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영 주체 없이 실업연맹 일단 실무 담당..홈도 없는 미비한 상태로 출범
“절차 보다 타이밍” 유승민 대한탁구협회장, 진행 중 정비 완성 의지
기존 타 종목 연맹과 협회, 비웃지 않고 시행착오 공유가 바람직
“연맹(협회)도 없는데 프로리그 한다고요?”
모 프로 스포츠협회(연맹) 관계자가 프로탁구리그 출범 소식을 듣고 조소하듯 뱉은 말이다.
한국 탁구의 숙원이었던 프로 리그가 마침내 출범한다. 대한탁구협회는 21일 서울 노보텔 앰배서더 강남에서 국내 최대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고 있는 블록체인 업체 두나무와 '한국프로탁구리그 타이틀스폰서십 계약 체결식'을 진행했다. 타이틀 스폰서 두나무에서 연간 10억원씩 2년 지원한다.
야구, 축구, 농구, 배구, 골프 등에 이어 올림픽 구기종목 중 6번째 프로 출범이다. 프로탁구리그는 내년 1월 출범해 6월까지 첫 시즌을 치른다. 1부리그 코리아리그(기업 팀)는 남자 7개, 여자 5개팀, 2부리그 내셔널리그(지방자치단체 팀)에는 남자 6개, 여자 9개팀이 참가한다. 선수들은 실업팀과 기존 계약이 유지된다.
프로탁구리그 운영을 위한 한국프로탁구연맹은 아직 출범하지 않았다. 협회와 프로연맹이 따로 있는 야구, 축구 등과 달리 기존 실업연맹이 일단 운영 실무를 담당한다. 유승민 대한탁구협회장은 “절차보다는 타이밍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면서 “프로연맹은 시즌 시작과 함께 준비를 시작해 두 시즌 이내 설립을 마칠 계획”이라고 밝혔다.
팀 연고지도 없어 리그 경기는 홈&어웨이가 아닌 중립구장서 진행된다. 향후 지방투어를 검토하는 수준이다. 신인 드래프트 및 외국인선수 선발제도, 구단의 리그 참가비, 샐러리캡도 아직 없는 상황이다.
모든 것이 미비하지만 꿈은 원대하다. 한국과 중국, 일본이 함께 겨루는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추진도 모색한다.
프로출범은 제2의 신유빈을 꿈꾸게 하고, 현재의 신유빈과 같은 선수들의 경기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토양이 될 수 있다는 점이에서 큰 의의가 있다. 현장에서 선수들을 가까이 지켜보는 현정화 감독 등 지도자들은 게임수가 늘어나면서 선수들의 경기력과 성적도 향상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선수들도 환영하며 꿈을 키우고 있다.
과거 탁구는 국민들에게 큰 감동을 안겼던 종목이다. 도쿄올림픽과 국제대회를 통해 희망을 발견하면서 ‘제2의 부흥기’를 꿈꾸는 한국 탁구에서 프로리그 출범은 제2의 신유빈을 육성하고, 신유빈과 같은 재능 있는 선수를 크게 키워내기 위한 토양이자 출발점이 될 수 있다.
먼저 설립된 다른 종목의 프로연맹이나 협회들도 칭찬을 받고 있는 것은 아니다. 리그의 질을 높이고 살찌우기 위해 여러 시도를 하면서 시행착오도 겪어봤다. ‘오답노트’를 꺼내어 탁구계에 보여줄 때다. 조소 보다는 조언이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