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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단체장 있는 곳곳서…'제2·제3의 대장동·화천대유'?


입력 2021.10.02 09:32 수정 2021.10.02 09:32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1조6천억 투입한 알펜시아, 7천억

매각 과정서 경찰·공정위 조사 착수

김진태 "화천대유 만들어 5천억

특혜 몰아준 대장동 의혹과 흡사"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 평창 알펜시아 리조트 전경 ⓒ뉴시스

기초자치단체 한 곳의 토건 사업에서 조 단위의 개발 비리 의혹이 불거져 정치권을 강타한 가운데, 과연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과 같은 일이 경기도 성남에서만 있었겠느냐는 의구심이 확산되고 있다.


이와 관련, 더불어민주당 소속 자치단체장이 있는 곳곳에서 '제2의 대장동' '제3의 화천대유'라 지칭되는 사건들이 잇따르고 있어 전국적으로 부동산 부패·비리 카르텔 여부를 확인하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1일 정치권에 따르면, 최문순 지사가 2011년부터 10년째 3선 연임을 하고 있는 강원도에서는 평창 알펜시아 리조트 매각을 둘러싸고 '제2의 화천대유'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1조6000억 원이 투입된 알펜시아를 7115억 원에 매각하는 과정에서 △경쟁입찰 가장 △도유지 매각 특혜 의혹 등이 불거진 탓이다.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를 노리고 건설한 알펜시아는 올림픽 개최라는 소기의 목적은 달성했으나 분양 실패와 적자 누적으로 골칫거리가 됐다. 지난 2011년 4월 28일 취임사에서 "우선 가장 시급히 해야할 일은 알펜시아 문제의 해결"이라고 공언했던 최 지사는 3선 10년의 임기가 끝나갈 때까지 이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가 임기말에야 매각에 나섰다.


결국 네 차례의 유찰 끝에 지난 8월 23일에 알펜시아 입찰만을 위해 만들어진 특수목적회사(SPC)인 KH강원개발에 7115억 원에 낙찰됐다. 앞서 네 차례 공개매각에서 8000억 원을 하한선으로 설정했던 강원도개발공사는 이번 입찰에서는 1000억 원을 감액해 7000억 원을 하한선으로 제시했다.


의혹의 핵심은 2개 업체가 입찰에 나서서 KH강원개발이 낙찰됐지만, 나머지 1개 업체도 KH그룹 관계사였다는 주장이다. 앞서 강원도의회에서 강원도 고위 관계자가 "KH 관련사 두 곳이 입찰에 참여하는 게 맞느냐"는 도의원의 질문에 "그렇게 알고 있다"고 답했다.


국민의힘 심상화 강원도의원은 "공개 입찰에 참여한 업체가 두 곳인데 사실상 한 회사일 뿐 아니라 사전에 도청과 협의를 했다는 의혹까지 있지만 관련 자료를 전혀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사실이라면 외형상으로는 경쟁입찰의 형식을 취했지만 실제로는 KH그룹에서만 응찰한 셈이다. 이에 대해서는 강원경찰청과 공정거래위원회가 조사에 착수했다.


검사 출신인 국민의힘 김진태 전 의원은 이날 데일리안과 통화에서 "단독입찰을 하면서 경쟁입찰인 것처럼 가장했다면 입찰의 공정을 해한 것으로 봐야 한다"는 대법원 판례를 인용하며 "공정거래법상 불공정거래행위에 해당할 뿐 아니라 형법상 입찰방해죄에 해당할 가능성이 크다. 오죽하면 이 정권의 공정위와 경찰에서 조사에 나섰겠느냐"고 지적했다.


매각 과정에서 강원도가 보유한 알펜시아 안팎의 도유지까지 시세보다 저렴하게 KH그룹에 매각하려 한다는 논란도 번지고 있다.


알펜시아와 인접한 도유지 등 유휴 부지가 약 35만 평 있는데, 최 지사는 이를 임기 내에 매각하겠다고 밝혔다. 동계올림픽에 사용됐던 스키점프대·크로스컨트리 등 스포츠시설 또한 도유지인데 이 또한 매각하겠다는 입장이다.


김진태 전 의원은 "스포츠시설만 시가 2000억 원으로 추산되는데 300~400억 원에 매각하려 한다니 이런 특혜가 있을 수가 없다"며 "KH라는 특정 기업에 매각하면서 1000억 원을 감액하고 도유지 추가 매각으로 2000억 원을 더해 3000억 원대의 특혜를 주려는 것이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거론되는 땅들은 모두 다 강원도민의 혈세로 마련된 알토란 같은 땅들"이라며 "화천대유를 만들어 5000억 원대의 특혜를 몰아준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과 아주 흡사하다는 생각"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알펜시아 매각의 주체인 강원도개발공사 측은 "입찰 담합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한국자산관리공사 등을 통해 매각이 적합하게 진행됐고, 과정 중에 혹시 문제가 있었다면 공정위 조사에서 밝혀질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KH그룹 측도 "각종 노후 설비를 교체하는 비용까지 감안하면 절대 헐값매각이라 볼 수 없다"며 "만약 이번에도 유찰이 됐다면 강원도가 오히려 큰 손해를 입는 상황"이라고 해명했다.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안상수 전 인천광역시장도 이날 종합편성채널 MBN을 통해 생중계된 대선후보 2차 예비경선 5차 방송토론에서 "이재명 대장동 프로젝트와 유사한 프로젝트가 있다"는 폭로를 했다.


안상수 전 시장은 "여권 최고위급 관계자의 광주대동고 동기가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시너지시티가 자회사 시너지밸류를 1~9호까지 만드는 등 성남의뜰·화천대유와 천화동인 1~7호와 비슷한 구조로 운영하고 있다"며 "대장동 TF를 만들었다는데 같이 조사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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