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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발 규제 리스크③] “중국 의존? 탈 아시아 현상, 이미 진행 중”


입력 2021.10.04 14:01 수정 2021.10.05 08:42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케이팝 피지컬 앨범 수출, 중국 의존도 매년 감소

중국 잃은 K콘텐츠, 넷플릭스 등 플랫폼 등에 업고 세계화

“이제 10억 인구가 갖는 중국시장에 대한 환상과 집착에서 벗어나면 좋겠다.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야 한다. 한류는 다양한 아이디어와 사람이 중시되는 열린 세계에 뿌리를 내려야 글로벌 문화로 발돋움할 수 있다” - 권영상 ‘한류, 중국보다 화끈한 브라질로 가자’ 中


ⓒ가온차트

중국의 연예계 규제를 두고 현지 매체들은 일제히 “케이팝에 큰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전망한다. 그러나 정작 국내 엔터업계 관계자들은 “현재까진 실질적으로 실감이 나지 않는다”는 의견이 대다수다.


이미 2016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으로 시행된 한한령 이후 국내 엔터테인먼트가 중국의 의존도를 낮춰왔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내 엔터테인먼트는 한한령 이후 중국의 오프라인 콘서트나, 한국 아이돌의 중국 내 광고 활동 등이 금지됐기 때문에 직접적인 중국 사업을 축소해왔다. 콘텐츠의 경우도 중국만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사례는 거의 없다.


2020년 관세청에서 발표한 케이팝 피지컬 앨범 수출 통계 자료를 살펴보면, 중국에 대한 의존도의 변화를 실감할 수 있다. 중국 내에서 케이팝 관련 수익은 앨범 판매에 집중됐지만, 중국의 음반 수출 의존도는 매년 낮아지고 있다. 일본에 이어 2위로 이름을 올리던 중국은 지난해 미국에 밀려 3위로 떨어졌다. 지난해 케이팝 음반 수출이 전년도보다 94.9%나 증가했다는 점에서 중국의 영향력 감소는 더욱 눈길을 끄는 부분이다.


김진우 가온차트 수석연구위원은 “케이팝 피지컬 앨범 수출 대상 국가의 수는 2012년 23개국에서 2021년 88개국으로 65개국이 늘어났으며 해당 기간 동안 일본과 중국에 대한 수출액 비중이 낮아지고, 미국과 기타국의 비중이 증가했다”면서 “이는 케이팝이 최근 중국발 팬덤 규제와 같은 특정 국가의 사회, 정치적 이슈로부터 자유롭게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가온차트

꼭 케이팝에 국한하지 않더라도, 한류의 중국 의존도는 현저히 줄어들었다. 한한령으로 인해 지난 2016년 이후 중국 영화관에서는 더 이상 한국 영화를 찾아보기 힘들게 됐다. 하지만 그간 K-콘텐츠는 해외 영화제와 넷플릭스 등 스트리밍 플랫폼을 통해 영향력을 확장해나가고 있다. 한류의 시작점이었던 중국 시장은 잃었지만(불법다운로드 등을 통해 한국 콘텐츠를 즐기는 중국 시청자들은 여전히 존재한다), 대신 일본과 동남아, 유럽, 미주시장 등을 개척해 세계화를 이뤄낸 셈이다.


뿐만 아니라 한류는 기존 케이팝과 드라마, 영화 등 대중문화에 머무르는 경향이 있었다. 그러나 현재의 한류는 음식과 문화 나아가 우리 조상의 예절과 마음가짐 등 정신적 유산까지 포함시키면서 글로벌 시장을 배경으로 문화적 파급력을 키워나가고 있다.


물론 중국 정부의 규제 발표에 대한 영향이 아주 없는 건 아니다. 해외 실적에 대한 악영향 우려는 주가에 반영됐다. 중국 정부의 발표 이후 일주일간(8월 31일~9월 7일) 국내 대표 엔터테인먼트 4사(하이브·SM엔터테인먼트·JYP엔터테인먼트·YG엔터테인먼트) 주가가 일제히 2~6%가량 하락했다. 하이브는 9월 초에도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지난 10일 장중 한때 9% 이상 하락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한 엔터업계 관계자는 “한한령 당시에도 주요 엔터테인먼트사들의 주가가 크게 하락했지만, 회복에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추이를 지켜봐야겠지만 이번에도 큰 영향이 미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만 현재는 온라인 플랫폼 위주의 규제가 진행됐는데 중국이 어떤 후속 조치를 내놓을지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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