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D:방송 뷰] '스타 마케팅'만 바라본 TV 드라마 VS '킬러 콘텐츠' 먹고 자란 OTT


입력 2021.10.05 08:21 수정 2021.10.05 08:38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넷플릭스·웨이브·티빙 오리지널 콘텐츠에 심혈…표현과 소재 무한확장

하반기 고현정·이영애·송혜교·전지현 컴백

2019년 김은희 작가의 '킹덤'이 넷플릭스를 통해 처음 공개된 후 2021년, 다양한 소재의 OTT 작품이 안방극장을 관통했다. '본방사수' 개념이 희미해지고 장소와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시청할 수 있는 OTT 플랫폼은 비대면 문화를 가져온 코로나19와 맞물려 성장세가 거세다.


국내 최초로 데스 게임 장르를 선보인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이, 공개된 83개국에서 시청 순위 1위를 기록했고, 이에 앞서 'D.P'는 탈영병 잡는 D.P 조를 주인공으로 군대 내 부당한 서열 문화와 괴롭힘 등을 현실적으로 그려내 호평을 받았다.


넷플릭스뿐 아니라 국내 OTT 플랫폼도 진격 중이다. 발기부전을 소재로 한 웨이브의 '유 레이즈미 업', 동명의 웹툰을 드라마화해 애니메이션 결합 시도를 한 티빙의 '유미의 세포들' 등 신박한 내용과 완성도 높은 퀄리티로 안방극장을 점령하고 있다. 또 웨이브는 MBC와 합작한 드라마 '검은 태양'을 TV 버전과 다른 무삭제 편을 단독 공개하는 시도를 하면서 시청자를 유입하고 있다.


OTT는 거대한 제작비와 한계 없는 표현 수위를 등에 없고 내달리고 있다. '킹덤', '보건교사 안은영', '인간 수업' 등이 파격적인 소재와 과감한 도전으로 호평을 받은 작품들이다.


OTT의 공세는 계속된다. 넷플릭스는 오리지널 드라마 연상호 감독의 '지옥', 최항용 감독의 '고요의 바다', 홍종찬 감독의 '소년 심판', 이재규 감독의 '지금, 우리 학교는'이 대기 중이다. 웨이브는 오리지널 영화 하준원 감독의 '데드 맨', 김경원 감독의 '젠틀맨'을 준비하고 있다. 티빙 역시 이준익 감독의 '욘더', 연상호 감독의 '괴이', 창 감독의 '더 맨션'을 제작하고 있다.


인지도 높은 감독과 배우를 캐스팅했지만, 시청자들이 OTT 작품에기대를 거는 큰 요인은 새로운 소재다.


'지옥'은 예고 없이 등장한 지옥의 사자들에게 사람들이 지옥행 선고를 받는 초자연적 현상이 발생하고, 이 혼란을 틈타 부흥한 종교단체 새진리회와 사건의 실체를 밝히려는 이들이 얽히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로, 동명의 웹툰의 세계관을 확장한다. '고요의 바다'는 우주 SF 스릴러 장르로 전 세계적인 사막화로 인해 물과 식량이 부족해진 미래의 지구를 배경으로 달에 버려진 연구기지에 의문의 샘플을 회수하러 가는 정예대원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앞서 '승리호', '서복'이 SF 우주 블록버스터라는 장르로 대중과 만났다면 '고요의 바다'는 우주 SF 스릴러란 명찰을 달고 선보인다.


티빙의 '욘더'는 죽은 아내로부터 메시지를 받은 남자가 그녀를 만날 수 있는 미지의 공간 '욘더'에 초대받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과학기술의 진보가 만들어낸 세계 '욘더'를 마주한 인간 군상을 통해 삶과 죽음, 영원한 행복은 무엇인가에 대한 물음을 던지는 작품이다. 이외에도 '지금, 우리 학교는'은 좀비물로 '스위트홈'의 명맥을 이어갈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


OTT 콘텐츠 앞에서 휘청이고 있는 TV 드라마들도 떨어진 체면을 살리기 위해 하반기 송혜교, 이영애, 고현정, 전지현 등을 스타들을 기용한 라인업을 배치했다.


먼저 고현정이 10월 JTBC 수목드라마 '너를 닮은 사람'으로 4년 만에 브라운관에 복귀한다. 이영애는 JTBC '구경이'로 의문의 사건을 조사하는 보험조사관 구경이 역을 맡아 코믹 연기에 도전하며 전지현은 김은희 작가의 '지리산'으로 지리산 국립공원 조난 구조대 서이강을 연기한다. 11월에는 송혜교가 30대 패션회사 팀장 역을 맡아 연하의 포토그래퍼와 사랑에 빠지는 '지금 헤어지는 중입니다'로 컴백한다.


스타성과 연기력을 보유하고 있는 배우들을 내세워 OTT 공세를 막아내고 역전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드라마의 내용이나 소재보다, 스타 캐스팅에 의존하고 있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는 점이 아쉽다. 김은희 작가와 이응복 감독이 의기투합한 '지리산'을 제외하고는 배우들의 이름 외 내적인 특별한 키워드는 쥐고 있지 못하고 있는 모양새다.


앞서 '허쉬'와 현재 방영 중인 '인간실격'이 각각 황정민과 전도연을 앞세워 드라마 홍보에 열을 올렸지만 이름값에 걸맞은 성적표를 못했다. '허쉬'는 2.3%(닐슨 코리아, 전국기준)으로 막을 내렸고 '인간실격'은 1회 4.2%로 시작해 최신 회차인 9회가 1.2%까지 하락했다. 이외에도 스타 캐스팅에 열을 올렸지만 실패한 사례는 손에 꼽을 수 없이 많다.


OTT 드라마가 한계 없는 소재와 표현으로 나아가는 사이, 배우들의 이름만 나열하고 있는 TV 드라마의 전략이 여전히 유효한지 '너를 닮은 사람' '구경이' '지리산' '지금 헤어지는 중입니다'가 보여줄 지는 미지수다.


물론 지상파나 종편, 케이블 드라마가 OTT 드라마에 비해 소재의 범위나 수위가 한정적일 수 밖에 없다. 또 앞서 언급했듯이 드라마와 접하는 시간, 공간이 변해가는 시대에 본방 중심으로 평가되는 기존의 방송 드라마들이 OTT 드라마와 같은 선상에서 평가될 수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타 중심 전략'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모양새가 반복되는 점은 향후에도 아쉬운 부분으로 계속 지적될 것으로 보인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관련기사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