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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한국 매출 77% 본사 수수료 이익으로 넘겨 세금 회피"


입력 2021.10.05 13:51 수정 2021.10.05 13:51        최은수 기자 (sinpausa@dailian.co.kr)

한국 매출 77%를 본사 수수료로 지급해

매출원가 높이고 영업이익률 낮춰 법인세 21억원만 부담

"K-콘텐츠로 사상 최대 실적 올리고, 한국 콘텐츠 시장 발전 외면"

넷플릭스 로고.ⓒ넷플릭스

넷플릭스가 한국에서 발생한 매출액의 77%를 본사 이익인 수수료 명목으로 이전하면서 영업이익률을 본사 18.3% 대비 9분의1 수준인 2.1%로 낮춰 세금을 회피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5일 국회 과학기술방송정보통신위원회 양정숙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2020년도 국내 매출액 4154억원 중 3204억원을 본사 수수료로 지급하는 방법으로 매출원가를 높이고 영업이익률은 크게 낮춰 법인세를 21억원만 부담했다.


이에 국세청은 넷플릭스의 세금 회피 의혹들과 관련해 지난해 8월부터 올해 4월까지 넷플릭스 세무조사에 착수한 이후 약 800억원의 세금을 추징했다. 국내에서 막대한 매출을 올리고도 세금을 축소하는 불법적인 행태를 규율한 조치이다.


최근 넷플릭스의 K-콘텐츠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 지난달 23일부터 ‘전세계 톱10 TV 프로그램 1위’를 달성한 데 이어, 공개 대상 83개국 전체에서 1위를 휩쓸며 사상 최고치 주가를 기록, 기업가치 또한 급등하고 있다.


넷플릭스의 기업가치는 치솟았지만, 투자한 콘텐츠에 대한 판권과 저작권을 넷플릭스가 독점하고 있어 K-콘텐츠의 큰 흥행에도 불구하고 국내 제작사에 돌아오는 추가 인센티브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넷플릭스는 본사와 한국지사 간에 불투명하게 이뤄진 합의에 따라 ‘매출원가’를 과도하게 책정한 뒤 한국매출을 본사 이익으로 귀속시키는 방법으로 한국내 세금을 크게 줄이고 있는 것이라고 양 의원은 주장했다.


실제 2020년 기준 넷플릭스 본사 재무현황과 국내 현황을 비교해보면, 매출액대비 매출원가 비율은 본사 61.1%, 한국 81.1%로 20% 차이가 났고, 세금 납부와 관련 있는 영업이익률은 본사 18.3%, 한국은 2.1%로 9배 가까이 낮춰잡고 있다.


이렇게 매출원가는 크게 올려잡고 영업이익을 낮추는 방법을 동원해 세금을 회피한 결과 넷플릭스가 부담한 2020년 법인세는 21억7725만원에 불과했다.


넷플릭스가 영업이익률을 고무줄처럼 조정할 수 있었던 것은 ‘매출원가’ 책정이 공개된 명확한 기준을 따르지 않고 넷플릭스 본사와 한국지사 간 ‘합의’에 의해 책정하기 때문이라고 양 의원은 설명했다. 회계감사보고서 ‘매출원가’ 주석을 보면 “영업이익은 넷플릭스 인터내셔널(Netflix International) B.V.와 합의된 이전가격 조건에 따라 이루어집니다”로 명시돼있다.


넷플릭스가 이런 방법으로 세금은 회피하면서도 코로나19 효과와 K-콘텐츠 흥행으로 해마다 늘어가는 트래픽 폭증에는 정당한 망 이용대가 납부를 외면하고 있어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양정숙 의원은 “넷플릭스는 K-콘텐츠의 흥행에 힘입어 전체 매출 증가와 기업가치가 크게 상승한 만큼, 한국에서의 책임도 다 해야 한다”며“한국 매출액을 본사 이익으로 귀속시키면서 세금을 줄이고, 망 이용대가는 회피하겠다는 뻔뻔한 행태를 방지하기 위한 정책당국의 대책 마련이 시급히 요구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특히, 넷플릭스가 망 이용대가 협상에 성실히 임하고 그에 따른 비용을 납부하도록 관련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며 정부의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최은수 기자 (sinpaus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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