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26th BIFF] "영화와 스스로 멀어져야 할 때"…임권택 감독의 60년 영화 인생


입력 2021.10.07 16:53 수정 2021.10.07 16:54        데일리안(부산)=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올해의아시아영화인상 수상

임권택 감독이 울고 웃었던 60년 영화 인생을 돌아봤다.


7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동서대학교 센텀캠퍼스에서는 임권택 감독의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는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 수상자로 임권택 감독을 선정한 바 있다.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은 매해 아시아영화 산업과 문화 발전에 있어 가장 두드러진 활동을 보인 아시아영화인 또는 단체에게 수여하는 상이다.


이날 임권택 감독은 "이젠 영화 인생이 끝났다는 생각을 할 나이가 됐고 큰 장래가 있는 감독은 아니라는 생각"이라면서 "대충 많이 못 미치는 대답을 하더라도 늙은이가 저 모양이 됐구나 이해해달라"면서 취재진과의 간담회를 시작했다.


이어 아시아영화인상을 수상 받은 것에 대해 "사람이 상을 받으면 위로와 위안, 격려를 받고 분발할 수 있는 힘을 갖는데, 끝난 인생에서 공로상 비슷하게 받는 것 같아서 좋기도 하지만, 활발하게 생이 남은 사람에게 가야하는게 아닌가란 생각을 했다"고 솔직하게 고백했다.


임권택 감독은 더 이상 차기작 계획이 없다고 밝히며 "간절하게 하고 싶더라도 영화와 스스로 멀어져야 할 나이가 된 것 같다"면서 "무속을 소재로 한 영화를 찍고싶었는데 못찍었다. 한국 사람들이 종교적 심상 안에 부속이 주는 것들을 이야기로 만들고 싶었다. 하지만 이제는 그럴 기회도 없고, 기회가 주어진다 해도 사양하고 더 잘할 수 있는 사람에게 넘어가야 하는 단계"라고 답했다.


임 감독은 국내 거장으로서 최근 전 세계적으로 위상이 높아진 한국 영화에 대해 "늘 한국영화는 완성도 면에서 불완전한 부분이 눈에 띄었는데 최근에는 봉준호 감독 등의 영화가 상당히 완성도 높은 수준이었다. 우리 영화도 이제 세계적 수준에 떨어지지 않는 수준이란 생각이 든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임권택 감독은 1962년 데뷔작 ‘두만강아 잘 있거라’를 시작으로 102번째 영화인 ‘화장’에 이르기까지 60여 년간 쉬지 않고 영화를 만들며 아시아영화를 세계에 알리는데 기여했다.


임권택 감독은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며 "계속 큰 영화제에서 상을 타오길 기대하는 심리가 사람을 고달프게 했다. 그런 압력이 영화 인생을 쫓기며 살게끔 만들었다. 여유도 갖고 즐기면서 찍었어야 했는데 너무 고통 안에서 작업을 했구나 싶다"라며 솔직하게 전했다.


영화 인생에서 버팀목이 되어준 동료가 누구냐는 질문에 임권택 감독은 "한 번도 칭찬을 안 해서 꾸중을 듣고 사는 우리 집사람"이라며 "처음 이런 자리에서 칭찬하고 싶다. 신세 많이 졌고, 별로 수입도 없어 넉넉한 삶이 아닌데 잘 견뎌줬다. 영화감독으로 대우받고 살게 해준 아내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라고 했다.


부산국제영화제는 임권택 감독의 수상을 기념하여 영화제 기간인 16일부터 15일까지 매일 오후 12시부터 오후 7시까지 동서대학교 임권택영화박물관을 특별 연장 개관한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