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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에 맞서는 토종 OTT들의 새 카드…‘글로벌화’ 통할까


입력 2021.10.26 14:04 수정 2021.10.26 13:04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국내 OTT 글로벌화 승산 있어"

"내실 먼저 다져야...아직은 시기상조"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등 글로벌 OTT의 맹공이 이어지면서 국내 미디어 시장이 해외 OTT들의 제작 하청 시스템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웨이브, 티빙, 왓챠 등 토종 OTT들은 생존을 위한 새 카드로 ‘글로벌 진출’을 내놓고 있는 상황이다.


ⓒ티빙, 웨이브, 시즌, 왓챠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토종 OTT 업체들의 글로벌 시장진출을 위해 시장조사에 나서는 등 본격적인 지원방안 마련에 착수했다. 한상역 방통위원장은 지난 5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해외 진출을 위한 시장조사 예산도 확보했고, 국내 OTT 연합을 통해 해외 진출해야 한다는 것이 방통위의 일관된 입장으로 사업자와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전 세계적으로 K-콘텐츠가 주목받고 있지만, 넷플릭스 등 거대 공룡들에 가려 토종 OTT 업체들의 입지는 점점 더 위협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월트디즈니 컴퍼니가 11월 12일 디즈니플러스 한국 서비스 출시까지 확정한 상황으로, 토종 OTT 업체들의 입지는 더 좁아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극명한 점유율 차이로도 토종 OTT들의 입지를 확인할 수 있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2020년 기준 국내 OTT 월평균 이용자 수는 넷플릭스가 637만5000명, 웨이브 344만2000명, 티빙 241만명, KT 시즌 206만명, LG유플러스 U+모바일 184만명, 왓챠 92만6000명 순이다. 가장 최근 수치인 지난 9월에도 넷플릭스의 점유율은 47%, 웨이브 19%, 티빙 14%, 시즌 8%, U+모바일 7%, 왓챠 6%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토종 OTT 업계는 국외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면서 반격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왓챠는 지난해 이미 일본에서 서비스를 시작했고, 웨이브도 “국외 진출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티빙 역시 지난 18일 독립법인 출범 1주년을 맞아 개최한 ‘티빙 커넥트 2021’에서 2022년 일본과 대만을 시작으로 2023년에는 미국 시장에 진출한다고 발표했다. 또 향후 유럽, 중남미 등 10개국 이상에 진출하겠다는 포부도 내비쳤다.


국내 OTT 업계에선 해외 진출 가능성에 승산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이미 ‘오징어 게임’이나 ‘디피’(D.P.) 등 국내 오리지널 콘텐츠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실제 ‘오징어 게임’의 경우 253억원을 투자해 약 1조원의 가치를 올렸다.


이명한 티빙 공동대표는 “강력한 오리지널 콘텐츠들이 주는 사업적 동력이 대단히 크다”며 “킬러 콘텐츠를 준비하는 게 콘텐츠적인 사업 부분에서의 핵심”이라고 짚었다. 나영석 피디 역시 “지금껏 20년 가까이 PD 생활을 했는데, 처음 시작할 때에 비해 예능도 크게 발전했다. 이제는 OTT들이 글로벌화 돼야 하는 단계인 것 같다”면서 “티빙을 통해서 K-콘텐츠, K-예능이 어쩌면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다는 기대가 있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일각에선 우려도 나온다. 한 관계자는 “티빙이나 웨이브 등이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한지 얼마되지 않은 상황인데 벌써 글로벌화를 논의하는 건 이른 감이 있다. 그 전에 국내에서 내실을 다진 후 다시 논의가 진행돼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정부의 글로벌화 지원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국내시장에서도 아직 뿌리를 내리지 못한 상태인데 해외 진출을 위한 공조는 시기상조”라며 “넷플릭스 등 국외 OTT들의 국내 진출로 위협적인 상황인 건 이해하지만 토종 OTT들이 지금의 경쟁력을 가지고 현지화 전략을 잘 펼칠지 의문이다. 좋은 영화와 드라마를 끌어오는 것을 넘어 제작비를 투자해 직접 우수한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경쟁력부터 갖춰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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