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이언트 펭TV’ 이후 2~30대 시청자 늘어…꾸준한 공감과 소통할 것”
19금도 불사한 성 상담과 현실밀착형 연애 고민까지. EBS가 청춘들을 겨냥한 새로운 콘텐츠들로 이목을 끌고 있다.
지난 2019년 스타 크리에이터가 꿈인 펭수의 좌충우돌 성장기를 담은 EBS ‘자이언트 펭TV’(이하 ‘펭TV’)의 주인공 캐릭터 펭수가 시청자들의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당초 어린이 예능프로그램으로 시작한 ‘펭TV’였지만, 펭수 특유의 촌철살인 발언들이 청년들의 공감을 사며 전 세대의 사랑을 받는 캐릭터가 됐다.
EBS 연습생 신분인 펭수가 EBS 사장의 이름을 마음껏 부르고, EBS에서 잘리면 타 방송사로 가겠다는 발언을 거침없이 하는 등 기존의 권위에 도전하는 당당한 모습들이 청년들에게 대리만족을 선사한 것이다. 특히 교육방송 EBS는 다소 딱딱하고, 고리타분할 것이라는 편견이 깨졌다는 호평까지 받으며 EBS의 대표 캐릭터로 거듭났었다.
이후 어린이, 또는 40대 시청자들만이 아닌, MZ세대(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를 통칭하는 말)를 겨냥하는 EBS의 시도는 이어지고 있다.
앞서 EBS 애니메이션 ‘포텐독’에 등장한 뮤직비디오 형식의 노래 ‘똥 밟았네’가 화제를 모으자 EBS는 이를 ‘댄스 챌린지’라는 이벤트를 통해 확산시켰다. 중독성 강한 노래와 댄스를 커버하는 영상들이 SNS와 유튜브 등에 게재되며 한동안 화제를 모았었다.
지난 2002년부터 방송되고 있는 요리프로그램 ‘최고의 요리비결’ 아이돌 버전인 ‘최요비 공방’을 선보이기도 했다. 지난 8월부터 방송되고 있는 ‘최요비 공방’에는 엔하이픈 선우, 트로트 가수 설하윤, 데이식스 도운, 퍼플키스 고은 등 다수의 아이돌 게스트들이 출연했다. 이들이 전문 셰프와 함께 순살치킨, 컵라면 볶음밥 등 간편하게 만들 수 있는 요리를 선보이며 젊은 층의 관심을 유도 중이다.
지난 3월부터는 EBS 어린이 프로그램 ‘딩동댕유치원’을 보고 자란 어른들을 위한 웹예능 ‘딩동댕대학교’가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다. 3월부터 5월까지 방송된 시즌1에서는 낄희 교수, 뷩철 조교 등 캐릭터는 물론, 오은영 박사의 연애 상담 콘텐츠가 이목을 끌었었다. 여기에 핫펠트가 ‘프리 브리트니’(브리트니를 자유롭게 하라)에 대해 이야기하고, 퀸 와사비가 성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를 털어놓는 등 다양한 게스트와 주제를 아울렀다.
현재 방송 중인 시즌2에서는 방송인 황광희와 프로파일러 표창원이 활약 중이다. 황광희는 축의금에 대한 현실적인 조언부터 면접 꿀팁 등 MZ세대가 공감할 만한 다양한 주제들을 다루고 있으며 표창원은 오은영 박사의 뒤를 이어 연애 상담을 담당, 사연자들의 연애 심리를 제대로 파헤치고 있다.
성에 대한 주제를 다룰 때는 ‘19금’도 불사하면서 “EBS에서 19금 콘텐츠를 볼지는 몰랐다”는 반응을 끌어내고 있다. 그러면서도 교육방송의 책임감은 놓치지 않는 것이 장점이다. 연예인 게스트는 물론, 해당 분야의 전문가들을 초대해 관련 주제에 대한 깊고, 현실적인 조언을 건네고 있다. 청년들이 공감할법한 현실적인 주제로 이목을 끌면서 콘텐츠 내용은 탄탄하게 채우는 ‘어른 버전’의 좋은 예를 보여주고 있다.
EBS 김시준 편성기획부장은 최근 EBS의 시도에 대해 “주 시청층은 어린이와 4~60대다. 하지만 ‘자이언트 펭TV’를 계기로 2~30대 시청층이 많이 늘었다. 어렵게 확보한 새로운 시청층인 만큼 이들과 꾸준한 관계 형성, 공감과 소통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청년층 대상 프로그램을 기획해서 제작하고 있다”고 설명하며 “아직은 주 시청층이 40대 이상이라 이들을 위한 프로그램이 대부분이겠지만, 2~30대 시청층이 공감할 만한 교양 프로그램 기획과 제작도 계속 시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