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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어' 공모주 악몽 떠오른 코스피200 편입


입력 2021.09.27 05:00 수정 2021.09.25 11:18        황인욱 기자 (devenir@dailian.co.kr)

카뱅 공매도 잔고 2231억

주가 전월比 17.76% 하락

대형 공모주들이 코스피200 특례 편입 이후 공매도의 주요 타겟이 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카카오뱅크와 크래프톤 등 공모주 대어들이 코스피200지수 특례 편입과 동시에 미끄러지고 있다. 공매도가 대거 몰린 영향이다. 패시브자금 유입 등 이점 보다 공매도 리스크가 부각되며 코스피200 특례 편입이 유력한 현대중공업을 비롯해 기업공개(IPO)를 준비중인 대어들의 부담도 가중되고 있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공매도 잔고금액이 16일 기준 2231억원으로 집계됐다. 코스피 전체에서 6위다. 카카오뱅크 보다 공매도 잔고가 높은 종목은 ▲셀트리온(1조641억원) ▲HMM(6489억원) ▲LG디스플레이(5579억원) ▲현대차(3341억원) ▲금호석유(2395억원)를 제외하곤 없다.


공매도 잔고 상위 5종목은 모두 유가증권시장에 잔뼈가 굵은 터줏대감들이다. 현대차는 1974년 상장했다. 이들 중 셀트리온이 그나마 최근인 2018년에 상장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달 6일 상장한 공모주면서 이들과 공매도 잔고 규모를 견주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9일 코스피200에 특례 편입된 이후 공매도에 집중 사냥감이 되고 있다. 편입 다음 날인 10일 하루 동안에만 공매도 거래대금이 1623억원에 달했다. 이날 코스피 시장 전체 공매도 거래대금(6735억원) 중 24.09%가 카카오뱅크에 몰렸다.


그 결과 카카오뱅크의 공매도 잔고는 코스피200 편입과 동시에 916억원이나 쌓였다. 공매도 잔고는 16일 2000억원을 넘어섰다. 단 3거래일 만에 잔고가 두 배 이상 불어났다.


카카오뱅크는 우정사업본부의 블록딜 여파와 최대주주인 카카오의 '빅테크 규제' 우려에 더해 공매도에 시달리며 이달 들어 24일까지 주가가 17.76%나 하락했다.


다만, 금융당국은 공매도가 주가 하락의 주범은 아니라고 설명한다. 한 금융당국 관계자는 "공매도 비율과 주가 등락률 간 유의미한 관계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코스피200 편입 이후 카카오뱅크 일별 공매도 잔고 변동. ⓒ데일리안 황인욱 기자

카카오뱅크만 예외적으로 공매도 대상이 되고 있는 건 아니다. 비슷한 시기에 상장해 코스피 200에 같이 편입된 크래프톤에도 공매도가 몰리고 있다. 크래프톤도 공매도 잔고도 606억원 규모다.


통상 공모주의 코스피200지수 조기 편입은 악재 보다 호재라는 평가가 뒤따른다. 대형주 펀드들이 대부분 '대형주지수'가 아닌 '코스피 200 지수'를 벤치마크로 삼는 만큼 패시브자금 유입에 따른 수급 개선 기대감이 크기 때문이다.


결국 기업공개(IPO)과정에서 불거진 공모주 고평가 논란이 지수 편입 초기 반영된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코스피200 편입과 동시에 주가가 하락하는 현상이 반복될 경우 보수적 기업가치 평가 등 IPO과정에서의 전략도 달라질 전망이다.


당장 현대중공업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현대중공업은 코스피200지수 편입 조건을 무난히 만족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시가총액 43위로 다음 달 12일 전까지 50위권 내 자리를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


한편, 전문가들은 카카오뱅크 등 코스피200 신규 편입 종목에 대한 공매도가 일단 정점은 지난 것으로 보고 있다. 김수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카카오뱅크의 주가는 여러 악재들로 이미 내릴 만큼 내렸다"며 "플랫폼 기업의로서 가치가 유효한 만큼 공매도로 볼 수 있는 이득이 크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인욱 기자 (devenir@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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