ⓒ조선중앙통신

북한이 지난 11일과 12일 이틀에 걸쳐 신형 장거리 순항미사일 시험발사를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밝혔다.


북측 발표에 따르면, 시험발사된 미사일은 북한 상공에서 2시간 넘게 비행했지만 우리 군은 관련 정황을 국민에게 알리지 않았다.


무엇보다 군 당국이 북한 미사일 관련 브리핑에서 반복적으로 강조해온 '실시간 포착' 여부를 언급하지 않아 탐지 실패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김준락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13일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와 관련해 "우리 군은 한미 정보당국 간 긴밀한 공조하에 분석 중에 있다"고 밝혔다.


부승찬 국방부 대변인은 북측의 사전 통보가 있었느냐는 질문에 "아시다시피 남북 군 통신선은 정상적으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며 "이것으로 답변을 대신하겠다"고 말했다.


군 당국은 이날 브리핑에서 미사일 동향에 대한 실시간 포착 여부와 미사일 제원 등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합참이 그간 한미 공조하에 실시간으로 파악한 대략적 미사일 제원을 공개해왔다는 점에서 이번 시험발사를 탐지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다.


앞서 합참은 지난 3월 21일 발사된 순항미사일과 관련해 구체적 언급을 삼가면서도 "우리 군은 한미 공조 하에 미사일 동향을 실시간 확인 및 포착했다"고 강조한 바 있다.


같은달 25일 발사된 탄도미사일 2기에 대해선 △발사시점(오전 7시 6분·25분) △비행거리(약 450㎞) △고도(약 60㎞) 등의 정보를 공개한 뒤, 사거리를 추후 600㎞로 수정해 '탐지 능력 미비' 지적이 뒤따르기도 했다.


일각에선 군 당국이 북한의 지상 이동식 발사차량(TEL)을 포착하지 못했거나 순항미사일의 저고도 비행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우리 군 레이더망은 500여m 이하 고도에서 움직이는 발사체를 온전히 감지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9일 북한 정권수립 73주년 기념 열병식이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개최되고 있다(자료사진). ⓒ조선중앙통신

앞서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오전 "국방과학원이 지난 11일과 12일 새로 개발한 신형 장거리 순항미사일 시험발사를 성공적으로 진행했다"며 "발사된 장거리 순항미사일들은 우리 국가의 영토와 영해 상공에 설정된 타원 및 8자형 비행궤도를 따라 7580초(2시간6분20초)를 비행해 1500㎞ 계선의 표적을 명중했다"고 전했다.


통신은 올해 초 제8차 노동당대회에서 제시한 "국방과학발전 및 무기체계개발 5개년계획 중점목표달성에서 커다란 의의를 가지는 전략무기인 장거리 순항미사일 개발 사업은 지난 2년간 과학적이며 믿음직한 무기체계 개발 공정에 따라 추진되어 왔다"며 "이 과정에 세부적인 부분시험들과 수십 차례의 발동기지상분출시험, 각이한 비행시험, 조종유도시험, 전투부위력시험 등을 성과적으로 마쳤다"고 밝혔다.


북측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저촉되지 않는 순항미사일을 관할 영토·영해 상공에서 진행했다고 밝힌 만큼, '레드라인'을 넘지 않는 선에서 군사 역량을 과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한국과 미국의 미사일 방어망을 회피하기 위해 미사일의 '변칙적 움직임'과 관련한 기술 확보에 주력하는 양상이다.


이날 북측이 언급한 '타원 및 8자형 비행궤도' '조종유도시험' 등은 지난 3월 시험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의 '풀업(pull-up)' 기술과 궤를 같이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통상적 미사일이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가는 것과 달리, 풀업 기술이 적용된 미사일은 저고도로 비행하다 목표지점에서 급상승한 뒤 다시 하강해 요격이 어렵다.


무엇보다 북한이 소형 전술핵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만큼, 요격 회피 기능을 보유한 순항미사일에 핵을 탑재할 경우 방어가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의 순항미사일 기술 발달로 한국에 대한 미사일 위협이 더욱 고도화되고 있다"며 "북한이 핵탄두를 충분히 소형화했다면 순항미사일 탑재도 가능하다. 핵탄두 순항미사일을 북한이 확보할 경우 한미의 미사일 방어체계 효용성은 더욱 낮아진다"고 말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조선중앙TV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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