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 개발부터 마케팅, 채용까지 전 방위에서 활약
임원급에서 최근엔 대표이사로도 선임, 갈수록 젊어져
최근 유통업계에서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직원들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다.
온‧오프라인을 통틀어 유통가의 큰 손으로 떠오른 MZ세대를 겨냥해 유통업체들도 같은 세대로 구성된 전담팀을 구성해 전면에 배치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상품 개발부터 마케팅, 인재 채용 등 다양한 분야로 활동반경을 확대하고 있다.
MZ세대 손님 비중이 높은 편의점업계는 빠르게 변화하는 트렌드에 대응하고 선도하기 위해 MZ세대 직원들의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GS리테일은 지난달 20~30대 MZ세대 직원들로만 구성된 ‘갓생기획-신상기획팀’(이하 갓생기획)을 신설했다. 이들은 상품 기획 단계부터 디자인, 마케팅까지 일련의 모든 활동을 MZ세대 구성원이 직접 주도한다.
지난 6월 MZ세대 직원들이 자신들만의 ‘인생템’을 자유롭게 기획하고 싶다는 의견을 회사가 수렴, MZ세대 직원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GS25는 ‘갓생기획’ 프로젝트의 첫 결과물로 지난달 9일 노티드우유 3종 상품을 선보였으며 연말까지 50여 종의 갓생기획 상품들을 추가로 출시할 계획이다.
GS25는 MZ세대 직원이 기획한 상품 출시 외에도 마케팅 활동을 위한 유튜브 콘텐츠 ‘갓생기획’도 함께 선보인다.
인기 연예인 허영지를 비롯해 개그맨 최우선, 이명훈 등이 GS25 갓생기획 신상개발팀 직원으로 출연해 상품 기획 및 마케팅 활동에 대한 다양한 에피소드를 소개한다.
안병훈 GS25 기획MD부문장(상무)은 “이번 갓생기획 프로젝트가 MZ세대 고객과의 공감대를 형성하고 소통할 수 있는 좋은 창구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향후에도 MZ세대 직원들이 주축이 되는 다양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적극적인 지원을 통해 편의점 업계 트렌드 리더로 자리매김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마트24는 지난 8월 20~30대 직원 10여명으로 구성된 딜리셔스 비밀탐험대(이하 딜탐) 1기를 발족했다.
‘딜탐’은 고객의 입장에서 20~30대 니즈를 반영하고, 트렌디한 먹거리와 문화 콘텐츠 개발을 위해 국내 다양한 지역의 맛과 문화를 경험하고, 가감 없이 관련팀과 협의를 진행해 상품을 출시하는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직접 경험한 다양한 먹거리의 맛과 서비스를 편의점에 맞게 상품화 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 상품 기획단계부터 해당 팀과 긴밀하게 협의를 진행하며 인사이트를 제공함으로써 신규 개발 상품의 성공율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티몬은 지난 7월 장윤석 대표 직속의 이삼팀을 발족, 2개월 만에 실로 조직을 격상했다.
이삼팀은 이커머스 3.0의 줄임말로 초기 30여명의 팀원 모두 자원을 통해 구성했다.
장 대표가 일대일 면담으로 선발했으며 평균 나이는 29세다. 다른 온라인 플랫폼과의 차별화 전략을 세우고 실행하는 프로젝트를 담당한다.
MZ세대는 상품 개발과 마케팅 외에 채용 과정에도 활발하게 참여하고 있다.
롯데마트와 롯데슈퍼는 지난달 진행한 신입사원 및 채용 연계형 인턴 모집에서 MZ세대 실무진을 면접 과정에 참여시켰다.
기존에는 팀장, 과장급만으로 면접관을 구성했다면 이번 채용에는 직급과 무관하게 역량이 뛰어난 MZ세대 실무진들이 면접장에 함께 참석해 같이 일하고 싶은 동료를 선발하는 데 의견을 낼 수 있도록 했다.
주요 유통기업 중에서는 MZ세대 경영진도 등장했다. 트렌드 대응과 신사업을 위해 경영진이 갈수록 젊어지고는 있지만 최근에는 30대 대표이사도 등장할 정도로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지난 7월 이랜드그룹은 이랜드리테일과 이랜드이츠의 신규 대표에 각각 1981년생 안영훈 대표이사와 1982년생 황성윤 대표이사를 선임했다. 두 명의 대표 모두 업계 최연소 CEO다.
이랜드는 지난 2019년 인사에서 40세 최운식 대표, 38세 윤성대 대표를 각각 이랜드월드와 이랜드파크에 CEO로 발탁한데 이어 이번에는 더 젊은 인재를 주요 계열사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이랜드그룹 관계자는 “그룹의 주요 고객인 MZ세대를 깊이 이해하고 소통할 수 있는 젊은 경영자들을 전면 배치함으로써 미래 40년 혁신을 위한 준비에 속도를 내기 위한 것”이라며 “온라인 전환과 신사업 혁신으로 제2의 도약을 보여줄 젊은 경영자들에게 내부에서 큰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